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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미네이터: 다크 페이트>의 슈퍼 솔저 '맥켄지 데이비스', 어디서 봤더라?

<터미네이터: 다크 페이트> 맥켄지 데이비스

178센티미터의 큰 키, 다부진 턱선과 단단한 음성은 맥켄지 데이비스를 액션에 최적화된 배우로 느끼게 만든다. <터미네이터> 시리즈의 진정한 트릴로지라 불리는 <터미네이터: 다크 페이트>가 연일 극장 호황을 누리고 있다. 보통 인간도, 그렇다고 기계도 아닌 슈퍼 솔저 '그레이스'는 배우 맥켄지 데이비스의 놀라운 에너지를 입고 스크린에 나타났다. 알고 보면 여러 영화 속에서 꾸준히 관객들을 만났던 맥켄지 데이비스. 그의 지난 필모그래피에서 흥미로운 흔적을 찾았다.

왓 이프ㅣWhat Ifㅣ2013ㅣ니콜 역

맥켄지 데이비스를 처음으로 눈에 띄게 한 작품. <왓 이프>는 월레스(다니엘 래드클리프)와 샨트리(조 카잔)가 긴 시간 돌고 돌아 결국 서로를 운명의 상대로 택하게 되는 러브 스토리다. 맥켄지는 메인 캐릭터는 아니지만 월레스의 절친 알렌 역할로 출연한 아담 드라이버와 커플 연기를 펼쳤다. 그런데 이 둘의 케미스트리가 장난이 아니다. 소탈하고 쾌활한 매력이 넘치는 니콜(맥켄지 데이비스)와 알렌은 누가 봐도 사랑스러운 찰떡 커플. 애정 표현도 서슴없는 이들은 "자길 너무 사랑해서 온몸을 분해해서 내 핸드백에 넣어 다니고 싶어"와 같은 참신한 문구까지 주고받으면서, 월레스에게는 중요한 조언을 날리는 친구다.

우리가 사랑한 시간ㅣBreathe Inㅣ2013ㅣ로렌 레이놀즈 역

<라이크 크레이지> <이퀄스> <> 등 아름다운 영상에 감성 가득 멜로를 담아내던 감독 드레이크 도리머스의 <우리가 사랑한 시간>에서도 맥켄지 데이비스를 볼 수 있다. 영화는 미국의 한 가정에 방문한 영국인 교환학생 소피(펠리시티 존스)의 이야기로 시작한다. 중년 부부 키이스(가이 피어스)와 메간(에이미 라이언)은 딸 로렌(맥켄지 데이비스)와 단란한 가정을 이루고 있다. 겉으론 꽤 행복해 보이는 가족이지만 음악 교사인 키이스는 아내와 예술적 관심을 함께하지 못한다. 홈스테이를 하는 소피가 피아노를 연주하자 키이스의 감정에 파도가 휘몰아치기 시작한다. 맥켄지가 연기한 딸 로렌은 환한 미소로 가족사진을 찍는 첫 장면으로 등장해 이내 소피와도 즐거운 시간을 보내지만, 결국은 소피를 증오할 수밖에 없게 된다.

댓 어쿼드 모먼트: 그 어색한 순간ㅣThat Awkwawrd Momentㅣ2014ㅣ첼시 역

국내에 정식 개봉은 못했지만 <댓 어쿼드 모먼트: 그 어색한 순간>(이하 <어색한 순간>)은 주연 배우 덕에 2차 시장에서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다. <위플래쉬>의 마일즈 텔러, <블랙 팬서>의 마이클 B. 조던, <위대한 쇼맨>의 잭 에프론이 주인공 3인방이다. <어색한 순간>은 19금 딱지를 붙인 연애물답게 세 남자의 거침없는 입담을 유쾌하게 펼쳐 놓는다. 그런데 여기 이 3인방을 4인방으로 만드는 친구가 있다면 바로 첼시. 맥켄지 데이비스가 연기한 첼시는 클럽에서 친구들에게 다리를 놓는 일도 마다하지 않는 쿨한 '여사친'이다. 하지만 친구 다니엘(마일즈 텔러)과 점차 사랑과 우정 사이를 오가다가, 아름다운 커플로 거듭난다. 맥켄지의 숨은 노래 실력까지 확인할 수 있는 작품.

마션ㅣThe Martianㅣ2015ㅣ민디 파크 역

아마도 <터미네이터: 다크 페이트> 이전의 필모그래피에서 <마션>은 맥켄지 데이비스의 최고 흥행작일 것이다. 리들리 스콧 감독이 연출하고, 맷 데이먼제시카 차스테인이 주연한 SF 영화 <마션>은 국내에만 480만을 훌쩍 넘긴 관객 수를 기록했다. <마션>에서 맥켄지는 어떻게 등장했을까? 화성 탐사 중 만난 모래폭풍으로 실종된 마크(맷 데이먼)가 생존해 있다는 사실을 가장 먼저 감지하게 되는 인물 민디가 바로 그다. NASA 위성통신부에 근무하는 민디가 '빈센트 카푸어'라는 자로부터 좌표 하나를 전달받는데, 확인을 해 보니 18화성일과 54화성일의 기지 모습이 완전히 달라져 있었던 것. 당연히 사망한 줄 알았던 마크가 감자(!)를 키우며 화성에 살고 있단 사실이 밝혀진다.

블랙 미러 3ㅣBlack Mirror 3- ep.4ㅣ2016ㅣ요키 역

<블랙 미러>의 세 번째 시리즈에서 맥켄지가 등장하는 에피소드를 찾을 수 있다. '샌 주니페로'(San Junipero)라는 부제목을 단 이 에피소드는 비밀스럽고 알쏭달쏭한 이야기로 출발한다. 마치 외계인처럼 이 세계가 낯선 듯한 표정의 요키(맥켄지 데이비스)가 클럽에서 우연히 켈리(구구 음바타로)와 만난다. 점차 깊어져가는 둘의 이야기는 동성의 연애담이 펼쳐질 것을 직감하게 하는데, '샌 주니페로'는 가상현실이라는 소재를 적극 도입해 한결 의미심장한 미스터리를 더한다. <블랙 미러 3>에서도 특히 환영받았던 에피소드로 2017년 에미상에서 TV영화 작품상과 각본상을 수상했다. 천국의 다른 이름이 된 지명 샌 주니페로에 펼쳐진 아름다운 자연 경관과 영상미가 일품이다.

블레이드 러너 2049ㅣBlade Runner 2049ㅣ2017ㅣ마리에트 역

리들리 스콧의 저주받은 걸작 <블레이드 러너>가 후배 감독 드니 빌뇌브의 연출로 다시 세상에 나왔다. 2019년을 미래로 설정했던 <블레이드 러너>에서 30년이 지난 2049년을 배경으로 했다. 이 기념비적인 작품에 맥켄지 데이비스는 주인공 케이(라이언 고슬링)을 탐색하는 임무를 띤 마리에트를 연기했다. 마리에트 역시 복제 인간인 레플리컨트이지만 홀로그램 A.I. 앞에선 자신을 인간으로 인식한다. 인공지능 홀로그램 조이(아나 디 아르마스)는 케이의 연인이다. 이 점을 이용해 마리에트는 조이에게 육체를 제공해 케이와 교감한다. 정신적인 사랑과 육체적인 사랑의 간극, 레플리컨트와 홀로그램의 인간성 등 곱씹어 볼 유용한 소재를 던지는 캐릭터이기도 하다.

툴리ㅣTullyㅣ2018ㅣ툴리 역

육아의 무게를 현실적인 톤으로 담은 영화 <툴리>. 이 영화로 제이슨 라이트맨 감독은 <주노> <영 어덜트>에 이은 여성영화 3부작을 완성했다. 맥켄지 데이비스는 야간 보모 툴리 역으로 등장한다. 3남매의 엄마 말로를 연기한 샤를리즈 테론은 체중을 22kg 늘리고 화장기 없는 모습으로 등장했다. 시니컬해지기 딱 좋은 나이인 첫째 딸 사라(리아 프랭클랜드), 지적 성장이 더딘 탓에 '특별한' 아이 취급을 받는 둘째 아들 조나(애셔 마일스 팔리카)에 이어 셋째 공주님 미아가 태어나고, 말로의 표정엔 더 이상 설렘이 없는 무기력이 들어찬다. 오빠에 등 떠밀려 고용한 툴리가 등장한 뒤 말로의 삶엔 전에 없던 활기가 생기기 시작한다. 육아 만렙 스킬로 미아를 돌볼 뿐만 아니라 바닥 청소, 컵케이크 만들기, 남편과의 관계 개선까지 도움의 손길을 뻗치며 마치 신 같은 존재가 되어주는 툴리. 도무지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을 것만 같은 비현실적인 캐릭터라는 생각이 들 때쯤, 그는 사라진다. 작은 희망을 보여주는 결말로 나아가지만 결국 <툴리>가 말하고자 했던 메시지는 더없이 묵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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