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인 여배우 세레나(알렉산드라 소차)는 앨라배마 채프먼(알렉스 허트)이라는 감독의 저예산 공포영화에 여주인공으로 캐스팅된다. 앨라배마는 세레나에게 영화는 리얼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감독의 전작을 찾아보던 세레나는 여배우가 영화를 찍고 살해되었다는 얘기를 듣고 석연치 않은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인터넷도 되지 않는 숲속 촬영장에서 영화를 찍던 세레나는 스탭으로부터 같이 출연하는 배우들이 하나둘 집으로 돌아갔다는 소식을 듣는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앨라배마와 영화의 비밀을 알게 된다.
리얼리즘에 대한 편협한 이해를 가진 감독의 영화라는 메타 영화적 소재를 가미한 저예산 호러영화다. 이 저예산 호러영화의 거친 편집은 종종 미하엘 하네케가 <히든>(2005) 등에서 그랬던 것처럼 앨라배마가 만든 영화 속 영화와 영화 자체를, 사실과 허구를 혼동하게 한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미하엘 하네케처럼 사유의 지점을 만드는 영화는 아니며, 영화는 철저히 B급 슬래셔 무비라는 장르 안에 머문다. ‘컷 슛 킬’(Cut Shoot Kill)이라는 원제의 의미를 살려서 비록 단순한 방식이라 할지라도 <떼시스>(1996)처럼 영화의 윤리에 대해 숙고할 지점을 만들 수도 있었다는 점에서 더 아쉽게 느껴진다. 슬래셔 무비라는 장르 안에서 보면 긴장감이 다소 부족하고, 지나치게 평범하며 비약적으로 결말에 다다르는 영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