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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여성영화제 연례화 첫해, 안정 착지
2002-04-15

평균 좌석점유율 90%로 성황, 80회 중 49회 매진, <가족 프로젝트> 아시아단편경선 최우수상제4회 서울여성영화제가 9일간의 여정을 접고, 4월12일 막을 내렸다. 경쟁부문인 아시아단편경선에서는 모두 16편의 작품이 겨룬 결과, 조윤경 감독의 다큐멘터리 <가족 프로젝트 - 아버지의 집>이 최우수작품상을 받았다. 우수상은 (감독 조윤경)와 <미끼>(감독 김경희)가 공동 수상했다.최우수상을 수상한 <가족 프로젝트>는 자신의 가족에 카메라에 들이대 한국사회에서 아버지의 자리, 그 의미를 되짚어보는 다큐멘터리. “한국 가부장제 사회에서 가족의 이중성과 아버지의 이중성을 날카롭고도 감동적으로 파헤친 작품으로, 사적인 이야기를 공적인 영역으로 옮기는 데에 성공했다”며 심사위원(위원장 김영옥) 전원이 만장일치로 손을 들어줬다. 약육강식의 생존원리를 그린 애니메이션 <미끼>는 기술적인 완성도가, 는 독창적인 스타일이 돋보여, 우수상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이 밖에 정상과 비정상에 대한 고정관념을 흔들어보인 <그 해 아폴로 13호는 달에 갔을까>는 관객상을 수상한 동시에, 심사위원단의 특별 언급을 들었다. 페미니스트 저널 가 ‘새로운 물결’ 부문 작품에 주는 IF상은 임순례 감독의 <아름다운 생존>에, 여성신문사가 ‘여성영상공동체’ 부문 작품에 수여하는 여성신문상은 박옥순 감독의 <겨울에서 겨울로>에게 돌아갔다. 옥랑문화재단과 함께 진행하는 다큐멘터리 사전제작지원제도인 옥랑상의 수혜 대상은 <왠지 작은 찻잔과 밥그릇>(이정화)과 <두 할머니>(정수연, 이진상)로 선정 발표됐다.여성영화제에는 올해 평균 90% 이상의 좌석 점유율을 보였고, 모두 3만2천명의 관객이 다녀갔다. 상영관 내부공사로 좌석 수가 줄고, 입석도 받지 않았지만, 평일 첫회 상영에도 많은 관객이 모여,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총 80회 상영 중 49회 상영에서 매진을 기록했다. 개막작 <제비꽃 향기: 아무도 믿지 않는다>를 비롯, <숨겨진 반쪽> <두 여인> 등 이란감독 타흐미네 밀라니의 작품들, <욕망을 영화화하기: 여성감독들이 말하는 섹슈얼리티> <아름다운 생존: 여성영화인이 말하는 영화> 등 영화 만들기에 대한 다큐멘터리, <부비걸> <달 밝은 밤에 생긴 일> <춥고 배고픈> <걸리쇼> <사랑에 대한 진실> <러브 인 텍사스> <인도식 팝콘> 등 발랄한 영화들이 주로 매진을 기록했다. 특히 심야상영에서 열렬한 호응을 얻었던 <인도식 팝콘>은 관객들의 재상영 요청이 높아, 폐막 당일 저녁에 앵콜상영을 했는데, 이때도 일찌감치 매진됐다. 국제포럼과 섹션별 포럼, 난상토론회 등 학구적인 이벤트에도 어느 때보다 많은 관객이 몰린 것으로 전해진다. 올 행사의 가장 큰 의의는 연례행사로 거듭났고, 관객의 지지와 호응이 높아졌다는 것을 들 수 있다. 이혜경 집행위원장은 올 행사에 대해 “관객의 수준이 높아졌고, 영화제 운영도 많이 안정된 것 같다”며 만족감을 표시했다. 아쉬운 점은 ‘여성영화제다운’ 화제작이나 문제작이 드물었다는 것. 4회로 접어든 올 행사의 비공식적인 테마가 ‘허물’이었듯, 이제 정체성과 노선에 대해 돌아볼 때가 온 것 같다. 박은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