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민준 배우, 윤가은 감독, 최수인 배우, 설혜인 배우, 이서연 배우(왼쪽부터).
-다양성영화를 살리는 방법이 있다면.
=이서연_ CGV나 롯데시네마처럼 멀티플렉스 상영관에선 상업영화를 주로 튼다. <우리들>처럼 화려하진 않지만 공감할 수 있는 영화들도 많은데 그런 영화는 멀티플렉스에서 보기 힘들다. 액션영화도 그 나름의 재미가 있지만, 공감할 수 있는 작은 영화들도 많이 상영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최수인_ <우리들> 개봉 때 상영시간이 밤 12시, 새벽 6시도 있었다. 그 시간엔 대부분 잠을 자니까 우리가 홍보를 열심히 해도 사람들이 영화를 보기가 힘든 것 같다.
=윤가은_ 오랫동안 극장은 기획영화, 상업영화 위주로 영화 편성을 해왔고, 관객은 그런 문화에 적응이 돼서 다양한 영화들이 있다는 사실을 많이 잊어버린 것 같다. 상업영화뿐만 아니라 적은 예산의 작은 이야기도 함께 만들고 상영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되길 바란다. 내가 만들고 싶은 이야기는 아직은 거대 자본이 들어가는 큰 영화가 아니라 작은 영화인데, 그 작은 이야기 안에서 가치를 찾고 싶은 감독의 입장에선 어떻게 하면 더 많은 관객과 만날 수 있는 영화를 만들 수 있을까 스스로 답을 찾아야 할 것 같다.
-내 인생의 영화는.
=설혜인_ <해리 포터> 시리즈도 재밌게 봤고, <죽은 시인의 사회>(1989), <빌리 엘리어트>(2000) 같은 옛날 영화도 좋아한다.
이서연_ 최근에 일본영화 <지금, 만나러 갑니다>(2004)를 보고 많이 울었다. <7번방의 선물>(2012), <미씽: 사라진 여자>(2016), <재심>(2016)도 재밌게 봤다.
최수인_ 나도 <7번방의 선물> 보면서 눈물을 엄청 쏟았다.
윤가은_ 내 영화 인생에 용기와 위안과 자극을 준 영화는 고레에다 히로카즈의 <아무도 모른다>(2004). 궁극적으로는 오즈 야스지로의 <안녕하세요>(1959)같은 영화를 만들고 싶다.
-<우리들>을 찍으면서 느끼고 배운 점은.
설혜인_ 소중한 인연이 생겼다. 영화를 안 찍었다면 여기 모인 친구들, 감독님, 민준이를 몰랐을 테니.
최수인_ 내 마음과 내가 연기한 선의 마음이 다를 땐 답답했지만 현장에선 영화를 찍고 있다는 느낌이 안 들 정도로 편하고 즐거웠다.
이서연_ 이 영화를 찍었다는 게 뿌듯하고 <우리들>을 오래도록 소장하고 싶다.
윤가은_ 어제(6월 27일) 인디스페이스 ‘인디돌잔치’에서 <우리들>이 상영됐다. 지난해 4월 블라인드 시사 이후 극장에서 내 영화를 본 건 어제가 처음이었다. 여전히 미숙한 실수만 보이더라. 사실 ‘이게 영화가 될까’ 싶어 겁이 많이 났는데 어쨌든 용기를 쥐어짜서라도 시도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고, 지금은 나를 칭찬해줘도 될 것 같은 기분이다. 좋은 사람들이 모여서 좋은 에너지로 만든 영화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