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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제] '시네필의 피서' 2016 시네바캉스 서울
이주현 2016-07-27

영화제 포스터.

영화로 충만한 바캉스를 계획한다면 답은 정해져 있다. 매년 여름이면 찾아오는 ‘시네바캉스 서울’이 모자람 없는 답이 될 것이다. 7월28일부터 8월28일까지 시네마테크 서울아트시네마에서 열한 번째 ‘시네바캉스 서울’이 열린다. 우선 올해는 미국과 일본 공포영화의 거장들, 존 카펜터구로사와 기요시의 작품들이 한여름의 열기를 식힐 채비를 하고 있다. ‘존 카펜터 특별전: 어둠의 제왕’과 ‘구로사와 기요시 특별전’ 외에 ‘시네필의 바캉스’, ‘야쿠티아에서 온 영화’, ‘작가를 만나다’까지 총 5개 섹션 31편의 영화가 상영된다.

‘존 카펜터 특별전: 어둠의 제왕’에서는 1970년대부터 2000년대까지 존 카펜터가 만든 다양한 스타일의 호러·SF·미스터리영화 6편이 소개된다. 슬래셔 호러영화의 효시 격으로 꼽히는 <할로윈>(1978)부터 인기 비디오 게임 <메탈 기어 솔리드>에 영향을 준 것으로 알려진 <뉴욕 탈출>(1981), <트랜스포머> 시리즈보다 한참 앞서 자동차에 생명력을 불어넣은 <크리스틴>(1983), 현실과 초현실을 자유자재로 넘나드는 <매드니스>(1995), 서기 2176년을 배경으로 SF, 호러, 스릴러 장르를 흥미롭게 교배시킨 <화성의 유령들>(2001)까지 어느 하나 놓칠 작품이 없다. 심야상영으로 <매드니스> <할로윈> <뉴욕 탈출> 세편을 연이어 상영하니 존 카펜터의 팬이라면 이 또한 놓칠 수 없다. 고전 예술영화로 채워진 ‘시네필의 바캉스’에선 1920년대 프랑스 아방가르드영화의 중심에 있었던 마르셀 레르비에의 무성영화 <비인간>(1924)과 소비에트 무성영화의 걸작인 보리스 바르네트의 <뚜르누예의 집>(1928)을 디지털 복원판으로 즐길 수 있다. <뚜르누예의 집>은 개막작으로 상영되며 강현주 피아니스트의 라이브 연주와 함께 감상할 수 있다. 더불어 청춘의 한때를 묘사한 자크 베케르의 <7월의 랑데뷰>(1949), 전작 <제인의 말로>(1962)와 함께 얘기되곤 하는 로버트 알드리치의 심리 스릴러물 <허쉬 허쉬 스윗 샬롯>(1964), <이유 없는 반항>(1955)과 함께 니콜라스 레이의 대표작으로 손꼽히는 수정주의 서부극 <자니 기타>(1954), 올리비에 아사야스의 초기 청춘영화 <차가운 물>(1994) 등 총 12편의 영화가 준비되어 있다. 좀더 낯선 영화의 발견을 원한다면 ‘야쿠티아에서 온 영화’ 섹션을 눈여겨보자. 러시아 북동쪽에 위치한 야쿠티아 공화국은 러시아의 21개 자치 공화국 중 하나로 중앙아시아 문명에 뿌리를 대고 있다. 야쿠티아 공화국의 고유한 문화를 느낄 수 있는 최신작 <하얀 날>(2013), <길 잃은 사람들>(2015), <이해할 수 없는 사랑>(2015), <신의 말>(2015), <악마들>(2016) 이상 5편은 새로운 영화적 경험을 제공할 것이다. ‘구로사와 기요시 특별전’에서는 그의 근작 3편이 소개된다. 5부작 TV드라마를 극장용으로 다시 편집한 가세 료, 아오이 유우 주연의 <속죄>(2012), 삶과 죽음을 차분한 어조로 이야기하는 <해안가로의 여행>(2015), 일가족 실종사건을 추적해가는 과정에서 일상의 섬뜩한 공포를 전하는 <크리피: 일가족 연쇄 실종 사건>(2016, 8월11일 국내 개봉예정)은 구로사와 기요시의 넓은 스펙트럼을 확인하게 해주는 작품들이다. ‘작가를 만나다’ 섹션에서는 올해 주목받은 한국 감독들의 작품을 만날 수 있다. 조성희 감독의 <탐정 홍길동: 사라진 마을>(2016), 이경미 감독의 <비밀은 없다>(2016) 그리고 개봉 버전에서 약 25분 추가된 박찬욱 감독의 확장판 <아가씨>(2016), 정지우 감독의 <4등>(2015)과 <사랑니>(2005)가 소개된다. 상영 이후에는 감독과의 대화 시간도 마련되어 있다. 상세한 내용은 서울아트시네마 홈페이지(www.cinematheque.seoul.kr)를 참조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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