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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영웅들과의 크로스오버를 기대하라
송경원 2016-04-05

잭 스나이더 인터뷰

잭 스나이더.

잭 스나이더가 향후 이어질 저스티스 리그의 연출을 맡는다는 소식에 기대와 우려가 한꺼번에 쏟아졌다. <300>(2007), <왓치맨>(2009) 등 그래픽노블 원작을 성공적으로 스크린에 옮긴 경험은 신뢰의 근거가 되었지만 그만큼 반발의 목소리도 적지 않았다. 하지만 이른바 성공한 덕후 중 한 사람인 그는 DC 코믹스에 대한 애정을 숨기지 않으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베이징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도 시종일관 밝았던 그는 지금의 부담감을 외려 즐기는 듯했다. 뚜껑을 열어본 지금, 그의 자신감이 어디에서 기인한 건지 짐작할 수 있었다. 작품 속 표현을 빌리자면 ‘정의에는 어두운 일면이 있다’. 좋은 의미에서건 나쁜 의미에서건 잭 스나이더는 누가 뭐라 해도 잭 스나이더다.

-DC 유니버스의 시작이다. 마블의 사례에 영향을 받진 않았나.

=DC 코믹스가 자신의 길을 가는 것처럼 여타 다른 요소는 크게 신경 쓰진 않았다. 관건은 DC의 세계관을 얼마나 제대로 표현할 수 있을지에 달렸다. 원작 코믹스의 팬으로서 이 프로젝트에 참여한다는 건 꿈이 현실이 되는 경험이었다. 배트맨과 슈퍼맨, 나의 우상들이 한자리에 모인 순간 나도 모르게 휴대폰을 꺼내 사진을 찍었다. 부담이 없다면 거짓말이겠지만 대부분은 행복하게 작업했다.

-원작과는 얼마나 닮았고, 어떤 차이가 있나.

=프랭크 밀러의 <다크 나이트 리턴즈>가 뼈대가 되었다. 하지만 원작을 그대로 옮긴 것은 아니고 주요 모티브의 영감을 얻은 정도다. 옳고 그름에 대한 물음과 가치관의 충돌이 영화가 다루고자 하는 주요한 지점이다.

-크리스토퍼 놀란의 <다크 나이트>와는 어떤 차이가 있는지.

=당연한 이야기지만 가장 큰 차이는 슈퍼맨의 세계와 이어진다는 점이다. (웃음) <맨 오브 스틸>이 끝난 후 세계를 어떻게 확장할지 여러 사람과 의견을 나눴다. 슈퍼맨의 다음 상대로 여러 인물을 거론하다가 누군가 <맨 오브 스틸>의 마지막 장면에 웨인 인더스크리 트럭을 등장시킨 걸 언급했다. 일단 배트맨이 거론되고 나니 그보다 더 매력적인 캐릭터를 찾기 어려웠다. 시기적으로 본다면 놀란의 배트맨 이후 10년가량 흐른 뒤의 이야기다. 배트맨은 좀더 노련해졌고 그만큼 분노와 증오, 회의가 쌓여 있는 상태다. 그동안 자신이 세상을 바꾸는 데 어떤 기여를 했는지 되돌아보며 앞으로 세상에 남길 유산에 대한 고민이 깊어지는 시기다. 그때 슈퍼맨으로 대표되는 사건이 배트맨의 행동을 결정하는 도화선이 된다.

-이른바 ‘정의란 무엇인가’를 질문하는 영화다.

=맞다. 배트맨과 슈퍼맨 중 누가 이길지를 두고 내기를 할 만큼 궁금해하는 걸로 알고 있는데, 중요한 건 결과가 아니다. 포인트는 질문을 던진다는 거다. 두 영웅이 왜 싸워야 하는지에 질문을 던지고, 상대의 입장을 상상해보는 게 이 영화가 줄 수 있는 즐거움의 중요한 지점이라 생각한다. 각자의 정의가 양립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감독으로서 쉽지 않은 도전이었다. 과정도 답도 각자의 몫이니 충분히 즐기길 바란다.

-저스티스 리그를 기다리는 관객을 위해 한마디 부탁한다.

=제목처럼 앞으로 나올 저스티스 리그 영화의 방향성을 제시하는 영화다. <수어사이드 스쿼드>부터 <원더우먼> <아쿠아맨> <플래시> <사이보그>까지 다양한 영웅들과 크로스오버될 예정이다. 큰 그림은 물론 디테일한 부분에서 신경 썼다. 아기자기한 요소들을 찾아보는 재미도 상당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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