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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의 배우

전도연

올해의 여자배우

전도연

“작은 표정, 제스처만으로 영화의 공기를 바꿀 수 있는 배우”(이주현), “논리도 뛰어넘는 그녀의 얼굴”(김성훈), “손짓과 어조, 눈가의 떨림 등 사소한 데서부터 인물의 결을 만들어나가는 배우 전도연의 내공은 <무뢰한>에서도 조용히, 하지만 맹렬히 빛을 발한다”(조재휘). 올해, 무뢰한들의 한복판에서 치열하고 또 처연하게 빛난 전도연에게 쏟아진 상찬이다. 그녀는 “김혜경은 거친 남자들의 세계에서 살아가는 여자다. 대상화된 여성 캐릭터로 보이지 않기 위해 경계했고, 한 인간으로서 사랑하고 살아남는 김혜경을 표현하고자 했다”고 말한다. “매 신 그녀가 이 상황들을 어떻게 견뎌냈을까, 짐승 같은 세상에서 사랑을 꿈꾼다는 게 가능할까 고민하고, 집중했다.” 그 결과, 과연 그녀는 “새벽길을 걸어오는 첫 등장부터 전도연은 김혜경이었다”(정지혜).

전도연은 올해의 여자배우에 선정된 소감을 기쁘게 전한다. “<무뢰한>이 흥행에 성공한 작품은 아니지만 재평가받는 것 같아 좋다. <무뢰한>과 <협녀, 칼의 기억>을 하면서 내가 영화 선택을 잘하고 있는지 생각하게 되는 시간도 있었는데, 내 선택이 틀리지 않았다는 믿음을 주셨다. 힘이 된다. (웃음)” 그녀는 내년 상반기 <남과 여> 개봉을 앞두고 있다. 이번에도 가벼운 사랑은 아니다. “각자 상처를 지닌 남녀의 모습을 그려내는 영화”다. “어렵고 무거운 역할들이 많이 들어온다. <무뢰한> 때, 전도연은 왜 늘 힘든 것만 해야 하냐고 주변에서 말리기도 했다. 하지만 나는 내가 선택해온 것들을 굳이 바꾸려 하지 않고 순리를 따라갈 것”이라고 말하는 그녀. “예전이나 지금이나 앞으로나 믿음을 주는 배우이고 싶다“는 전도연은 순리 그 자체로 이미 미더운 존재다.

유아인

올해의 남자배우

유아인

2015년은 유아인에 의한, 유아인을 위한, 유아인의 해였다. <베테랑>(2015), <사도>(2014)로 연타성 홈런을 치며 승승장구다. 스스로 필모그래피의 “번외편”이라고 말한 <베테랑>의 재벌 3세 조태오를 통해 그는 멀끔함 속에 깃든 비열함이 무엇인지를 보란 듯이 보여줬다. <사도>에서는 옴짝달싹할 수 없는 운명 앞의 사도세자가 돼 오열했고 처연했다. 조태오와 사도세자 두 인물을 넘나든 유아인에 대해 “원인과 목적은 다르지만 주체할 수 없는 강렬한 감정에 휩싸여 폭주한다는 점에서 유사하다. 유아인은 그것을 마치 자신의 본래 기질인 양 자연스럽게 소화해냈다” (박소미)라고 한 평이 적확하다. 결과 또한 놀랍다. <베테랑>이 1300만여명, <사도>가 600만여명의 관객수를 뛰어넘었다. “한국영화에 없던 노련한 과장법 연기. 대중적인 소통의 지점을 발견하다”(이화정), “유아인의 패기와 에너지가 어떻게 다른 방향으로 구현될 수 있는지를 지켜볼 수 있었던 흥미로운 한해”(장영엽)라는 말이 나올 만하다.

유아인의 소감은 이러했다. “이런 경우도 다 있구나 싶어 기쁘면서도 앞으로 이 일을 어쩌나 싶기도 하다. 나름 주관을 갖고 내린 결정이 틀리지는 않았다는 걸 스스로에게 증명한 것 같다. 나 자신이 희미해져가는 건 아닌가 느끼던 차에 이런 소식을 들으니 정신을 차리게 된다.” 이어 그는 충만하다는 말 대신 여전히 목마르다고 말한다. “(연기에 있어) 한 우물만 파지는 않았다. 내 안에 있는 여러 우물을 파되 하나같이 진실되게 팠다. 아직 내 안의 다양한 모습을 못 보여드렸다”며 좋은 작품과의 만남의 순간을 기다린다고 전한다. 그리고 건네는 그의 마지막 한마디, “메리 크리스마스, 안녕”.

변요한

올해의 신인 남자배우

변요한

물론 그것이 전부가 아니겠지만, 올해는 ‘변요한의 가능성에 대한 카탈로그’라 축약해도 좋을 것 같다. 장편 데뷔작 <들개>(2013) 이전까지 “독립영화의 얼굴로 여러 작품에서 활약하던 변요한은 올해 <소셜포비아>와 <마돈나>, 단편 <타이레놀>에서 탄탄히 다져진 연기자임을 보여주었다. 그에게 있어 2015년은 주연급 연기자로서의 역량을 입증하고 활동 영역을 넓히게 된 경력의 한 분기점일 것이다”(조재휘). “신인이라고 부르기 어색할 만큼 안정적이면서도 고정된 해석에 붙들리지 않고 순간순간 보여주는 표현이 생동감 있어서 스크린에서 시선을 붙잡는 힘이 세다. 장국영을 연상시키는 고운 면모부터 나이를 한참 웃도는 캐릭터까지 감당할 노련함도 있어 연기폭이 기대된다”(김혜리)는 평도 있었다. 자신의 배우로서의 슬로건이 “도전”이라고 말하는 변요한은 “삐끗해서 연기를 잘 못하는 순간도 있을지언정 배우로 살며 계속 부딪치고, 자신을 내려놓고 비우는 훈련을 지속하려고 한다”는 각오를 밝혔다. 놀랍게도 그 말은 그의 <씨네21> 첫 인터뷰 때와 조금도 다르지 않았다.

박소담

올해의 신인 여자배우

박소담

올해 박소담은 무서운 기세로 자신의 필모그래피를 쌓아올렸다. 1930년대 요양학교를 배경으로 벌어지는 소녀들의 기이한 이야기 <경성학교: 사라진 소녀들>에서는 중성적이기까지 한 인상의 소녀 연덕이 됐다. <사도>에서는 영조(송강호)의 사랑을 독차지하는 후궁 문소원으로 등장해 잔망스러운 눈빛을 보였다. <검은 사제들>의 사령 깃든 영신은 놀라움 그 자체였다. 맑고 거친 묘한 음색으로 악마의 말을 내뱉고 귀기 어린 웃음으로 극의 긴장감을 쥐고 흔든다. “어떤 장르에 둬도 자연스레 녹아든다”(김수), “청순, 표독, 악령까지도 스스럼없이 넘나드는 대담한 행보, 그것을 감당해내는 내공을 갖췄다”(김지미)라는 평이 쏟아졌다. 박소담은 “스무살 때부터 연기가 좋아 독립영화, 연극 무대에 쉬지 않고 출연했다. 그게 밑바탕이 돼 다양한 작품을 할 수 있었다”는 소감을 전했다. 이어 포부다. “드라마 <처음이라서>로 밝은 캐릭터를 처음 해봤다. 로맨스물을 더 해보고 싶다. 머리를 짧게 자른 김에 <매드맥스: 분노의 도로>의 퓨리오사 같은 센 캐릭터도 한번. 액션물도 좋겠다.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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