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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작사 기획에 감독을 맞춰넣는 현재 방식이 바뀌어야

4인의 젊은 감독이 말하다- 김태용•우문기•이병헌•홍석재 감독 대담

이병헌, 김태용, 우문기, 홍석재 감독(왼쪽부터).

김태용 감독

1987년생. 세종대학교 영화예술학과 재학 중. <얼어붙은 땅>(2010), <복무태만>(2012), <원나잇 온리>(2014), <서울연애>(2014), <거인>(2014)

우문기 감독

1983년생. 홍익대학교 영상영화전공 졸업, 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원 전문사 과정. <냉탕과 열탕 사이>(2008), <이공계소년>(2010), <서울유람>(2012), <몽구스피킹>(2012), <족구왕>(2013)

이병헌 감독

1980년생. 가천대 국제통상학과 졸업. <냄새는 난다>(2009), <힘내세요, 병헌씨>(2012), <스물>(2014)

홍석재 감독

1983년생. 중앙대학교 영화학과 졸업, 한국영화아카데미 28기. <필름>(2010), <Keep Quiet>(2011), <과월 사랑세 납부고지서>(2011), <소셜포비아>(2014)

<씨네21>이 1000호 기획 류승완•강형철•윤종빈•박정범 감독과 함께한 ‘한국영화를 위협하는 영화가 나와야 발전이 있다’ 대담에 이어 주목한 감독들은 지금 상업영화의 레이더망 안에서 주목받고 있는 4인의 젊은 감독, 이병헌•우문기•홍석재•김태용이다. 독립장편 <힘내세요, 병헌씨>(2012)에 이어 올 상반기 흥행작 <스물>(2014)로 각광받고 있는 이병헌 감독, 개성 있는 스타일의 청춘성장영화 <족구왕>(2013)으로 지난해 독립영화 화제작을 연출한 우문기 감독, SNS 세대를 관통하는 청춘들의 고민을 짜임새 있는 장르로 풀어내 흥행과 평단의 호평을 동시에 얻은 <소셜포비아>(2014)의 홍석재 감독, 지난해 첫 독립장편 <거인> (2014)으로 단편 작업부터 쌓아온 자신의 작가적 역량을 확장시킨 결과물을 내놓은 김태용 감독, 이들에게 2015년 영화감독으로서의 생존법과 방법론을 물었다. 이들 모두 서로 다른 토대 위에서 젊은 사고로 콘텐츠에 접근하고, 제작방식에 있어서 각자 다른 치밀한 해법을 강구해나가는, 지금의 젊은 관객과 가장 적극적인 방식으로 소통하려는 감독들이다. 그들이 지금 직면한 한국 영화계는 어떤 모습일까.

<씨네21>_함께 자리를 마련한다고 했을 때 어떤 생각이 들던가. 서로의 작품에 대한 평가도 신랄하게 부탁한다. (웃음)

우문기_서로 만난 적은 없지만 그전부터 검색도 많이 해보고 트위터도 팔로하고 있었다. 특히 이병헌 감독. 오늘 <스물> 감독님 만난다고 아내에게 자랑도 했다. (웃음) 뭔가 비슷한 취향의 감독이라는 생각에 동류의식도 느낀다. 물론 다른 분들 모두 차기작이 기대되는 감독님들이다. 다들 만날 기회가 별로 없는데 이제 알게 된다고 생각하니 오늘 만남이 성사돼서 기분이 좋다.

이병헌_세 감독의 영화를 다 잘 봤다. 영화 잘 만드는, 나보다 어린 감독을 개인적으로 별로 안 좋아하는데(일동 웃음) 여기 계신 감독님들 작품이 모두 정이 가더라. 특히 <족구왕>은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상영할 때 포복절도하며 봤다. 이원석 감독(<상의원>(2014))이 관객석에서 하도 웃어서 극장 안에 그의 웃음소리밖에 안 나더라. 지지 않으려고 나도 크게 웃었다. <거인>은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2013) 이후 처음으로 영화 보면서 눈물을 흘린 작품이다. <소셜포비아>도 섬뜩했다.

김태용_이병헌 감독이 <거인> 시나리오 심사(영화진흥위원회 독립영화 제작지원)를 했었다. 감독님 표정을 보면서 붙었구나 싶긴 했다. (웃음) 다른 분들은 20분씩 면접 보는데 나는 한 5분 봤나. 기분이 좋아서 버스 타고 갈 거리를 택시 타고 갔다. 우여곡절 끝에 영화 만들어서 이렇게 같이 인터뷰도 하게 되어서 영광이다.

이병헌_생각하면 말도 안 된다. 누가 누굴 심사해. (웃음) <거인>은 시나리오 단계부터 워낙 잘 본 작품이었다. 당시엔 중편이었는데 장편으로 만들어 영재(최우식)의 감정을 더 세게 몰아간 것이 좋았다.

홍석재_김태용 감독은 지난해 부산국제영화제 때 같이 초청돼서 만났다. 우문기 감독은 동갑내기이기도 하고, <족구왕> 만든 제작사 광화문시네마에 아는 사람이 많다. 얼마 전에 같이 탁구 치면서 만나 일면식이 있다. (웃음) 모두 관심 가는 감독들이고 특히 이병헌 감독의 경우, 내가 코미디로는 감각이 없어서 그런지 부럽다. 코믹 장르를 연출하는 분들은 타고난 것 같다. 나는 노력해서 만드는 편인데, 이병헌 감독은 그 부분은 타고난 것 같다.

이병헌_나도 노력해서 한다. (웃음) 그러고 보면 다들 부산국제영화제에 초청됐는데 나는 떨어졌었다. 나는 작품으로는 못 가고 나중에 ‘시네마투게더’(게스트와 관객이 함께 영화를 보고 대화를 나누는 부산국제영화제의 프로그램)로 부산에 갔다.

우문기_석재는 처음 단편 찍을 때 만났는데 나랑 나이도 같은데 어른처럼 찍는다는 생각을 했다. <소셜포비아> 보면서도 그 생각을 했다. 이병헌_동년배인데 나보다 잘 찍으면 슬쩍 부럽기도 하다. 내 시작은 저기 후진 데 있으니. (웃음)

김태용_얼굴 보면서 하니 다들 좋은 말만 할 수밖에 없다. (웃음) 단점은 기자들에게 나중에 따로 문자로 보내는 걸로 하자.

우문기_<힘내세요, 병헌씨>는 확실히 돈 없이 찍은 티가 나더라. <족구왕>도 돈 없이 찍은 게 많이 보이는데 <거인>과 <소셜포비아>는 내용이나 화면 분위기가 어두워서 그런지 그런 느낌은 안 들었다. <거인>은 성당도 빌려서 찍고, <소셜포비아>는 학원 장면도 있고, 스케일이 보이더라.

홍석재_도둑촬영이다. (웃음) 사실 몰래 찍었다.

김태용_<거인>은 15회차로 찍었다. 다른 걸 챙길 시간이 없어서 배우 최우식에게 집중하는 방법이 최선이었다. 그러다 보니 배우가 부담이 많았을 거다.

김태용 감독.

영화제로 홍보하기, 영화제 덕에 흥행하기

<씨네21>_국내외 영화제에 선정되는 것이, 단순히 명성에 그치지 않고 곧 개봉의 흥행 코드로, 독립영화 감독의 상업영화 입봉 카드로 작용하는 시대다. <족구왕> <소셜포비아> <거인> 모두 부산국제영화제, 서울독립영화제 등에서 상당한 이슈를 모았고, 이병헌 감독도 전작인 <힘내세요, 병헌씨>가 서울독립영화제, 전주국제영화제의 화제작이었다. 영화제 상영이 스코어에 준 수혜가 어느 정도였나.

우문기_<족구왕>은 부산국제영화제에 출품했는데 사실 기대 없이 냈다. 그런데 다행히 남동철 프로그래머가 재미있게 잘 봤다고 선댄스영화제를 비롯해 해외 영화제에 소개도 많이 해주었다. 저예산 작품이라 홍보를 하려면 영화제를 많이 가야 유리한 점이 있다.

이병헌_<족구왕>을 본 관객 입장에서는 이 작품이 해외 영화제에서 얼마나 인정받을지에 대한 기대보다 빨리 개봉해서 관객의 선택을 얼마나 받을지가 궁금하더라. 이런 코드의, 이 정도 규모의 영화가 얼마나 관객을 끌 수 있을까 궁금했다.

김태용_영화제에서 이슈가 되더라도 개봉까지 기간이 있지 않나. 그 기간이 길어지면 그사이에 또 다른 이슈를 만들어 개봉해야 한다. <거인>은 영화제 프리미엄을 누려보자고 작정하고 영화제 끝나고 한달도 안 돼서 개봉했다.

이병헌_난 영화제에 대해 크게 생각은 없다. 영화제 나가려고 만든 것도 아니다. 내가 잘할 수 있는 장르와 방식들과 영화제는 잘 맞지 않는 것 같다. 예전에 단편 찍을 때는 영화제를 염두에 두고 촬영한 적도 있었다. 그런데 장편 작업부터는 내가 구상하는 스타일이 영화제에서 봐온 작품들과 달라 욕심 내지 않았다. 가령 <거인>은 내가 만들 수 없는 영화다. 워낙 장난기가 많아서 감정을 깨고 자꾸 장난치려 할 것 같다.

우문기_나도 좀 비슷하다. 부산국제영화제는 권위 있는 큰 영화제인데 제목이 <족구왕>이다. (웃음) 영화제에서 호응은 있었는데도 <족구왕>이란 제목으로 수상은 어렵겠다 했다. 연단에서 호명하면 좀 제목이 우스꽝스럽지 않나. (웃음) 그래도 덕분에 부산국제영화제에서 큰 배급사들도 관심을 가져줘 많이 만났는데 결론적으론 다 안 되었고, 독립영화를 주로 배급하는 상상마당에서 하게 됐다. 앞으로 광화문시네마에서 영화를 더 많이 만들게 되면, 개인적으로 ‘칸막이영화제’ 같은 걸 하면 좋겠다. 영화제에서 선호하는 영화 앞에 오프닝으로 어렵지 않고 재미있는 영화를 틀어주는 거다.

홍석재_영화아카데미 장편제작연구과정 작품들은 반드시 개봉을 하게 되어 있어서 나는 개봉만큼은 좀 수월했다. 물론 규모가 이렇게 커질 줄은 몰랐다. 사실 부산국제영화제에서 화제도 됐지만 <소셜포비아>는 주연배우인 변요한이 드라마 <미생>으로 많은 분들에게 알려지게 된 게 컸다. 나도 변요한이나 이주승이 곧 스타가 될 배우라는 생각은 했지만 이렇게 빨리 될 줄은 몰랐다. 두 배우가 나중에 스타가 되면 관객이 <소셜포비아>를 찾아보겠지 하는 마음 정도였다. 변요한은 개봉 때 GV 다니다 보면 팬덤이 거의 아이돌급이었다. 그럴 때 양가적인 감정도 들더라. 반드시 돈을 회수할 필요는 없는 프로젝트라 편한 마음으로 찍었는데, 크게 개봉하다 보니 의도치 않은 부분까지 신경을 쓰게 됐다. 좋은 동시에 혼란도 오더라. 그렇지만 결국 좋았다. 사실 안 좋을 건 없지. (웃음)

이병헌_나도 강하늘이 촬영 중간에 <미생>으로 떴다. 김우빈은 내부적으로 이야기가 된 상태였는데 시나리오 중간 정도 썼을 때쯤 드라마 <상속자들>이 빵 떠서 초조했다. 아직 계약을 안 한 상태였다. (웃음) 결과적으로 운이 좋았다.

김태용_난 최우식이라는 배우를 오랫동안 지켜봤다. TV에서 소비하는 이미지 말고 영화로 보여줬을 때 다른 지점을 발견할 수 있겠다고 판단했다. 결과적으로 영화에서 보여진 새로운 이미지에 대해 배우가 긍정적인 피드백을 많이 받아 좋았다. 근데 <거인> 이후 다시 드라마에서 원래의 좀 가벼운 이미지를 보여주고 있으니 왠지 섭섭하기도 하더라. (웃음)

우문기_나는 그런 정보가 없는 상태에서 <거인>을 보니, 굉장히 슬프고 불쌍해 보이더라. 아예 모르고 봐도 좋은 배우다.

김태용_우식이와의 작업을 기점으로 나도 또래 배우들과 작업하는 게 편해졌다. 우식이도 드라마 현장에선 나이 차가 많아 좀 어려운 PD와 일하다가 세살 차이 나는 나와 작업을 하니 편했을 거다. <족구왕>팀도 그럴 것 같더라. 난 <족구왕>의 마케팅이 참 예뻤다. 그 당시 배우 안재홍이 유명 스타도 아니었는데, 대놓고 밀어줬지 않나. 그에 비해 <잉투기>(2013)는 너무 배우들의 얼굴이 나오지 않는 블라인드 마케팅이라 그게 좀 아쉬웠다. 20대 배우들이 다양한 장르의 영화에 나오고 발굴될 수 있으면 좋겠다.

이병헌_<힘내세요, 병헌씨> 포스터는 ‘이병헌’(홍완표) 얼굴이 전면에 나온다. 이름이 이병헌이니 관객의 기대치가 클 텐데, 그 얼굴이 나왔으니. 망했다. (웃음)

김태용_차라리 그 작품은 블라인드 마케팅이…. (웃음) 안재홍도, 변요한도 단편부터 오랜 시간 차곡차곡 필모그래피를 쌓아온 배우들이다. 그 노력들이 계속해서 작품으로 증명되니 희망이 생긴다. 연기하는 학생들이 최근엔 변요한, 이주승, 안재홍 같은 배우들을 보고 용기를 갖는 모습이 보기 좋다.

이병헌_사실 20대 배우층이 얕다는 이야기를 하는데, 그보다 아쉬운 건 배우들이 매니지먼트에서 만들어주는 이미지대로 따라간다는 것이다. 상업영화인 <스물> 같은 작품뿐만 아니라 독립영화에도 출연할 수 있는 배우들, 배우로서 자기를 버릴 수 있는 깊이 있는 역할을 맡을 수 있는 배우들이 나와주어야 하는데, 요즘 젊은 배우들을 보면 그런 작품 자체를 선택하지 않는다. 배우가 선택하기 이전에 회사에서부터 컷을 해버리지 않나. 그러다보니 연기의 폭이 점점 더 좁아지는 거다. 누가 한명 용기를 내서 노출도 하고 해야 하는데. (웃음)

우문기_그 말에 동감한다. 젊은 배우가 인기가 많아지면 이미지 관리를 해서 <아저씨>(2010)의 원빈 같은 캐릭터만 맡고 싶어 한다. 안재홍과 작품을 해본 감독으로서 나는 안재홍이 한국 영화계에서 잭 블랙, 애덤 샌들러 같은 이미지를 담당했으면 좋겠다. 난 <반칙왕>(2000)의 배우 송강호도 좋고, 예전엔 <다찌마와 리: 악인이여 지옥행 급행열차를 타라!>(2008)의 배우 임원희도 정말 좋아했다. 그런 영역의 배우들이 한국에는 별로 없지 않나. 다른 노선을 보여주는 배우들이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 안재홍은 이번에 코믹물 <마지막 잎섹>(가제, 2015)도 하고 스릴러 <널 기다리며>(2015), 사극 <도리화가>(2015) 같은 정극도 한다. 보통 배우가 감독보다 인기가 많으니 안재홍도 얼른 더 잘되어서 내가 “재홍아, 차기작 <탁구왕> 한번 해줄래?”라고 부탁하고 싶다. (웃음)

이병헌_안재홍을 <스물>에 캐스팅하기 위해 그동안 단편 작업을 한 것부터 다 찾아봤는데, 아직 많이 소비된 느낌이 없는 신선한 배우다.

김태용_내 취향은 아니지만 나도 안재홍을 존경한다. (웃음)

홍석재_나는 안재홍에게 캐스팅 제의했다 까였다. (웃음) 큰 역할이 아니긴 했지만.

우문기 감독.

“똑같은 영화 찍지 말라고 주변에서 타박하더라”

<씨네21>_모두 청춘과 성장이라는 키워드의 작품을 만들었다. 자전적인 이야기가 바탕이 된 작품도 있고, 또래라서 더 면밀하게 접근할 수 있는 소재도 있었다. 이 단계를 넘어서려면 또 다른 소재의 개발이 필요할 것 같은데, 차기작을 앞둔 지금 다들 어떤 고민을 하고 있나.

김태용_세 감독의 영화를 보면, 홍석재 감독의 단편 <Keep Quiet>(2011)나 우문기 감독의 <서울유람>(2012), 이병헌 감독의 <힘내세요, 병헌씨>에서 다음 작품이 확장되어가는 방식이다. 그게 매력적이더라. 나도 <거인>에서 보여진 내 장점이 무엇인지, 사람들이 나에게 무엇을 기대하고 있는지 파악한 후 다음 작품은 어떤 식으로 확장해야 할지 고민이 많다. 결국 감독이 보이는 영화가 좋은 영화 같다. 전작들을 확장해서 더 단단해지는 영화를 만들고 싶다.

홍석재_그 때문에 나는 주변에서 똑같은 영화 찍지 말라고 타박하더라. (웃음) 앞서 만들었던 작품과 이 작품 모두 20대들의 이야기다. 이제 걱정이 되기 시작하는데, 그 세계는 내가 속해 있던 세계라 아는 구석이 있어 자연스럽게 만들 수 있었다. 그런데 이제 학교도 졸업했고 회사를 들어갈 수도 없다. 또래의 다른 사람들이 어떻게 살아가는지 점점 모르게 될 거다. 사람을 많이 만나고 이야기를 많이 들어보는 수밖에 없다. 그런 면에서 난 김태용 감독이 부럽다. 자전적 이야기를 영화를 통해 할 수 있다는 점이 부럽다. <거인> 보면 영화에 확 사로잡히는 순간이 있지 않나. ‘이거 진짠데?’ 하는 생각이 들더라.

김태용_그런데 나도 다 뽑아먹어서 더이상 할 이야기가 없긴 하다. (웃음) 난 10대 후반 남자아이들에게 관심이 많다. 왜 그런가 했더니 내가 그 시기에 <거인>의 영재처럼 먹고사느라 바빠 기억에 남게 보내질 못했더라. 그래서 그 시기를 영화로나마 더 보고 싶은 것 같다. 이들을 어떻게 장르적으로 다양하게 다뤄볼까 생각한다. 지금 준비하는 영화도 치정극 스토리에 그런 ‘아이’를 넣어서 어떻게 해석할지 고민한다. 요즘 독립영화들을 보면 장르화되는 경향이 있는데, 그러지 않으면 관객과 소통할 수 없다는 두려움이 있는 것 같다. 난 내 영화처럼 자기를 긁어내는 영화들도 많았으면 좋겠다. 그 부분에서는 내 경우가 다른 창작자들에게 용기가 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이병헌_난 아직 작품이 많지는 않지만 내 작품은 단편을 포함해서 엔딩의 느낌이 비슷했던 것 같다. 엔딩에서 이야기를 매듭짓는 것이 아니라, 그들이 앞으로 함께 가야 할 길을 보여주려 한다. 최근엔 인터넷에 ‘<스물> 감독의 뇌구조’가 떴더라. ‘섹스 섹스 섹스.’ 그걸 보고, 그럼 다음 영화는 굴하지 않고 섹스영화를 해볼까 생각도 했다. (웃음) 옛날 할리우드 가족영화도 좋아하고 관심 있는 분야가 많다. 다른 영화를 보면서 영감을 많이 받는다. 그런 작품들과 비슷한 감정의 이야기를 생각하면서 소재나 주제를 찾아간다. 최근에는 <킹스맨: 시크릿 에이전트>(2015)를 좋게 봤다. 원래 블록버스터에 관심이 없고 때려부수는 건 안 좋아한다. 그런데 주위에서 하도 재밌고 병맛이고 19금이라고 하기에 찾아봤는데, 너무 좋아서 소리 지르면서 봤다. 머리가 터지는데 <위풍당당 행진곡>이 나온다. (웃음) 이런 코드를 내가 좋아하는구나 싶더라. 원래 50회차 넘어가는 거 싫어하는데 이런 코드로 청소년 관람불가로 하라고 투자해주면, 100회차라도 하겠다.

우문기_난 스무살 때까지 극장가서 봤던 영화가 <여고괴담 두 번째 이야기>(1999)밖에 없었다. 영화 보는 걸 별로 안 좋아했다. 보는 것보다는 만드는 걸 도와주면서 재미를 느꼈다. 지금까지 만든 작품도 옛날영화를 레퍼런스 삼지는 않았다. 내가 자랄 때는 영화 말고도 다른 것들이 많았다. 만화책, 애니메이션, 게임 같은 것들 말이다. 어릴 때는 <후뢰시맨> 시리즈 같은 비디오를 빌려보면서 자랐다. 아마 내 또래는 나 같은 사람들이 많지 않을까. 아파트에서만 살았고 아버지 회사에서 월급 밀린 적도 없고 정말 평탄하게 살았다. 그래서 나에겐 진지한 성찰이 없지 않을까 걱정하기도 했다. 또 <백 투 더 퓨처>(1985), <쥬만지>(1995)처럼 판타지가 가미된 영화들을 보면서 좋아했다. 그러고 보면 이병헌 감독과 취향이 비슷한 것 같다.

이병헌_우문기 감독이 <후뢰시맨> 시리즈를 <킹스맨: 시크릿 에이전트> 버전으로 찍어줬으면 좋겠다. 청소년 관람불가로.

홍석재_그러고 보면 나도 스무살 때까지 극장가서 본 영화가 <인디펜던스 데이>(1996)뿐이다. 난 애니메이션을 좋아했다. 10대 때부터 영화를 열심히 보고 감흥을 받고 시작한 사람들과 출발 지점이 다르다.

김태용_나를 포함해서 연극영화과 학생들을 보면 미국 저예산영화들이 레퍼런스가 되는 것 같다. 최근에는 <폭스캐처>(2014), <위플래쉬>(2014), <버드맨>(2014) 같은 작품들을 흥분하면서 봤다. 시네필이라 불리던 사람들이 초창기 다르덴 영화가 나오던 때 이후 끊어졌다. 어느 순간 다르덴 감독이 영화에 음악도 넣기 시작하고 따듯하게 세상을 바라보기 시작하더라. (웃음) 그런데 최근에 본 미국 저예산영화들은 보편적인 감정을 이야기하는 데 특이한 방식으로 접근하고 있더라. 영화 공부하는 사람들에게 자극을 많이 주는 작품들이다.

이병헌 감독.

학교 강사진 세대 교체, 커리큘럼 변화 필요하다

<씨네21>_영화학교에서 배출된 인재들이 이제 본격적으로 작업물을 내놓았고 그것의 성과가 시장에서 드러나기 시작한 시대다. 콘텐츠뿐만 아니라 제작방식에도 학교라는 제도권이 주는 영향이 있을 것 같다. 입봉 중인 어느 감독은 지금은 학교로 들어가지 않으면 아무리 적은 예산의 영화라도 만들기 힘들다고 토로하기도 한다.

이병헌_난 연출부에 한번 지원했다가 떨어졌다. 그렇다고 늦게 영화학교를 들어가지는 못하겠고, 그래서 작가부터 시작했다. 그게 내가 할 수 있는 한에서 가장 쉽게 영화 만들기에 접근할 수 있는 방법이었다. 작가로 일단 시작해서, 학교 다니면서 장학금 받는다 치자 하는 마음으로 해서, 4년 안에 내 크레딧을 올리자고 목표를 잡았다. 그러다 보니 이쪽 생리도 알게 되고, 단편 연출도 하게 됐다(이병헌 감독은 <과속스캔들>(2008), <써니>(2011), <타짜-신의 손>(2014) 각색, <오늘의 연애>(2014) 각본 작업에 참여했다). 학교라는 제도권의 지원을 받을 수 없으니 무모하게 덤볐다. 작가 생활을 하면서 하기 싫은 작업도 많이 했지만, 한국에서 신인감독이 영화를 시작하려면 시나리오를 쓰는 게 중요한 방법인 것 같다. 요즘엔 투자사들이 신인감독에게 주는 기회가 열려 있어, 시나리오만 자기 색이 드러나게 잘 쓰면 기회가 온다. <힘내세요, 병헌씨>도 관객수(3743명)로 치면 잘 안 됐는데 화제성 때문에 어필이 됐다. <스물>은 몇년 전에 작가 포지션으로 진행했던 것을 몇년 묵힌 작품이었는데 <힘내세요, 병헌씨>를 잘 봤는지 <스물> 연출을 해보겠냐고 제안이 오더라. 생각보다 전화도 많이 오고 <스물>을 만들 수 있는 기회도 얻게 됐다.

우문기_난 영화에 대한 흥미가 늦게 생기기도 했고, 단편 작업에 대해 주목을 많이 받은 것도 아니고, 시나리오를 잘 쓰지도 못했다. 아직까지 내가 쓴 장편 시나리오는 하나도 없다. <족구왕>도 광화문시네마의 대표인 김태곤 감독이 써준 초고를 각색한 거니까. 큰 독기 같은 건 없었다. 생각해보면 친구를 잘 만나서 그런가. 시나리오도 대신 써준다고 하고, 돈도 투자하는 데서 일시불로 주고, 옆에서 잘하라고 엉덩이도 두들겨주고. (웃음) 영화 만들기가 먼 일이라고 생각했는데 이렇게 빨리 기회가 온 건 아무래도 인복이 많아서인 것 같다. <족구왕> 이전과 이후가 나는 너무 달라졌다. 약점이 많은 사람이기에 이제 스스로의 장단점을 잘 파악하려고 한다.

홍석재_난 학교라는 안전한 제도권에서 영화를 만들었다. 표면적으로 볼 때 필요한 장비와 지원을 받을 수 있다는 장점도 크지만 사실 가장 큰 도움은 따로 있다. 스무살 때 학교 들어와보면 영화를 하겠다고 하는 동기가 나 말고 30명이 더 있다. 가까운 선후배까지 합하면 더 많다. 그런 상황에서 종강총회를 할 때 동기가 영화를 잘 찍으면 미쳐버릴 것 같다. 나는 술 마시고 삽질하고 다녔는데. (웃음) 그런데 그런 교류가 있어야 자극이 되고 내가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것 같다.

김태용_지금 학교를 보면 세대 교체가 되고 커리큘럼이 변화할 필요가 있는데, 교수진도 십수년 전이나 똑같은 등 별다를 게 없다. 지금은 입봉하는 경로도 많이 달라지지 않았나. 각자 욕망도 다르고. 최근에 신입생 특강을 요청받아서 강의를 하러 간 적이 있는데, 학생들이 영화의 기초부터 가르치니 좀 실망하더라. 영화과 학생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오자마자 콘티 그리고 감독 될 줄 알았는데, 영화 역사 같은 것을 배우고 있으면 답답해 하는 분위기다. 영화가 대중적이 되면서 감독이 되는 것도 더 쉽게 생각하는 것 같다.

홍석재 감독.

차기작에 대한 생각들

<씨네21>_한 작품의 완성과 개봉이 차기작의 투자를 담보해주지는 않는다. 투자사들이 신인감독을 주목하는 건 감독을 개발하는 순기능도 있지만, 한편으로 감독들을 기획 프로젝트에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다는 산업적 판단도 작용한다. 그런 지점에서 자기 색깔을 잃지 않으면서 작품을 할 연출자로서의 고민이 앞설 것 같다. 차기작은 각자 어느 정도 진행되고 있나.

이병헌_<힘내세요, 병헌씨> 끝나고 드라마 작품 쓰는 아르바이트를 해서 그 돈으로 후반작업을 했다. 개봉 전까지 무척 힘들었다. 의욕이 떨어진 느낌이었다. 촬영하면서 열심히 했다고 생각했는데, 촬영 끝나자마자 돈이 떨어지니 후반작업을 못하겠고 다운이 되더라. 정말 억지로 꾸역꾸역 만들어 개봉했다. 그런데 개봉하고 나니 다시 힘이 나더라. 스코어상으로 관객을 많이 만나진 못했지만, GV를 스무번은 한 것 같다. 관객과 직접 만나다보니, 내가 영화를 하고 있다는 게 느껴지고 재미도 있어서 작품을 더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또 시나리오를 쓰기 시작했다. 그래서 <스물> 들어가기 전까지 2~3편의 시나리오를 제작사와 함께 준비하고 있었다. 내가 원래 독기 품는 스타일은 아니었는데 그때 상업 장편영화 입봉해보겠다고 미친놈처럼 열심히 해서 발을 몇개 걸쳐놓았다. 그중 <스물>이 제일 먼저 투자가 되어서 한 거다. 그 당시 준비했던 작품들이 이제 슬슬 올라오기 시작하는 단계다.

김태용_나도 <거인> 끝나고 나서 투자사에서 연락이 오긴 했다. 영화 만들자고 한 게 아니라 “힘들었구나, 형이 술 한잔해줄게” 하더라. (웃음) 특이하게도 내가 젊은 감독이라 20대 배우들과 쿵짝이 맞을 것 같아서인지, 오히려 밝은 로맨틱 코미디 제안이 많이 들어오더라.

이병헌_<거인> 보고 집에 와서 부침개해먹었는데 그렇게 영재 생각이 나더라. 가져다 먹여주고 싶었다.

김태용_사실 개봉하고 유쾌하지 않았던 게, 감독으로서 데뷔를 했다거나 인정받았다는 느낌을 못 받아서였다. 찡찡거려서 동정과 측은지심을 받은 게 아닐까 싶어서 영화적으로 만족이 안 되더라. 다음 영화를 어떻게 해야 내 장점을 살린 상업영화를 할까 고민이 커졌다. 취향에 맞는 영화를 하려고 한다. 감독으로서의 인장을 찍을 수 있는 작품을 하고 싶다. ‘탕웨이의 연인’ 김태용으로 연관검색되는 거 말고. (일동 웃음) 시간이 걸릴 것 같다. 개봉하고 나서 좀 힘든 시간을 보냈다. 한두달 동안은 뭘 하지 않으면 잊혀진다는 이상한 강박 때문에 마음이 급해지더라. 지금 인내의 시간을 잘 보내야 좋은 열매가 열리지 않을까.

홍석재_난 <소셜포비아> 만들 때 할 수 있는 만큼 다 했다는 생각을 했다. 아쉬운 건 있지만 깜냥만큼 나와서 후회는 없다. 원래 이런 서브컬처쪽에 관심이 많았고 내가 보고 싶은 이야기를 영화로 만든 것이다. <소셜포비아>는 남자아이들의 이야기니까 다음 작품은 뒤집어서 인터넷에 빠져 있는 여자아이들의 이야기도 해보고 싶다. 아이돌 팬덤이나 혹은 <스타크래프트> 프로게임리그 같은 E-스포츠는 우리나라에서 처음 만들어진 것인데, 이런 것도 영화화할 수 있을 것 같다. 과연 이게 상업적으로 좋은 아이템인가 하는 고민들을 요즘 많이 하고 있다. 차기작은 영화사 집에서 작업 중이다. 아직 시작한 단계는 아니고 뭔가 써서 가져가면 피드백을 받는 단계다.

우문기_나도 다음 영화를 준비 중이다. 며칠 전에 각색 끝내서 제작사에 보내고 기다리고 있는 중이다. <족구왕>을 만들어서인지 스포츠영화 제안을 많이 받았다. 종목도 다양했다. <족구왕>을 찍기 전에 썼던 시나리오는 배드민턴 관련 영화였다. 그중 결국 요트에 대한 영화를 하게 됐다. <족구왕>과 비슷하면서 다른 영화다. 제작사에선 농담으로 제목을 ‘요트왕’으로 하자고 한다. (웃음) 자기복제를 하는 건 아닌가 걱정도 된다. 상업영화 처음 하는 게 겁나니까 전작을 토대로 하는 게 아니냐는 말도 많이 들었다. 나 역시 감독으로서 너무 폭이 좁은 건 아닐까 하는 고민도 되지만, 한편으로는 자가복제해서 10편 만들면 그게 내 스타일 아닌가 하는 자기위안도 들고, 마음이 왔다갔다 한다. 일단 재미있게 만들어보려고 하고 있다.

이병헌_난 두 작품 중에 뭐가 먼저 갈지 얘기 중이다. 아직 투자까지 붙은 게 아니니 모르겠다.

김태용_난 제작사 외유내강에서 <여교사>라는 작품을 준비 중이다. 제목만 말해도 사람들이 이미 내용을 예상했는지 더 물어보지 않는다. (웃음) 고등학교 여교사와 남학생의 사랑 이야기로 여자 캐릭터가 자기 욕망에 솔직한 이야기다. 한국에서 지금 내가 보고 싶은 영화는 끝까지 자기 캐릭터를 묵직하게 끌고 가는, 여자주인공 위주의 이야기다. 케이트 윈슬럿이 나오는 영화들을 좋아하는데, 사건보다 감정으로 끌고 갈 수 있는 대중영화를 주로 했다. 물론 내가 잘 찍을 수 있을까 걱정은 된다. <거인> 후반작업을 하면서부터 준비를 했고 지금은 캐스팅 단계다. 제목에서 오는 뉘앙스의 편견을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까도 고민 중이다. 류승완 감독의 색깔이 묻어나는 액션영화 위주였던 외유내강에서 파격적으로 시도하는 작품이기도 하다.

“독립영화로 이슈가 되면 상업영화로 데려가는”

<씨네21>_최근에는 영향력 있는 배우들이 감독을 선택하고 투자가 이루어지는 수순으로 영화가 만들어지는 경우가 적지 않다. 감독이 ‘선택’되어지는 시대에, 지금 젊은 감독으로서 느끼는 현실은 어떤가.

홍석재_나야 아직은 이런 게 영화를 만들고 개봉하는 일이구나 깨달은 정도다. 이번 경험으로 느낀 건 역시 돈 문제가 크다는 거였다. 밥벌이를 할 수 있는 환경이 되어야 한다. <소셜포비아>는 예산이 밖에서 봤을 땐 적지 않은 편이라고 생각하겠지만 우리 예산(7천만원)으로도 스탭들에게 표준계약서를 써줄 수가 없었다. PD나 촬영감독의 사비도 들어갔다. 단편영화 수상해서 받은 상금도 다 털어넣어서 어렵게 만들었다.

우문기_난 현장 연출부를 해본 적이 없어서 잘은 모르지만 역시 돈이 제일 문제라더라.

김태용_이야기의 흐름이 우리에게 영화계 내부고발을 원하는 것 같은데, 통장에 잉크도 아직 안 말랐다. (웃음)

이병헌_우린 아직 위태롭다! (일동 웃음)

김태용_내가 놀랐던 건 생각보다 독립영화로 데뷔한 신인감독에 대한 대우가 좋다는 거다. 투자사들이 이런 작은 영화를 챙겨보고 회의를 하고 감독한테 연락하고 관심 가질 줄 몰랐다. 그들의 레이더망은 상업영화 데뷔한 감독 안에서만 유효할 줄 알았다.

우문기_난 그 부분에 좀 이의를 제기하고 싶다. 시장에서 독립영화 감독들한테 관심도 많고 기대도 많은 건 맞다. 하지만 그 결과물들은 감독들의 피와 살과 신용을 깎아가면서 만든 건데, 거기서 나오는 열매는 상업영화쪽으로 가져가지 않나. 독립영화로 이슈가 되면 상업영화로 데려가는 식이다. 광화문시네마에서 독립영화를 세편째 진행 중인데, 다들 투자에 너무나 인색하다. 독립영화의 결과물을 보고 레이더를 세워서 뽑아가지만, 정작 비료를 뿌리는 데는 아무도 관심이 없는 거다. 다들 <소셜포비아> 같은 흥행(24만9097명) 결과만을 바라고 기준을 맞춘다. 열매는 가져가면서 비료는 주지 않으니 문제다.

김태용_나도 영화제 이후 살짝 상처받은 게,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것보다 대부분 다짜고짜 상업영화를 할 생각 있냐고 묻더라. 당연히 생각은 있지만 어떤 영화인지가 중요한 건데. 다음 영화를 독립영화를 할 수도 있지 않나. 창작자의 색도 있는 것인데. 빨대 꽂듯 꽂아서 이 사람을 상업영화에서 어떤 포지션으로 써야겠다고 생각들을 하니 거기서 오는 불편함이 있다.

홍석재_감독이 해왔던 영화의 결이나 색을 고려하지 않고 자신들이 기획한 영화에 맞춰 넣는 게 문제다. 감독이 가진 재능을 융합해서 재미있고 색다른 영화가 나올 수 있게 산업에서 프로듀싱을 해주어야 한다. 그럴 생각이 크게 없는 것 같기도 하고, 역량이 없는가 싶은 생각도 들고 여러 가지 생각이 든다.

이병헌_감독의 전작 스코어와 제작비로 판단을 하다 보니 그런 결과가 나오는 게 아닐까. 우리도 이런 현실을 받아들이면서 문제의식을 가지고 앞으로도 작품을 계속했으면 좋겠다.

우문기_오늘 이런 자리를 통해 터놓고 함께 이야기를 나눌 수 있어서 즐거웠다. 앞으로도 자주 만났으면 좋겠다. 자, 그럼 이제 2차로.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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