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Skip to contents]
HOME > Movie > 무비가이드 > 씨네21 리뷰
자비에 돌란이 잘할 수 있는 것 <마미>

“2015년 가상의 캐나다에서 총선을 통해 새 정부가 집권한다. 두달 후 캐나다 내각은 S18 법안을 도입하여 캐나다 보건 정책에 수정을 가하고자 한다. 큰 논란이 된 S14 법안에는 행동 문제가 있는 자녀의 부모가 경제, 신체, 심리적인 위험에 처할 경우 법적 절차를 밟지 않고도 자녀를 공공병원에 위탁할 수 있다고 명시돼 있다. 디안 다이 데프레의 운명은 그 사안과 밀접하게 연관돼 있다.” 캐나다의 젊고 유능한 감독 자비에 돌란의 신작 <마미>는 이와 같은 자막으로 시작한다. 디안(안느 도발)은 과잉행동증후군을 지닌 아들 스티브(앙투안 올리비에 필롱)를 혼자 키운다. 스티브가 병원에서 문제를 일으키자 그를 집으로 다시 데려와 동거를 시작한다. 하루도 잠잠한 날이 없다. 주의력이 부족하고 폭력 성향까지 갖춘 스티브는 매사에 사고뭉치다. 하지만 엄마를 사랑하는 마음은 애틋하기만 하다. 이웃집에 살고 있으며 과거에 입은 심리적 상처 때문에 틱 장애를 앓고 있는 카일라(쉬잔느 클레몽)가 어느 날 이 말썽 많은 모자를 알게 되는데 카일라에게도, 이들 모자에게도 이 우연한 만남은 인생의 중대한 전환의 계기가 된다.

<마미>를 연출한 자비에 돌란은 25살 퀘벡 출신의 캐나다 감독이다. <로렌스 애니웨이> <탐 엣 더 팜> 등 최근 그의 작품이 연이어 개봉하며 국내에도 꽤 알려지게 됐다. 그는 이 작품에 관한 감독의 말을 이렇게 썼다. “내가 사랑하는 단 한 가지만 존재해야 한다면 그것은 당연히 나의 엄마일 것이다.” ‘엄마와 나’라는, 자신의 데뷔작 <아이 킬드 마이 마더>(2009)에서 드러냈던 관심사를 몇년이 지나서도 잊지 않고 다시 한번 파고드는 셈이다. <아이 킬드 마이 마더>에서 돌란은 연출뿐 아니라 아들 역을 맡았었고 <마미>에서 엄마 역을 맡은 안느 도발이 엄마 역을 맡았었다. 전작들로 입증했던 돌란의 맵시 있는 이미지들은 <마미>에도 다수 들어 있다. 다양하고 화려한 색감, 다소 과장되어 있으나 힘 있는 캐릭터, 충동적인 운동감, 적절하게 흐르는 음악 등. 특히 비주얼에 관심이 높은 돌란이 <마미>에서 도발적으로 시도하는 것은 1:1의 화면비다. 인물에 집중하기 위한 선택이었다고 한다(하지만 단순한 반문이 가능하다. 인물에 집중하기 위해서는 정사각형이 최선인가). <마미>는 돌란의 전작들에 비해, 특히 <로렌스 애니웨이>의 매력에 비해, 특별히 더 생생해졌거나 진일보했다고 느껴지지는 않는다. 다만, 돌란이 잘할 수 있는 것들로 적절히 채워져 있다.

관련영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