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2월5일부터 15일까지 열리는 제65회 베를린국제영화제 명예 황금곰상의 영예가 빔 벤더스 감독에게 돌아간다. 1945년생 빔 벤더스가 칠순을 맞이하는 해라서 더욱 뜻깊다. 시상식날인 2월12일에는 <미국인 친구>(1977)가 상영될 예정이다. 미국 소설가 패트리샤 하이스미스의 작품을 바탕으로 한 이 영화는 함부르크, 파리, 뉴욕을 넘나들며 독일과 미국 젊은이간의 우정을 그린 범죄물이다. 독일 배우 브루노 간츠와 미국 배우 데니스 호퍼가 주연을 맡았다. 베를린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 디터 코슬릭은 “장르를 넘어선 다면적인 작품들은 영화인들에게 영감을 준다”고 선정의 변을 밝혔다.
1970년 <도시의 여름>으로 감독 데뷔한 빔 벤더스는 뉴저먼 시네마의 기수로서 당시 독일영화의 상업적•예술적 위기를 돌파하고 새로운 미적 형식을 들여왔다. 빔 벤더스의 예술 편력은 유명하다. 영화감독으로서의 삶 외에도 그는 영화평론가, 작가, 사진가로 활동했다. 예술에 대한 그의 관심과 애정은 예술가들에 대한 오마주를 담은 다큐멘터리에서 확인할 수 있다. 기록영화 <도쿄가>(1985)로 오즈 야스지로 감독에 대한 존경을 표했다면, <부에나 비스타 소셜 클럽>(1999)은 쿠바 음악인들의 열정을 조명했다. 최근엔 예술가의 자취를 따라간 그의 다큐멘터리들이 더욱 두각을 드러내고 있다. <피나>(2011)가 작고한 안무가 피나 바우쉬에게 바치는 3D영화로 주목받았다면, 올해 칸영화제 주목할 만한 시선 부문에서 특별상을 수상한 <이 땅의 소금>은 사진작가 세바스치앙 살가두의 사진 작업을 2년간 동반하여 찍은 기록영화로 호평받았다.
베를린국제영화제 쪽은 빔 벤더스 회고전을 위해 벤더스 감독의 60여편의 작품 중 10편을 선별했다. 뉴 저먼 시네마의 이정표라 할 만한 <페널티킥 앞에 선 골키퍼의 불안>(1972)을 비롯해 <도시의 앨리스>(1974), 칸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작인 <파리, 텍사스>(1984), <베를린 천사의 시>(1987) 등 총 7편의 영화가 디지털 기술로 복원되어 선보일 예정이다. 빔 벤더스 회고전은 베를린국제영화제 바깥에서도 계속된다. 뉴욕현대미술관(MoMa)에서는 2015년 3월 빔 벤더스 회고전이 열리며, 독일 공영방송 <체데에프> <아르테> <드라이자트>에서도 빔 벤더스의 주요 작품들을 특별편성해놓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