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액션과 시간여행의 만남
이주현 2014-03-18

<엣지 오브 투모로우> Edge of Tomorrow

감독 더그 라이먼 / 출연 톰 크루즈, 에밀리 블런트, 빌 팩스턴, 라라 펄버, 제레미 피번 / 개봉 6월

외계의 침공으로 최후의 날을 맞게 되는 지구. 톰 크루즈가 <오블리비언>에 이어 다시 그 최후의 전장에 선다. 그리고 이번엔 죽는다(스포일러 아님). 그것도 여러 번. 톰 크루즈가 연기하는 빌 케이지는 자신의 의지와는 무관하게 죽음을 반복해 경험한다. 시간의 순환 고리에 갇혀버린 것이다. 사쿠라자카 히로시의 라이트 노벨 <올 유 니드 이즈 킬>을 원작으로 하는 <엣지 오브 투모로우>는 타임루프 설정을 끌어들인 SF액션영화다. 가까운 미래, 외계 종족의 침략으로 인류는 멸망 위기를 맞는다. 빌 케이지는 승산이 없어 보이는 외계 종족과의 전투에 투입되고 그곳에서 전사한다. 그런데 눈을 뜨면 살아 있다. 빌 케이지의 시계는 전투에 투입되기 이전으로 되감겨 있다. 전장에서의 반복되는 죽음을 통해 빌 케이지는 놀라운 능력을 장착한 전사로 거듭난다.

<본 아이덴티티> <미스터 & 미세스 스미스> 등으로 연출력을 인정받은 더그 라이먼 감독은 “이런 영화를 전에는 만들어본 적이 없다. 아니, 이 영화와 비교할 만한 건 아무것도 없다”며 <엣지 오브 투모로우>의 독창적 세계를 강조했다. “만약 워너브러더스가 외계의 침공에 맞서 싸우는 뻔한 SF액션 블록버스터를 만들고 싶었다면 날 찾지 않았을 거다. <엣지 오브 투모로우>는 SF액션 서사극의 뼈대를 하고 있지만 그 안에는 시간여행 이야기도 있고 러브스토리도 있다.” 장르는 전혀 다르지만 이쯤에서 어떤 이는 빌 머레이와 앤디 맥도웰 주연의 <사랑의 블랙홀>을 떠올리기도 할 것이다. 하지만 더그 라이먼 감독은 두 영화의 기본 설정은 비슷하지만 에밀리 블런트가 연기하는 리타 브라타스키 캐릭터가 서사의 차이를 만들어낸다고 설명한다. 리타 역시 빌 케이지처럼 타임루프를 경험한 인물이란 얘기다. 감독은 시나리오 작업에 더없이 공을 많이 들였다고 한다. <엣지 오브 투모로우>는 그럴듯한 설정 하나로 두 시간을 끌고가는 영화가 아니며, 화약 냄새 진동하는 전투 신들로 도배된 영화가 아니라는 것이다. 톰 크루즈와 더그 라이먼이 손잡고 제대로 큰 일을 벌인 것 같다.

관전 포인트

<본 아이덴티티> <미스터 & 미세스 스미스> <점퍼> 등 더그 라이먼은 영리한 액션영화를 만들어온 감독이다. <엣지 오브 투모로우>에선 외계 종족과의 전투인 만큼 전보다 액션의 스케일이 커졌다. 톰 크루즈가 입고 등장하는 전투복 ‘엑소슈트’에도 눈길이 가는데, 빌 케이지의 전투력은 이 엑소슈트 덕에 쭉쭉 상승한다. 참고로 이 비밀병기는 <다크 나이트>의 배트슈트를 창조한 피에르 보한나가 디자인한 거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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