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년 만에 다시 팬들에게 돌아온 제시와 셀린느의 로맨틱드라마 <비포 미드나잇>.
90년대 청춘영화의 대표적 아이콘이었던 에단 호크가 40대가 된 지금 커리어의 절정을 구가하고 있다. 연기 활동 20년 만에 에단 호크를 정상의 자리에 올려놓은 작품은 지난 6월7일 개봉해 첫주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한 저예산 호러 스릴러 <더 퍼지>와 9년 만에 다시 팬들에게 돌아온 제시와 셀린느의 로맨틱드라마 <비포 미드나잇>이다. 300만달러라는 저예산으로 제작한 <더 퍼지>는 여름을 겨냥한 액션 블록버스터가 연달아 개봉되는 6월에 보기 드물게 개봉한 장르물이다. 가까운 미래가 배경인 이 영화는 1년 중 단 하루 동안 모든 범죄가 합법적으로 허용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더 퍼지>는 같은 주에 개봉한 오언 윌슨, 빈스 본 주연의 <인턴십>은 물론, 바로 전주에 개봉한 윌 스미스 주연의 SF 대작 <애프터 어스>를 제치고 1위에 올라섰다. 이 작품의 개봉 첫주 박스오피스 성적은 3400만달러. 이는 호크가 출연한 영화 중 최고의 오프닝 수익이다.
<더 퍼지>가 호크에게 박스오피스 기록을 안겨주었다면, <비포 미드나잇>은 호크의 출연작 중 평론가들에게 가장 많은 호평을 받은 작품이 되었다. 포털사이트 로튼토마토닷컴의 신선도 지수는 97%. ‘비포’ 시리즈의 첫 영화 <비포 선라이즈>가 여전히 100%의 신선도를 유지하고 있으나, 평가에 참여한 평론가들이 개봉 당시(1995)보다 두배로 늘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비포 미드나잇>의 선전은 주목할 만하다. 더군다나 지난 5월24일 5개 상영관에서 한정 개봉됐던 <비포 미드나잇>은 6월14일부터 900여개로 상영관이 늘어나면서 아트하우스 필름으로는 드물게 300만달러 이상 흥행수익을 올리고 있다.
과거 <죽은 시인의 사회>와 <청춘 스케치> <비포 선라이즈> 등을 통해 90년대 청춘의 아이콘으로 사랑받았던 에단 호크는 그동안 연극과 저예산영화 출연 등 활동을 꾸준히 하면서 끊임없이 팬들을 찾아갔다. 하지만 최근 <더 퍼지>와 <비포 미드나잇>의 잇단 흥행으로 오랜만에 스포트라이트를 받게 된 그는 20년 전 그때처럼, 다시금 수많은 매체로부터 인터뷰 요청을 받게 됐다. 한편 에단 호크는 올가을 다시 연극 무대로 돌아온다고 한다. 그는 10월24일부터 뉴욕의 링컨센터 시어터에서 브로드웨이 연극 <맥베스>에 출연할 예정이다. 또 지난 12년간 리처드 링클레이터 감독과 한 소년의 성장과정을 매년 기록해온 영화 <소년시절>(Boyhood)의 후반작업에 들어갔으며, 액션범죄 드라마 <겟어웨이>와 시간여행 SF스릴러 <프리데스티네이션>의 개봉도 앞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