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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람] 홍 감독님 영향? 내 걸 찾아야죠

로테르담영화제 경쟁부문 초청받은 <로맨스 조> 이광국 감독

이광국 감독의 <로맨스 조>는 ‘씨네21 신인 감독 발굴 프로젝트’ 1호다. 영화는 완성된 뒤에 국내의 영화제 두어곳에 초청받았는데 아쉽게도 큰 주목을 얻진 못했다. “물론 좀더 관심을 가져주시면 좋지만(웃음)… 내 영화가 아직 많이 부족한가 보다, 생각하는 게 맞다”고 감독은 말한다. 하지만 때마침 들려온 소식은 감독에게 큰 힘이 될 것 같다. 그해 전세계의 실력있는 인디영화들이 총집결하는 것으로 유명한 로테르담영화제 경쟁부문에 <로맨스 조>가 초청받은 것이다. 처음에 영화제쪽은 ‘브라이트 퓨처’ 부문의 초청을 약속했는데, 며칠 지나지 않아 곧장 경쟁부문으로 ‘업그레이드’됐음을 알려왔다. 가까이에서 찾으면 <똥파리> <무산일기> <파수꾼> 등이 크게 선전한 영화제의 중요 부문이다. 덕분에 감독에게는 요즘 기쁜 고민이 한 가지 생겼다. “영화제에서 감독 외 배우 한명에게 지원비가 나온다. 그런데 네명의 주연배우가 전부 가고 싶어 하니, 이거 가위바위보라도 해서 정해야 할 것 같다. (웃음)”

이광국 감독은 <극장전>의 연출부, <해변의 여인> <잘 알지도 못하면서> <하하하>의 조감독으로 홍상수 감독과 오랜 시간 함께 일하며 실력을 쌓았다. 이 영화를 떠올린 건 <잘 알지도 못하면서>를 끝내고 나서다. “내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 그런데 도무지 어떤 이야기를 써야 할지 떠오르질 않는 거다. 할 이야기가 없어서 자살을 시도하는 남자, 라는 인물이 그렇게 해서 나왔다. 그즈음 커피숍에 앉아서 시끄럽게 대화하는 사람들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저렇게 주고받는 이야기로 누군가는 상처도 받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는데 그 생각이 자살하는 남자와 묶인 거다.” 영향력 큰 스승 밑에서 오래 일하다보니 혹시 주눅이 들진 않았을까 싶었는데, 그는 힘있고 솔직하고 당당하다. “홍 감독님이 정말 큰 정신적 의지가 된다. 영향? 당연히 있을 거다. 하지만 앞으로 영화를 만들면서 내 걸 계속 찾을 거다. 그렇게 하면 분명히 내가 생겨먹은 대로 영화가 나올 거다.” 믿어도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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