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영이 시작되면 커튼이 상영관 오른쪽에 있는 커다란 창을 가리면서 점점 어두워지는 풍경을 다시 볼 수 없게 됐다. 종로구 동숭동에 위치한 예술영화전용관 하이퍼텍나다가 7월1일부터 문을 닫는다. 하이퍼텍나다를 운영하고 있는 (주)영화사 진진의 김난숙 대표는 “하이퍼텍나다가 속해 있는 동숭아트홀도 경영난이 있었고, 나다 역시 나다대로 운영하는 데 어려웠다. 동숭아트홀 공간 자체가 리모델링하게 되면서 하이퍼텍나다가 더이상 대학로에 있을 수 없게 된 것”이라면서 “섭섭하기도 하면서 한편으로는 더 열심히 할걸 하는 후회도 된다. 다른 공간을 제안해준 분들이 몇분 있긴 하나 멀티플렉스가 예술영화까지 수용하는 현재의 상황에서 예술영화관이 어떻게 살아남아야 할지를 먼저 고민하는 게 맞는 것 같다. 새로운 공간이 생기면 ‘하이퍼텍나다’라는 이름으로 계속 운영할 것이다. 동숭아트센터와 합의한 부분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나다의 마지막을 추억하기 위한 ‘See You Soon 상영회(가제)’가 폐관 하루 전인 6월30일 대학로 하이퍼텍나다에서 열린다. <우리학교> <보리밭을 흔드는 바람> <키즈 리턴> <씨민과 나데르, 별거>가 이날 하루 동안 차례로 상영된다. 영화사 진진은 마지막 시간대인 <씨민과 나데르, 별거>의 상영이 끝나면 몇몇 영화평론가와 영화감독이 관객과 함께 하이퍼텍나다를 추억하는 자리도 준비하고 있다. 영화사 진진의 양희순 홍보팀장은 “씨네프랑스, 나다의 마지막 프로포즈, 다큐인나다 등 나다의 정기 프로그램은 씨네코드 선재에서 계속 운영할 거”라고 말했다. 과거 코아아트홀, 씨네하우스, 인디스페이스가 그랬던 것처럼 예술영화를 감상할 수 있는 몇 안되는 소중한 공간이 또 하나 사라지고 있다. 그동안 고마웠어, 기다릴게. 하이퍼텍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