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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진의 영화 판판판] 3D는 불황의 탈출구가 될 것인가
이영진 2011-01-03

2011년 3D영화 본격적으로 쏟아지면서 열풍 예상

“요즘 애들은 안경 안 쓰면 영화 안 보려고 해요.” <새미의 어드벤쳐>의 마케팅을 맡고 있는 하이컨셉 이주연 대표의 말이다. 지난 12월16일 개봉한 <새미의 어드벤쳐>는 60% 이상의 스크린(개봉 스크린 기준)에서 3D로 상영했는데, 10일 동안 관객 수 50만명을 넘어섰다. 참고로 개봉 시 3D 상영 스크린이 2D 상영 스크린보다 더 많은 경우는 흔치 않다. 할리우드 애니메이션이 아닌데다 연말 극장가가 ‘다운된’ 상태라는 점을 고려할 때, 이같은 관객 수는 고무적인 결과다. “<새미의 어드벤쳐>가 새해에도 상영을 이어가면 ‘세 자리’ 관객 수도 충분할 것 같다”는 이주연 대표는 “2D로만 상영했을 경우 애들 영화라는 딱지가 붙었을 텐데, 3D 상영을 택하면서 가족 관객까지 유인하는 효과를 거둔 것 같다”고 전한다.

<아바타>에서 비롯된 ‘3D 파급 효과’는 지역이나 특정 영화에 국한되지 않는다. <LA타임스>는 최근 미국과 캐나다의 2010년 극장 입장권 매출액이 “경기침체 여파에도 불구하고” 2009년 106억달러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내다보면서, 이같은 ‘선방’의 공을 3D영화에 돌렸다. “판매 입장권 수는 2009년보다 4~6% 적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이같은 매출액의 공백을 3D영화가 메웠다는 것이다. <LA타임스>는 “일반 영화 입장권보다 3~4달러가 비싼 3D영화 입장권 판매가 전체 매출의 8%(약 8억5천만달러)를 차지할 정도로 대폭 늘어났다”고 덧붙였다.

한국도 북미와 상황은 다르지 않다. CJ CGV의 이상규 홍보팀장은 “3D영화에 대한 관심은 전세계적인 추세”라고 전제한 뒤 “2010년 전체 관객 수를 추산하면 2009년보다 500만명 정도 떨어질 것으로 보이지만 매출액은 2009년보다 상향될 것”이라고 말했다. <드래곤 길들이기> <스텝 업> <토이 스토리3> <트론: 새로운 시작> <나니아 연대기: 새벽출정호의 항해> 등 2010년 극장가에서 상영된 3D영화는 20편이 넘는다. 2004년과 2006년에 각각 1편, 2009년에 7편이었던 3D영화가 큰 폭으로 늘어났다. 2009년 말 <아바타>를 기점으로 불기 시작한 열풍이다.

3D영화가 그저 말만 요란했던 이벤트는 아니었음은 수치가 증명한다. CJ CGV는 9월까지의 누적관객 수와 매출액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1% 증가(CGV 직영점 기준)했으며, 31% 증가분 중 13%는 3D영화가 견인했다고 보고 있다. 매출액 증가는 2009년 하반기부터 인상된 극장요금이 반영된 결과이지만 3D영화의 극장매출 공헌 또한 무시할 수 없다는 것이다. “2009년 미미했던 3D영화의 매출기여도를 염두에 두지 않았”고, “2010년 평균 입장권 가격이 전년보다 1천원 인상됐다”는 전제 아래의 계산이라고 해도 3D영화가 극장가에 활력을 불어넣었다는 사실은 분명하다.

3D영화를 맛 본 관객의 변화도 엿보인다. 영화진흥위원회 김경만 연구원은 “올해 상반기의 3D영화들은 <아바타> 효과에 따른 반사이익을 얻었지만 이후 나온 3D영화들의 경우 ‘굳이 이런 영화를 3D로 볼 필요가 있느냐’는 볼멘소리도 나왔다”면서 “인터넷 커뮤니티에선 이제 ‘3D 효과가 있느냐 없느냐’가 영화를 고를 때 하나의 판단 기준으로 작용하는 것 같다”고 말한다. 그런 점에서 2011년은 ‘3D영화’의 향방이 결정되는 시점이다. CJ CGV 이상규 홍보팀장은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2011년 라인업 중 할리우드 3D영화가 15편쯤 된다. 2010년에는 2D를 3D로 컨버팅한 영화가 많았지만 2011년엔 초기부터 3D영화로 제작된 작품들이 대부분”이라면서 호기심 차원의 3D영화 관람이 이제 본격적인 콘텐츠 경쟁으로 바뀔 것이라고 예측했다. ‘3D영화’가 흥미로운 트렌드를 넘어 의미있는 산업적 돌파구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까. 궁금증은 이내 풀릴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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