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시가이드: 정시전형 영화예술학과는 정시 ‘나’군에서 연출제작 전공에 일반학생 13명, 전문계고 2명, 연기예술(연기실기) 전공에 일반학생 3명, 전문계고 졸업자 1명을 선발. 전형방법은 일반학생의 경우, 연출제작 전공은 학생부 30%, 수능 70%, 연기예술 전공은 학생부 10%, 수능 30%, 실기 60% 반영. 전문계고의 경우, 연출제작 전공은 학생부 30%, 수능 70%, 연기예술 전공은 일반학생과 동일하게 반영. 연기예술(연기실기) 전공은 지정연기와 자유연기, 연기예술(연기이론) 전공은 주어진 장면을 분석하는 논술과 면접으로 이뤄진다. 만화애니메이션학과는 정시 ‘나’군에서 일반학생 34명, 전문계고 2명을 선발. 전형방법은 일반학생과 전문계고 모두 학생부 10%, 수능 30%, 실기 60%를 반영. 실기고사는 4시간 동안 주어진 주제의 상황표현을 해야 한다.
“대중예술과 순수예술에 관한 본인의 생각이 궁금합니다. 당신에게 영화는 어떤 예술입니까?”
1999년 겨울, 세종대 영화예술학과 연출제작전공 정시모집 면접장에서 한 감독지망생의 간담을 서늘하게 만들었던 면접관의 질문이다. 지망생은 태어나서 처음으로 ‘영화’에 대한 질문을 받았다. 그리고 그 질문은 지망생이 (대중예술과 순수예술의 개념 차이도 모른 채로) 막연히 꿈꿔왔던 ‘영화인생’을 포기할 수 없도록 만들었다. 설사 포기하더라도 저 질문에는 반드시 대답하고 말리라는 오기를 갖게 했다. 꿈의 실현을 위한 열정이 싹트던 순간이었다.
2010년, 개교 70년을 맞은 세종대가 발표한 세종 리노베이션 프로젝트는 학생들의 막연한 꿈을 좀 더 구체적으로 실현시킬 수 있는 발판이 되어줄 것으로 보인다. 세종대는 특성화, 정보화, 세계화를 주요 발전전략 키워드로 내세운 프로젝트를 발표함으로써 ‘색깔있는 글로벌 100대 명문대학’을 목표로 향후 2020년까지 제2의 도약을 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11만평 규모의 군자동 본교 지하캠퍼스 건립과 17만평 규모의 경기도 광주 연구단지 개발, 유무형 캠퍼스 인프라 구축에 따른 캠퍼스 정보화 추진 등은 그 규모면에서 단호한 발전 의지가 엿보이고, 디지털콘텐츠학, 만화애니메이션학 등이 포함되어 특성화 분야 발전의 일환으로 진행되는 미래 중점 육성분야 20여개 학과 선정과 교수진 확보, 글로벌 명문대학으로서의 국제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세계 명문대학 및 기관과의 학술교류 활성화 등은 내실있는 변화를 꾀하고자 하는 세종대만의 전략일 것이다. 그 변화의 중심에 영화예술학과와 만화애니메이션학과가 단단하게 자리잡고 있다.
어렵다고 소문난 입시를 뚫어라
만화애니메이션학과는 1996년에 수도권 최초로 설립된 만큼 이 분야에서는 역사와 전통을 자랑한다. 현재 세종대가 미래 중점 육성분야 20여개 학과 중 하나로 선정할 만큼 발전가능성을 일찌감치 내다본 학과이기도 하다. 특히 업계 내에서는 어렵다고 소문난 입시를 통과한 학생들의 자부심도 대단한 곳이다. 김세훈 학과장은 미래 중점 육성분야 프로젝트에 발맞춰 앞으로 “디지털 만화쪽을 더욱 특성화할킬 예정”이라고 강조한다. 디지털 매체의 다변화 추세에 따라 만화와 애니메이션 시장이 훨씬 커졌기 때문에 그에 걸맞은 새로운 커리큘럼도 개발했다. 특히 “특수효과나 3D 입체분야의 인재를 길러내는 것”이 만화애니메이션학과가 당면한 목표다.
11월9일, 군자관 4층에 위치한 만화 애니메이션학과를 찾았다. 아침 일찍부터 사방에 커튼을 친 컴컴한 강의실에서는 3학년 과정인 ‘3D 캐릭터 애니메이션 1’ 수업이 진행되고 있었다. “왜? 이유가 뭘까? 왜 그래야 하는데?” “무릎이 좀 튀는 것 같고 추진력이 좀 부족한 것 같아요.” 사람의 걸음걸이를 입체적으로 형상화한 10초 분량의 영상을 보며 교수와 학생들이 열띤 토론을 벌이는 중이다. 영상 속의 그림이 어딘지 모르게 어색한 걸음걸이를 되풀이하자 몇 가지 사항을 지적한 교수는 그게 왜 그렇게 고쳐져야 하는지를 묻는다. 학생들의 대답이 신통치 않자, “너희들이 바로 그렇게 걷고 있다”는 당연하지만 명쾌한 답변이 돌아온다. 학생들의 표정은 자못 심각하다. 이 수업에서는 실제 애니메이션 업계에서 주로 쓰이는 프로그램을 활용해 2D애니메이션을 3D로 다시 재창조하는 작업을 배운다. 그냥 평범한 발걸음을 표현하는 데에도 수학적, 과학적 기초 원리가 총동원된다. 있는 그대로의 사실적인 움직임을 표현하는 게 결코 쉽지 않아 보인다.
만화애니메이션학과 김세훈 학과장은 “교수들의 전문성 때문에 학생들을 지도할 때 개개인의 자질과 능력에 따라 명확한 진단을 내리면서 교육할 수 있는 게 우리 과의 장점이라”고 강조한다. 특히 이곳은 “실기 시험이 워낙 어렵다 보니 대충 준비해서는 들어오지 못한다. 어려서부터 지속적으로 관심을 갖고 있는 애들이 오다 보니까 유행에 민감하지도 않고 외려 튼튼한 기초실력에 자부심을 갖고 있다”고 덧붙인다.
학생들이 탄탄한 기본기를 갖고 있기 때문에 3D나 CG 등 최신 트렌드의 영상기술을 가르치기에도 좋다. 그런 면에서 “만화애니메이션학과는 트렌드를 좇느라 기초를 놓치는 실수는 범하지 않는다”고 한다. 워낙 기본기가 탄탄한 학생들에 대한 김세훈 교수의 믿음 역시 탄탄하다.
이처럼 기초를 중요시 여기는 세종대 만화애니메이션 학과의 입학시험은 어렵기로 정평이 나 있다. 김세훈 학과장은 “기술적인 측면보다는 드로잉 감각, 색사용 능력, 상황 자체에 대한 구성능력, 구도에 대한 능력, 해석능력 등을 주로 평가하는 데 목적을 둔다. 한정된 시간 내에 한정된 재료로 그리기 때문에 드로잉 능력이 탁월해야 하고 많은 연습이 필요하다. 결국 이 시험을 통해서 본인의 기본기가 드러난다”고 말한다. 하지만 내년에는 특성화 분야의 변신을 시도하는 시점이라 2012년부터 실기시험 형태를 변화시킬 예정이다. 아직 세부사항은 확정이 안돼 공개할 수는 없지만 기본기를 중요시하는 관점만은 변함이 없을 것 같다.
기본기 충실한 세종대의 영화
기본에 충실한 교육방침은 영화예술학과도 마찬가지다. 연출제작 전공은 1학년부터 철저하게 이야기를 만들어낼 수 있는 능력을 기르는 데 주력한다. 최두영 교수는 “이야기 창조력을 갖고 시나리오 개발단계부터 탄탄하게 완성해나가면 어떤 분야에서든 빨리 성장할 수 있다”고 말한다. 그는 또 “시나리오의 중요성을 누구보다 인식하고 있기 때문에 대학원에서도 시나리오 전공만 뽑는다”고 덧붙였다. 그렇기에 최두영 교수는 수업에서 단편영화를 한편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야기의 원형을 개발하는 쪽으로 유도하고 있다. “시나리오를 쓰는 힘이 길러지다 보니 현장에 나가더라도 우수한 인력으로 평가받는 경우가 많다”는 말은 현장 경험이 풍부한 최두영 교수의 경험담이라 할 수 있다.
투자를 맡은 김곡, 김선 감독의 <화이트>가 촬영을 끝낸 날이었다. 이 영화이같은 기본 교육을 충실히 받은 학생들은 곧바로 현장에 투입된다. 현장 교수들이 주축이 되어 있기 때문에 다양한 산학협동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인터뷰가 있던 11월11일은 최두영 교수가 직접 기획 제작을 맡고 CJ엔터테인먼트가 에는 세종대 출신 스탭들이 대거 참여했다. <은하해방전선>의 권상준 촬영감독, <하하하>의 이의행 조명감독을 비롯해 연출, 제작, 미술부가 거의 세종대 학생으로 꾸려졌다. “세종대 중심의 상업영화, 결국 세종대의 영화를 만들었다”는 얘기다.
이처럼 산학협력 혹은 산합협동 프로젝트를 비롯해 학생들의 다양한 진로를 함께 고민하는 최두영 교수는 “애프터서비스 하나는 확실하다”고 강조한다. 올해 베니스영화제 오리존티 경쟁부문에 출품한 김곡, 김선 감독의 <방독피>에도 역시 세종대 출신 스탭들이 대거 참여했고, 지지난해에는 영화 이외에도 광고나 드라마 부문을 통틀어 100% 취업을 시켰다. 현장과 아주 긴밀하게 협력할 수 있는 체제는 세종대 영화예술학과 연출제작 전공의 확실한 장점이라 할 수 있다.
1주일 밤샘도 불사, 에쮸드 연기 프로그램
한편, 영화예술학과 김태훈 교수는 “연기예술 전공 분야의 교육 프로그램인 ‘에쮸드 연기 프로그램’은 오직 세종대에서만 볼 수 있는 교육 프로그램”이라고 강조한다. 에쮸드 연기 프로그램은 기초베이직 액팅에서 고급연기까지, 그리고 매체연기에서 역할창조까지 아우르는 교육 프로그램. 실제로 이 프로그램을 거친 졸업생들이 현장에서 연기에 대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이 프로그램의 핵심은 가장 기초훈련, 즉 나 자신을 알아보는 훈련이다. 김태훈 학과장은 이 훈련을 위해 “선생과 제자가 함께 1주일 동안 밤을 새우기도 한다”. 타인 앞에서 자신의 진솔한 면을 터놓고 이야기하는 그 과정을 거친 후에야 비로소 타인의 삶을 연기할 수 있다는 게 김태훈 학과장의 연기론이다. 배우 한지혜도 처음에 에쮸드 프로그램을 통해 답답한 심정을 눈물로 토로하기도 했다.
올해 수시모집에서 165.1:1이라는 경쟁률을 기록한 영화예술학과의 입시 선발기준은 뭘까. 김태훈 학과장은 단호히 말한다. “입시에서는 학생을 뽑는다. 이곳은 오디션장이 아니다. 교육을 받으려고 학교에 오는 것이다. 배울 자세가 되어 있는 백지 상태의 열정적인 친구들이라면 누구나 환영이다. 튀려는 모습보다는 영화예술이 학문이고 예술이라는 인식을 갖고 있는 자세를 주목한다.” 분명 또 누군가는 면접장에서 자신의 꿈의 실현을 위한 첫발을 내딛게 될 것이다. 그 꿈의 실현을 세종대가 도울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