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편의 한국영화가 개봉한다. <육혈포 강도단>이 의외의 웃음을 안겨주는 영화라면 제작부터 개봉까지 잠잠했던 <무법자>는 감우성의 연기 변신이 기대되는 작품이다. 어쩌면 진짜 기대작은 다음부터다. <이웃집 남자>에서는 언제나 인상적인 조연이었던 윤제문이 드디어 주인공으로 나섰으며, <경계도시2>는 노무현 서거 1주기를 맞아 꼭 한번 관람을 권하고 싶은 지금 우리 사회의 부조리한 풍경화다.
추천할 만한 외화는 마틴 스코시즈의 <셔터 아일랜드>와 자크 오디아르의 <예언자> 등과 함께 올해 오스카 외국어영화상 후보에 오른 <언 에듀케이션>이다. 반면 <데이브레이커스>는 어딘가 아쉬움이 남는 신종 뱀파이어영화다. 눈에 띄는 건 두편의 대만영화다. 2007년 영화 <도와줘, 에로스>는 차이밍량이 제작한 이강생의 두 번째 연출작이고, 2008년 영화 <하이자오 7번지>는 당시 대만 최고 흥행기록을 갈아치운 영화다.
이주의 대사
“한국에 온 걸 후회하십니까?” “네, 후회합니다.” - <경계도시2>의 송두율과 아무개 기자
<경계도시2>는 내내 묵직하고 답답한 기분을 안겨주지만 송두율 교수의 짧은 저 대답이야말로 가장 가슴을 후벼판다. 요즘 그 어느 때보다 혹독한 시기를 보내고 있는 여러 사람들의 마음을 대신 대답해준 게 아닌가 싶다. 그런데 한 기자는 굳이 자기가 원하는 답을 얻어내기 위해 “후회하지 않는다고 한 말씀만 해주시죠”라고 지시(?)까지 내린다. 그래서 더 마음이 무거웠고 부끄러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