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명: <락앤롤 보트> 관람자: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그리고 모든 트위터 이용자들
아이폰이 생긴 지 약 한달째다. ‘트위터’ 재미가 쏠쏠하다. 배우 박중훈은 <달빛 길어올리기>를 촬영하면서 발견한 전주의 맛집을 소개하고, 노회찬 진보신당 대표는 설날에 만난 가족과 화투를 치던 중, 화투패를 찍어 올려서 “이거 쳐야 하냐”고 묻는다. 이번주 특집기사를 쓸 때는 제이슨 라이트먼 감독의 트위터에 간단한 질문을 던지기도 했다(답변을 해주더라. 멋진 남자!). 그런데 지난 2월12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선거 관련 트위터 이용 가능범위를 발표하면서 재미가 반감되어버릴 조짐이다. 선거운동 기간 이전에는 예비후보자 외에 어떤 사람도 정당, 입후보 예정자에 대한 지지, 반대 등 선거운동 내용을 게시할 수 없고, 예비후보자가 보낸 선거운동정보를 리트위트(돌려보기)할 수도 없단다.
영화 <락앤롤 보트>는 정부가 로큰롤 라디오 방송을 금지시킨 1966년 영국의 이야기다. 자유롭게 방송을 하고픈 일당은 아예 북해 한복판에 배를 띄워서 전파를 날리고, 이들의 방송은 큰 인기를 얻는다. 다시 규제에 나선 정부는 광고를 금지시킨다. 그런데 이들이 국외광고를 받자 이번에는 해상상해법이란 걸 만들어 모든 해적방송을 금지시킨다. 트위터를 규제하려는 선관위의 행태가 바다를 상대로 검열을 펼치는 영화 속 영국 정부 같다. <락앤롤 보트>의 주인공들은 배가 전복될 위기에도 방송을 멈추지 않는다. 마음껏 말하고, 표현하려면… 그들처럼 목숨 걸고 해적이 되어야 하는 걸까?
ps 노회찬 대표의 트위터에 추천작을 물어봤다. 그는 “과도한 규제가 <트루먼 쇼>를 연상케 한다”고 쪽지를 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