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ynopsis 박 사장(박영규)은 아직도 10년 전의 상처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노마크 일당이 떠난 이후, 그의 주유소는 동네 폭주족들의 놀이터가 됐다. 복수를 다짐한 박 사장은 급기야 주먹깨나 쓰는 아이들을 아르바이트생으로 고용한다. 리더 격인 원펀치(지현우)는 센 주먹을 가졌고, 하이킥(조한선)은 언제나 발길질부터 해놓고 사태를 파악하는 전직 축구선수다. 주체 못하는 힘을 자랑하는 들배지기(문원주), 실제 실력보다 요란한 구라로 상대를 제압하는 야부리(정재훈)도 주유소의 보디가드다. 완벽한 준비태세를 갖췄지만, 문제는 월급도 제때 안 주는데다, 온갖 인권유린을 일삼는 박 사장이다. 참다 못한 원펀치 일당은 그에게 반기를 들고 주유소를 점령하려 든다.
이번에도 주유소는 다짜고짜 털린다. 과연 <주유소 습격사건>의 속편다운 오프닝이다. 전후 사정을 봐주지 않는 과격한 소동이 1편이 지닌 웃음의 원천이었으니 말이다. <귀신이 운다>와 <권순분 여사 납치사건>을 통해 웃음의 변화를 꾀했던 김상진 감독이 다시 ‘무데뽀’의 세계로 돌아왔다는 선언으로 보일 수도 있다. 어른들과의 화해를 꾀했던 최근작과 달리, <주유소 습격사건2>에서는 기성세대와의 대결을 통한 웃음을 기대하는 것도 당연하다.
1편의 구도는 무척 단순했다. 주유소를 점령한 일당이 재벌 2세부터 경찰까지 주유소를 찾는 다양한 사람들과의 만남을 통해 과거를 떠올리고, 그들을 조롱하고, 때로는 응징하면서 억눌린 감정을 토해냈다. 하지만 전편과 비슷한 상처를 지닌 인물들이 점령한 2편의 주유소에는 다른 양상의 소동이 벌어진다. 속편답게 인물들은 더 늘어났다. 주유소를 점령한 인물들뿐만 아니라, 교도소 이송 중 버스를 탈취한 탈주범과 원펀치 일당한테 진상을 부리다 봉변당한 신문기자 등 주유소로 향하는 인물들의 이야기도 포함됐다. 유머의 층위를 넓히겠다는 의도겠지만 웃음의 농도가 전편에 비해 더 진해졌다고 보기는 힘들다. 소동의 범위는 주유소 내부의 인물들로 한정되어 있는데, 캐릭터들이 서로 부딪치며 웃음이 우러나는 순간은 부족하다. 생각보다 몸이 먼저 앞서거나, 말을 더듬고, 허세를 부리는 등 조폭코미디식의 웃음코드를 이제 와서 즐기는 게 어색한 탓일 듯. 무엇보다 1편과 달리 주유소를 점령한 일당과 한편이 되어 소동을 만끽하기가 어렵다는 게 가장 큰 약점일 것이다. 4명의 일당이 지닌 상처에는 전편처럼 현실적인 공감이 가능한 설정도 있지만, 웃음을 강요하고자 애쓴 흔적도 역력하다. 1편 때는 당시 영화를 본 10대 관객의 모방범죄가 기사화되기도 했지만, 2편의 소동은 그만큼 부러워 보이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