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다 <아바타> 때문이다. <아바타>가 상영관을 거의 독점하다시피 한 관계로 단 3편의 영화만이 개봉한다. 그중 화제작은 단연 <나인>이다. 아무래도 ‘제2의 <시카고>’를 기대하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아시아 대표 여배우들이 영어로 연기한 <게이샤의 추억>(2005)도 놀라운 실험과 볼거리를 보여줬지만 사람들은 역시 <시카고>를 그리워했다. 그래서 <시카고>보다 무려 2배 이상으로 뮤지컬 영화사상 최대 제작비를 기록했다는 <나인>에 쏟아지는 관심은 크다.
<러브 매니지먼트>는 여러모로 제니퍼 애니스톤의 영화다. 크게 눈에 띄지 않지만 제니퍼 애니스톤은 최근 <말리와 나> <그는 당신에게 반하지 않았다> <러브 해펀스> 등 로맨틱코미디 장르에 부쩍 출연이 잦아지면서 제2의 전성기를 맞고 있다. 전편의 성공에 힘입은 <앨빈과 슈퍼밴드2>에서 앨빈, 사이먼, 테오도르는 이제 예절과 규율을 익히러 학교로 보내진다. 1편의 팀 힐 감독에 이어 <게스 후?>(2005) 등 코미디영화에 장기를 보여온 여성 감독 베티 토머스가 메가폰을 잡아 또 다른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이주의 대사
“Live today as if it may… become… your last!” -<나인>의 사라기나(퍼기)
‘오늘이 마치 마지막 날인 것처럼 살아라.’ <나인> 삽입곡 <Be Italian>의 가사이자 뮤지컬 <나인>은 물론 페데리코 펠리니의 <8과 1/2>(1963)의 가장 유명한 대사 중 하나. 어려서 귀도가 사랑했던 뒷골목 여인 사라기나의 절규이자 이탈리아인들의 열정을 그대로 대변하는 듯한 대사다. ‘블랙 아이드 피스’의 보컬 퍼기의 무대 또한 돋보인다. <나인>이 과거 이탈리아영화에 대한 경배라면 <8과 1/2>은 물론 <벤허> <클레오파트라> 등을 촬영하며 한때 세계에서 가장 번성했던 로마의 시네시타 스튜디오가 등장할 때의 감흥은 이루 말할 수 없다. <나인>을 보며 다시 <8과 1/2>이 보고 싶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