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은 유럽영화의 계절인가요. 10월21일 개막한 제10회 메가박스유럽영화제가 높은 점유율로 코엑스에서 상영을 마쳤다고 합니다. 매년 예매 전쟁에 가까운 상황이 전개되는 인기 영화제이긴 했는데요. 올해는 10월21일부터 25일까지의 상영 좌석점유율이 81.2%를 기록했다고 해요. 이는 지난해 전체 영화제 점유율 73.3%를 10% 가깝게 웃도는 수치입니다. <예언자> <애프터 러브> 등 칸영화제와 부산국제영화제를 통해 화제를 모은 작품들은 전회 매진이었다고 하고요, 로버트 패틴슨 주연의 <리틀 애시: 달리가 사랑한 그림>, 2009년 칸영화제 황금종려작 수상작인 <더 클래스> 등도 90%가 넘는 점유율을 기록했답니다. 영화제는 10월29일부터 11월1일까지 메가박스 동대문으로 장소를 옮겨 이어졌는데요, 역시 70%에 가까운 예매율을 보이며 성황을 이뤘다네요. 10회 성적으로 아주 만족스럽겠어요.
홍형숙 감독의 <경계도시2>가 제1회 DMZ다큐멘터리영화제에서 관객상을 수상했습니다. 재독철학자 송두율 교수의 삶을 다룬 이 작품은 “보수와 진보라는 이념의 경계에 선 지식인을 통해 비쳐지는 한국사회의 모습을 신랄하게 담아냈다”는 평가를 받았다고 합니다. DMZ다큐멘터리영화제의 국제경쟁부문 대상에는 “무겁고 어려운 테마를 밝게 표현해 테마를 선명하게 각인시킨” <반유대주의에 대한 보고서>가 선정됐으며, 석유회사의 착취와 나이지리아 정부와의 대립으로 희생되어가는 마을 주민들의 이야기를 그린 <나이지리아의 검은 진주>는 심사위원 특별상을 수상했습니다. 지난 10월22일부터 4박5일간 열린 이번 DMZ다큐멘터리영화제에서는 33개국의 다큐멘터리를 소개했으며 1만3천여명의 관객이 찾았다고 합니다.
지난 10월23일 서울행정법원 행정3부는 한국예술종합학교 황지우 전 총장이 낸 교수직위확인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을 내렸습니다. 황 전 총장은 지난 5월 한예종의 부당 감사에 항의하는 뜻으로 사직서를 제출했는데, 학교쪽은 교수직 복귀마저 거부했었습니다. 황 전 총장은 “교육공무원법에 의해 사직 다음날 교수로 임용된 것으로 봐야 한다”고 소송 이유를 밝혔고, 재판부는 “대학 교원으로 재직하다 학교장으로 임용된 다음 4년 임기를 마치지 못하고 중도사직한 경우까지, 사직 뒤 교원으로 임용된다”는 해석이 허용될 수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강의를 등지고 정치판에 뛰어들었다가 불미스런 일로 그만둔 다음 아무 일 없다는 듯 강단에 복귀하는 폴리페서들도 상당수인데요, 교수직에 대한 기준이 대단히 자의적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