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에도 블록버스터는 있다. 게다가 주인공은 영원한 ‘다이 하드’ 브루스 윌리스다. <써로게이트>는 그와 손잡은 조너선 모스토가 <터미네이터3: 라이즈 오브 더 머신>(2003)의 실패를 씻으려는 안간힘이다. <써로게이트>와 경쟁하는 화끈한 영화라면 단연 <게이머>다. 순수하게 전투 액션신의 물량과 화력만 비교하자면 <게이머>가 월등히 앞선다. 최근 <300> <어글리 트루스> 등을 통해 할리우드의 새로운 ‘마초 완소남’으로 떠오른 제라드 버틀러에 주목할 것. 비용 대비 최고의 수익률을 자랑해온 <파이널 데스티네이션>은 어느덧 4편까지 이르렀다. 완전 입체영화로 만들어진 것이 주목할 만한 지점. 멕시코영화 <벨라>는 서로의 상처를 보듬는 두 남녀의 잔잔한 멜로영화다. 여기까지가 <내 사랑 내 곁에> <불꽃처럼 나비처럼> <페임> 등과 경쟁할 ‘추석 프로’이며 이후 개봉하는 영화들로는 남자들의 새로운 ‘완소녀’로 떠오른 고원원과 정우성 주연의 <호우시절>, 오다 에리카의 매력이 돋보이는 ‘다 큰 여자들’의 성장영화 <다 큰 여자들>이 있다. <헬로우 마이 러브>는 이번호 ‘must see', <푸른 강은 흘러라>는 강미자 감독 인터뷰를 참조할 것.
이주의 대사
“이야기할 상대가 필요한가요?” <벨라>에서 호세가 니나에게
몇 차례의 지각을 이유로 식당에서 해고당하게 된 니나에게, 그 식당의 주방장이자 뜻하지 않은 사고로 축구선수의 꿈을 접을 수밖에 없었던 사연을 지닌 호세가 말을 건넨다. 토론토국제영화제에서 관객상을 수상한 <벨라>(2006)는 서로의 상처를 치유하는 고독한 사람들의 이야기다. 명절 때 더욱 외로움을 타는 사람들에게 추천할 만한 영화다. 말을 많이 하는 것만으로도 고독을 이겨낼 수만 있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