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글리 트루스>와 <S러버>는 현재 할리우드 로맨틱코미디의 서로 다른 두 얼굴이다. <300>(2007) 한 편만으로 ‘마초’의 대명사가 된 <어글리 트루스>의 제라드 버틀러는 이제껏 로맨틱 코미디에서 보기 힘들었던 터프가이다. 반면, 귀여운 외모와 뛰어난 매너로 남다른 스타일을 갖춘 <S러버>의 애시튼 커처는 수많은 여자들이 순식간에 빠져드는 타고난 매력의 소유자다. 또 다른 두 남자도 있다. <그녀에게>(2002)의 남자 간호사 베니그노(하비에르 카마라)를 기억하는 사람들이라면 <산타렐라 패밀리>의 레스토랑 경영주로 등장한 그의 모습이 반가울 것이고, <다크 나이트> <퍼블릭 에너미> 등 최근의 크리스천 베일을 기억하는 사람들이라면 그의 2005년작 <하쉬 타임>이 무척 낯설게 느껴질 것이다.
공히 낯설지만 또 너무 다른 성격의 두 영화 <파이어프루프: 사랑의 도전>과 <섹스 드라이브>는 각각 행복한 결혼생활을 위한 충고와 10대 사춘기 소년들의 ‘몽정기’를 그리고 있다. 한편, 100년 전으로 날아간 휴대폰 이야기 <미래를 걷는 소녀>는 <시월애>와 <동감>의 일본식 변형이며, 두 쿠바 청년 음악인의 이야기 <하바나 블루스>는 음악만으로도 즐겁다.
이주의 대사
“지금까지 많은 사람들을 배신했어. 하지만 음악만은 안돼. 그건 내가 가진 유일한 거니까.” - <하바나 블루스>에서 루이(알베르토 요엘)
‘음악의 섬 쿠바’가 주는 매력을 무엇으로 다 설명할 수 있나. 쿠바인들에게 음악은 생활 그 자체이자 고통을 잊게 해주는 삶의 원동력이었다. 삶의 깊이가 배어든 그 음악만으로도 여러 스토리를 만들어낼 수 있다. <하바나 블루스> 또한 여러 가지를 생각나게 한다. <부에나비스타 소셜클럽> 할아버지들의 옛날 옛적 이야기로 받아들여도 좋고, 최근에 미국으로 떠나간 한 청년의 못다 이룬 꿈과 겹쳐져도 좋다. 음악만이 그들을 치유하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