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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렸다! 애니 good판
이화정 2009-09-16

인디애니페스트 2009, 9월17일부터 22일까지 남산 애니메이션센터에서

<마스터피스>

<더 웨이>

‘독립애니메이션만으로 축제를 만들 수 있을까?’ 다양한 독립애니메이션이 부족한 국내 현실, 걱정 반 의미 반으로 시작된 행사가 어느덧 5회를 맞이했다. 이젠 작품의 질과 재미를 추구할 수 있는 완연한 축제다. 인디애니페스트 2009가 9월17일부터 22일까지 남산 애니메이션센터에서 열린다. 슬로건부터 기획의도가 고스란히 담긴다. ‘열렸다! 애니 good판.’ 판을 벌인 사람뿐 아니라, 판을 구경하던 사람까지도 어느새 함께 어우러질 수 있는 굿판. 한국 애니메이션의 가능성이 모조리 담긴 꽤 고무적인 판이다.

개막작으로는 창작물을 만들려는 아티스트의 갈등을 시각적으로 표현한 최원재 감독의 <마스터피스>가 상영된다. 사물과 드로잉을 혼합했던 전작 <2D or Not 2D>로 주목받은 최원재 감독은 <마스터피스>에서 픽실레이션(스톱모션)과 점토애니메이션을 혼합한 방식의 애니메이션이라는 독특한 시도를 감행한다. 경쟁부문의 수상작을 모아 상영하는 폐막작은 지난해 그대로다. 올해는 워크숍을 통해 제작된 작품도 상영할 예정이니, 폐막까지 관심을 놓치지 말아야 한다.

인디애니페스트의 꽃, 경쟁부문은 총 두 섹션으로 구성된다. 일반부문, 학생부문으로 ‘경쟁’에 주안점을 두었던 기존 행사와 달리 올해부터 ‘독립비행’, ‘새벽비행’, ‘무지개 극장’의 순화된 표현의 섹션명으로, 작품 하나하나에 애정을 놓치지 않는다. 전문 애니메이션 감독들의 작품을 모은 ‘독립비행’ 섹션에선 총 20편의 작품이 상영된다. 디지털 시대, 한국 민화의 존재에 대해 고민한 50대 신인감독 전영식의 <더 웨이>, 주인공의 내레이션과 여자친구와의 통화만으로 88만원 세대의 현실을 적나라하게 기술한 김일현 감독의 신작 <88만원>, 순정만화에나 나올 법한 이미지의 주인공들이 펼치는 명랑만화, 박지연 감독의 <로코코 퀴즈쇼>, 전통놀이에 사용된 목인의 이미지를 스톱모션애니메이션으로 표현한 김진만 감독의 <그믈> 등이 주목할 만하다.

‘독립비행’ 섹션의 작품들이 세련되고 유려한 표현방식, 다양한 스토리로 볼거리를 제공한다면 애니메이션을 공부하는 학생들의 작품으로 구성된 ‘새벽비행’ 섹션의 작품들은 좀더 독특한 아이디어에 주목해야 한다. 네 사람의 상상이 만들어내는 즉흥 연주 혹은 시, 홍가람 외 4인의 감독이 연출한 <블라인드>, 시각장애인의 촉각을 느끼는 듯 클레이애니메이션과 2D 기법을 함께 활용한 김영근, 김예영 감독의 <산책가>가 돋보인다. 비경쟁 초청분야 중 ‘국내 스페셜’ 섹션에서는 한국 애니메이션의 고전 <홍길동>이 상영된다. 1967년 제작된 한국 최초의 컬러 장편애니메이션인 <홍길동>은 실종 상태였던 필름 프린트를 개봉 40여년 만인 지난해에야 복원한 의미있는 작품이다. 판권문제 등으로 스크린으로 볼 수 있는 마지막 기회가 될 수도 있다는 영화제쪽의 전언이 있으니 놓치지 말고 챙겨봐야겠다.

특히 올해는 관객이 함께 참여할 수 있는 워크숍이 풍성하다. ‘아시아&유로 스페셜’ 섹션에서 일본 애니메이션 창작집단 도치카의 <피카피카 프로젝트>를 비롯해 독일 슈테판 플린트 뮐러 감독의 대표작을 볼 수 있는 행운과 동시에 이들과 함께 픽실레이션 기법을 활용, 작품을 만들 수 있는 체험의 장도 마련된다. 다양한 행사도 마련된다. 스케치, 원화, 촬영 소품 등 애니메이션 제작과정을 총망라한 ‘Beyond Screen-상영작 전시’, 네이버 미션 페이지를 통해 공모한 ‘날애니공모전 2009 오프라인 상영’, 감독이 손수 만든 DVD, 작품 관련 상품을 관객에게 직접 선보이고 판매하는 ‘인디애니페스트 2009 프리마켓’ 등이 준비된다. 상영시간 및 자세한 일정은 인디애니페스트 공식 홈페이지(www.ianifest.org)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