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스트 로맨틱코미디 스무편을 뽑았다. 다만 1977년 <애니홀> 이후를 기점으로 잡은 ‘현대적 로맨틱코미디’에만 리스트를 한정했다. <해롤드와 모드>(1971), <모퉁이 서점>(1940), <뜨거운 것이 좋아>(1959), 무엇보다도 <필라델피아 스토리>(1940) 같은 훌륭한 클래식 로맨틱코미디들을 제외하는 게 가슴 아프긴 하다. 하지만 클래식 로맨틱코미디와 현대적 로맨틱코미디는 어느 정도 다른 장르라고 보는 것이 더 나을 것이다.
1. 내 남자친구의 결혼식 My Best Friend’s Wedding
아무리 생각해도 그렇다. <내 남자친구의 결혼식>은 유독 국내에서만은 비평적으로 응당 받아야 할 찬사를 충분히 받지 못한 편이다. ‘줄리아 로버츠의 로맨틱코미디’에 대한 편견으로 이 영화를 놓친 관객이라면 다시 한번 DVD를 감아볼 필요가 있다. <내 남자친구의 결혼식>의 매력은 장르의 관습 속에 머물면서도 단 한순간도 관습적으로 흘러가지 않는 마술 같은 플롯과 캐릭터다. 보통의 로맨틱코미디라면 관객은 남자를 빼앗긴 줄리안(줄리아 로버츠)의 처지를 동정해야만 한다. 그러나 카메론 디아즈가 연기하는 머리 나쁜 금발의 상속녀 역시 도저히 미워할 수 없는 캐릭터다. P. J. 호건은 두 여성 캐릭터 어디에도 무게중심을 두지 않거나 혹은 모두에게 무게중심을 두는 것으로 ‘인생의 선택’에 대한 우화를 완성한다. 특히 마지막 장면은 장르에서 흔히 찾아보기 힘든 다층적 페이소스로 가득하다. 줄리안의 시도는 실패한다. 결국 남자친구는 키미와 결혼한다. 결혼식장에서 슬퍼하던 줄리안은 게이 친구 조지(루퍼트 에버렛)와 백만불짜리 미소를 지으며 춤을 춘다. “서로 결혼하지 않고 섹스하지 않는다고 춤까지 멈춰서는 안돼.” 비평가 앤드루 새리스는 이 영화를 감히 에릭 로메르의 영화와 비견했다. 당연하다. <내 남자친구의 결혼식>은 할리우드 상업영화가 낳은 가장 훌륭한 로맨틱코미디다. 먼 훗날에는 분명 클래식으로 평가받게 될 거다.
2. 애니홀 Annie Hall
70년대 미국 영화계의 최고 걸작 중 하나인 <애니홀>은 슬랩스틱 개그로 시작한 우디 앨런의 재능이 전혀 다른 차원으로 발전한 첫 작품이다. 누구 말마따나 프로이트, 베리만과 장 뤽 고다르가 합심해서 만든 듯한 코미디영화라고 할까. <애니홀>이 이 리스트에 올라 있는 것 자체가 불만인 사람도 있을 거다. 하지만 우디 앨런의 이 신경증적인 걸작처럼 로맨틱하고 코미디한 영화를 어디서 또 찾겠는가. <애니홀>이 이후 관습적인 로맨틱코미디의 세계에 커다란 영향력을 끼쳤다는 사실도 잊지 말자. 주드 애파토우의 <40살까지 못해 본 남자>나 해럴드 래미스의 <사랑의 블랙홀> 역시 우디 앨런의 영화가 아니었다면 나오기 힘들었을지 모른다. 1977년 오스카 최우수작품상, 감독상, 각본상, 여우주연상을 휩쓸었다. 나태한 오스카의 가장 현명한 선택 중 하나였다.
3. 해리가 샐리를 만났을 때 When Harry Met Sally
남자와 여자가 친구가 될 수 있을까? 지금이야 해묵은 질문이지만 20년 전만 해도 꽤 도발적인 물음이었다. 해리와 샐리가 10분 넘게 설전을 벌일 정도로 말이다. <해리가 샐리를 만났을 때>는 1990년대 연애담에 많은 아이디어를 제공한 영화다. 우정과 사랑 사이에서 고민하는 두 주인공의 모습, 끊임없이 애정을 확인하는 샐리 캐릭터는 이후 많은 연애물에서 수차례 반복됐다. 노년 커플들의 회상신을 삽입하며 이야기를 진행하는 구성은 다소 촌스럽게 느껴지지만 긴 시간을 함께하며 몸으로 부딪히고 느끼는 두 주인공의 사랑 혹은 우정은 여전히 그럴싸하다. 그리고 무엇보다 멕 라이언의 달콤한 미소로 가득한 장면들은 이 영화의 백미다.
4. 핑크빛 연인 Pretty in Pink
한편은 이 리스트에 들어가야만 했다. 문제는 그 많은 존 휴스의 브랫팩 틴에이지 로맨스 중 뭘 골라야 하냐는 거다. 고민 끝에 고른 게 (아마도 가장 로맨틱코미디적이라 할 만한) 몰리 링월드의 <핑크빛 연인>이다. 얼마 전 세상을 떠난 존 휴스가 각본을 쓴 이 영화는 가난한 고등학생 소녀와 부잣집 소년, 가난한 소년의 삼각관계를 통해 청춘의 풋사랑과 자본주의적 계급관계의 아픔을 이야기한다. 아직도 OMD의 주제곡 <If You Leave>만 들으면 몰리 링월드가 되어 핑크 드레스를 입고 춤추고 싶은 386세대 독자들 분명 있을 거다.
5. 시애틀의 잠 못 이루는 밤 Sleepless in Seattle
라디오 방송과 테디 베어가 삐죽 나온 백팩. <시애틀의 잠 못 이루는 밤>을 떠올리면 이 두 가지가 먼저 생각난다. 얼굴도 보지 못한 사람에게 끌림을 느끼고 장난 같은 운명에 몸을 내맡기는 용기는 모두 사소한 매개체를 통해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세상을 떠난 엄마를 그리워하는 아들의 편지와, 그 마음에 연정을 느끼는 여자의 감정. 마술 같은 사랑은 시카고와 볼티모어 사이의 거리도 초월한다. 캐리 그랜트와 데보라 카의 <어페어 투 리멤버>를 인용한 엠파이어 빌딩에서의 첫 만남 장면은 지금 봐도 아찔하다.
6. 환상의 커플 Overboard
한예슬과 오지호가 주연한 MBC 드라마 <환상의 커플>의 오리지널. 초호화 여객선을 소유한 백만장자 부인이 기억상실증에 걸린 뒤 무례하게 굴었던 목수에게 속아 평민 생활을 한다는 이야기다. <환상의 커플>은 수많은 ‘마님 개과천선형’ 로맨틱코미디의 원형을 제공했을뿐더러 현재는 미국 문화계의 상징적인 아이콘 중 하나로 자리잡았다. 이후 게리 마셜 감독은 <귀여운 여인> <프린세스 브라이드>를 통해 로맨틱코미디계의 대표주자로 한동안 군림한다. 케이트 허드슨의 엄마인 골디 혼의 매력이 절정에 달한 작품. 물론, 형만한 아우 없고 엄마만한 딸 없다.
7. 노팅힐 Notting Hill
이 영화 때문에 노팅힐을 찾은 사람이 많았다. 한창 유럽 여행에 바빴던 대학생들은 베낭을 메고 올랐고 영화를 보며 군침을 흘렸던 청춘남녀는 혹시나 하는 마음을 품고 비행기표를 끊었다. 톱 여배우와 책방 주인의 사랑이 펼쳐질 것 같은 곳. 동화 같은 사랑은 없어도 확실히 노팅힐의 주말 시장은 다채로운 만남이 많아 보였다. 가볍게 들어간 가게에서 누군가가 당신의 옷에 오렌지 주스를 쏟는다면. 영화를 본 지 10년이 지났어도 왠지 들려올 것 같다. “제 아파트로 가시죠. 다른 옷을 드릴게요.” 이 대사가 말이다.
8. 사랑의 블랙홀 Groundhog Day
<사랑의 블랙홀>은 개봉한 지 어언 20여년이 다 되어가지만 여전히 대중적인 인기를 잃어버리지 않고 있다. 같은 날이 반복된다는 해럴드 래미스 각본의 위트있는 설정 덕분이다. 남겨진 삶에 최선을 다하는 순간 영원히 반복되는 시간의 덫을 벗어날 수 있다는 결말이 좀 진부하긴 하지만 빌 머레이의 시니컬한 매력이 약점을 상쇄한다. 90년대 초 로맨틱코미디 전성시대의 절정이자 빌 머레이식 코미디의 완성판. 혹은 로맨틱코미디 장르를 뛰어넘는 인생의 우화. 한국어 제목이 썩 괜찮은 드문 영화이기도 하다.
9. 프리티 우먼 Pretty Woman
알고도 빠진다. 그게 사랑이다. 그리고 그게 할리우드 로맨틱코미디다. 백마 탄 왕자와 몸 파는 여자의 만남 그리고 사랑을 그린 <프리티 우먼>은 줄리아 로버츠에게 할리우드 여왕의 왕관을 씌어준 작품이다. 현실감 제로인 것 같은 스토리지만 당시 트렌드를 재빠르게 잡아 적당히 버무리고 팝하게 터뜨린 영화는 1990년 미국 개봉 당시 4억6천만달러가 넘는 흥행 성적을 거뒀다. 이 숫자는 로맨틱코미디 장르 역사상 톱5 안에 들어간다. 로이 오비슨의 <오! 프리티 우먼>과 줄리아 로버츠의 목욕탕 춤장면은 로맨틱코미디 장르의 트레이드신 아닌가.
10. 당신이 잠든 사이에 While You Were Sleeping
“어차피 나는 혼자예요.” 쓸쓸히 내뱉던 외로움이 찡하게 다가왔던 순간을 잊지 못한다. 초등학생 시절 크리스마스 시즌의 영화가 <나홀로 집에> 시리즈였다면 중학교에 들어와서 3년 내내 <당신이 잠든 사이에>를 봤다. 1달러50센트짜리 토큰만 받으며 재미없게 살던 여자 루시가 한 남자를 기적적으로 구해주며 새로운 인연과 만난다는 이야기는 진부해도 절절했다. 사실 연애에 대한 꿈은 고독을 누일 자리를 찾으려는 마음과 같으니까. 세상 일은 계획대로 되는 게 없다는 루시 부친의 말은 솔직히 우리 맘속 깊이 숨겨 있는 바람일지 모른다.
11. 사고친 후에 Knocked Up
주드 애파토우의 영화가 코미디긴 하지만 로맨틱한가? 물론이다. 로맨틱하다. 다만 주드 애파토우의 캐릭터들이 전형적인 로맨틱코미디의 관습에 속한 인물들이 아니기 때문에 좀 달라 보일 따름이다(다시 말하자면 ‘루저들의 로맨틱코미디’라고 할 수 있겠다). 첫 주연을 맡은 세스 로건과 캐서린 헤이글의 연기 역시 미묘하고 현실적인 뉘앙스로 가득한 이 영화는 국내 개봉 없이 DVD로만 출시됐다. 이걸 놓친다면 21세기 가장 ‘새로운’ 로맨틱코미디를 놓치는 거다. <40살까지 못해 본 남자> 역시 빼놓지 말자.
12. 네번의 결혼식과 한번의 장례식 Four Weddings and a Funeral
이건 어른들의 이야기다. 아빠 손 잡고 가는 결혼식 말고 자기 이름 적은 봉투 내고 식장을 찾아본 사람이 공감할 수 있는, 그런 드라마 말이다. 인생의 한 포인트를 지나며, 혹은 누군가의 그 포인트를 지켜보며 깨닫는 인생 이야기는 가볍게 뿌리칠 수 없는 힘이 있다. 휴 그랜트가 세번의 결혼식과 한번의 장례식을 다녀오면서, 그리고 자신의 첫 결혼식을 올리면서 얻는 사랑과 결혼에 대한 결론은 이제 막 어린 티를 벗은 청춘에게 쓰리게 다가온다. 예상외의 흥행을 한 이 영국산 로맨틱코미디는 미국에서도 좋은 성적을 내며 2억달러 이상의 수익을 거둬들였다.
13. 문스트럭 Moonstruck
노먼 주이슨의 로맨티스트적인 면모가 절정에 달한 영화. 30대 과부 셰어와 약혼자의 동생 니콜라스 케이지가 오로지 보름달의 마력 때문에 사랑에 빠진다는 내용의 <문스트럭>은 처음부터 끝까지 푸치니의 <라보엠> 선율에 기분좋게 넘실댄다. 가수 출신 셰어는 이 작품으로 그해 최우수 오스카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다(사람들을 기겁하게 만들었던 레드카펫 드레스가 아주 유명하다). 노먼 주이슨은 이후 마리사 토메이와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주연의 로맨틱코미디 <온리 유>를 만들었다. 소문만큼 나쁘진 않다.
14. 사랑도 리콜이 되나요? High Fidelity
레코드 가게나 비디오 렌털 숍은 테이프를 고르는 옆 사람의 손끝이 은근히 신경 쓰이는 곳이다. 묘한 긴장도 흐른다. 잘하면 상대를 알 것 같고, 혹은 내 마음도 열어 보일 것 같다. <사랑도 리콜이 되나요?>의 챔피언십 비닐도 그렇다. 손님으로서도 꼭 갖고 싶은 가게다. 고집스런 주인 롭 고든(존 쿠색)이 외모부터 성격까지 판이한 두 친구 딕, 배리(잭 블랙)와 어울리듯 싸우듯 시간을 보냈던 곳. 롭이 실연을 치유할 수 있었던 것도 챔피언십 비닐의 힘이다. 닉 혼비의 동명 소설을 느슨하게 기초해 만든 이 영화는 닉 혼비에게도 호평을 받았다.
15. 투씨 Tootsie
<투씨>가 창조해낸 할리우드 코미디계의 서브 장르가 하나 있다. ‘여장남자 코미디’ 말이다. 마릴린 먼로 주연의 <뜨거운 것이 좋아>라는 원조가 존재하긴 하지만, 남자배우가 여자를 연기하는 상업코미디영화가 본격적으로 만들어지기 시작한 건 <투씨> 덕분이었을 거다. 더스틴 호프먼의 여장 연기는 지금 다시 봐도 <미세스 다웃파이어>의 로빈 윌리엄스가 연기학원 초급생으로 보일 만큼 혀를 내두르게 만든다. 호프먼은 83년 오스카에서 남우주연상을 <간디>의 벤 킹슬리에게 내줬다. 말이 되냐고요.
16. 제리 맥과이어 Jerry Maguire
이 영화는 로맨틱코미디 역사상 가장 유명한 작업 멘트 중 하나를 남겼다. 르네 젤위거가 톰 크루즈에게 던지는 “You had me at ‘hello’” 말이다. 해석하자면 “첫눈에 반했었어요”다. 혹자는 영화사상 가장 느끼한 작업 멘트라고도 하던데, 여하튼 <제리 맥과이어>는 카메론 크로의 덜 자란 소년 같은 감성이 주류 할리우드식 각본과 멋지게 맞아떨어진 영화다. 사실 이 자리에 카메론 크로의 데뷔작인 <금지된 사랑>(Say Anything, 1989)을 넣을까 하다가 관뒀다. 그 영화는 로맨틱코미디라기엔 지나치게 가슴이 아프다.
17. 나의 그리스식 웨딩 My Big Fat Greek Wedding
문화 충돌이 로맨틱코미디의 주요 모티브인 건 전혀 새로울 게 없는 얘기지만 <나의 그리스식 웨딩>은 이를 미국과 그리스의 충돌로 설정하면서 왁자지껄한 드라마를 끌어냈다. 그리스의 전통 문화를 고집하는 가정에서 불만스럽게 살아왔던 여자 툴라(니아 바르달로스)가 미국인 남자 이안(존 코베트)을 만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는 사고방식, 가치관 차이 정도의 충돌이 아니다. 서로의 이름조차 제대로 발음하지 못하는 소동이 쌓이고 쌓이면서 간신히 로맨틱한 결합이 이뤄진다. 단 한 차례도 1위를 하지 못했지만 기록적인 장기 상영으로 3억6천만달러가 넘는 흥행 수익을 냈다.
18. 뮤리엘의 웨딩 Muriel’s Wedding
성공이 최고의 복수라고 했나. 뮤리엘의 2막을 보는 건 신이 났다. 아바 음악에 빠져 살지만 친구도 애인도 없는 뚱보 뮤리엘은 부케를 받고도 결혼을 하지 못하는 여자다. 데이트 한번 해본 적 없으니 처량한 신세를 부정하지도 못한다. 그녀가 시드니에 정착해 제2의 삶을 시작하면서 변화가 생긴다. 가게에 오는 손님에게 데이트 신청도 받고 남자와의 첫 키스도 경험한다. 토니 콜렛이 무려 15kg을 찌워서 출연한 이 영화는 미운 오리의 판타지로 시작하지만 끝내 행복한 삶에 대한 묵직한 메시지 하나를 남긴다. 유쾌한 삶은 좋다. 하지만 모든 행복은 거짓없는 프라이드에서 온다고. 청춘을 위한 지침서가 있다면 꼭 챙겨넣어야 할 영화다.
19. 내가 사랑한 사람 The Object of My Affection
<프렌즈>가 차츰 인기를 모아가던 1998년에 제니퍼 애니스톤은 첫 번째 로맨틱코미디 주연작을 내놨다. 역할은 경쟁 시트콤 <윌 & 그레이스>의 그레이스를 비극의 히로인으로 만든 듯한, 게이 룸메이트와 사랑에 빠져 괴로워하는 유대인 여자다. <조지왕의 광기>와 <크루서블>의 니콜라스 하이트너 감독은 이 전형적인 게이-스트레이트 러브 스토리에 현명함과 나이듦의 상관관계에 속깊은 우화를 첨가해낸다. 니콜라스 하이트너나 제니퍼 애니스톤의 팬들에게조차 잘 알려지지 않은 숨은 보석.
20. 브리짓 존스의 일기 Bridget Jones’s Diary
다소 시들시들해진 속편은 보기 안쓰러웠지만 1편만큼은 유쾌하고 시원했다. 브리짓이야말로 30대 싱글 여성 캐릭터의 원조가 아닐까. 삼순이도 여기에 밑지는 게 많다. 애인은 물론 친구도 얼마 없어 홀로 죽어 방치되는 게 두려운 브리짓에게 두 남자가 찾아온다. 한명은 매력적인 회사 보스 다니엘이고, 다른 한명은 어릴 때 학급 친구였지만 지금은 마주치고 싶지 않은 다아시. 신데렐라 판타지와 소꿉친구 클리셰를 양축으로 리듬감 좋은 드라마를 뽑아낸 이 영화는 워킹 타이틀의 크레딧을 주목하게 했던 작품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