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기의 성과와 한계를 돌아보고 현 4기의 과제를 말한다
DJ가 영화인들과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손잡았던 1997년, 영화진흥위원회는 한국영화의 ‘가능성’을 일컫는 말이었다. 원로영화인들이 뿔나서 홍릉을 공격하던 1999년, 영화진흥위원회는 한국영화계가 청산하지 못한 ‘갈등’의 다른 말로 여겨지기도 했다. <와이키키 브라더스> <라이방> <나비> <고양이를 부탁해> 등이 줄줄이 극장가에서 참패했던 2001년, 영화진흥위원회는 ‘다른’ 한국영화의 존재를 깨달았다. <실미도> <태극기 휘날리며>가 불가능한 1천만명 관객 고지를 넘어섰던 2004년, 영화진흥위원회는 박수를 보내면서도 당혹감을 느꼈다. 돈줄이 막혀 제작사들이 고사 직전에 내몰렸던 2007년, 영화진흥위원회는 새로운 패러다임의 필요성을 절감했다.
영화진흥위원회가 태어난 지 10년이 됐다. 보수의 망령이 문화계를 옥죄는 2009년, 소통 대신 독단을 택한 4기 영화진흥위원회를 영화계는 평가할까. 1999년 5월28일 민간 주도의 진흥기구 형태로 태어나 한국영화산업의 성장을 뒷받침했던 영화진흥위원회의 지난 궤적을 돌아보고,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영화진흥위원회의 숙제들을 덧붙였다. 맨 마지막 4기 영화진흥위원회에 보내는 조언은 실은 영화계 전체가 관심을 가져야 할 사안들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