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우리가 행복할 차례다.
연변 처녀를 짝사랑하는 노총각 ‘해곤’ 틈만 나면 베트남 참전용사인 ‘삼촌’ 자랑으로 주변 사람들을 피곤하게 만드는 ‘학락’ 유일한 대졸 출신으로 국내 뉴스는 믿을 수 없어 CNN 뉴스만 듣는다고 자랑하는 ‘준형’그들은 각기 다른 과거를 가지고 있지만 현재는 30대 후반에 접어든 별 볼일 없는 ‘택시 운짱’이다. 셋은 걸핏하면 티격태격 다투지만 뒤돌아서면 언제 그랬냐는 듯 매일 한 세트처럼 어울려 다닐 정도로 죽이 잘맞는다.
답답한 현실 속에서 이들 세 사람이 누리는 유일한 낙은 호프집에서 얼큰하게 술 한잔 걸치며 농담을 주고받는 것. 항상 셋의 술자리는 시시껄렁한 농담과 쓸데없는 잡담 일색이지만 그것을 통해 팍팍한 현실의 괴로움을 잠시나마 잊는다.
그러던 중, 이들에게 농담 섞인 푸념만으로는 넘길 수 없는 각기 다른 고민거리가 생긴다. 해곤이 좋아하는 연변처녀 미령은 300만원의 빚이 빌미가 되어 칠십 노인에게 시집을 가게 생겼고, 두 번이나 이혼을 한 준형의 형은 또다시 결혼을 하겠다며 준형에게 막무가내로 전세집을 요구한다. 그리고 학락은 아무도 몰래 키워 온 18살 딸의 유학비를 마련하지 못해 전전긍긍이다.
설상가상으로 이들은 회사 상무에게 빌려준 돈까지 모두 떼이고 만다. 절망에 빠진 세 사람. 고민 끝에 자신들이 처한 답답한 현실을 바꿀 수 있는 유일한 해결책은 ‘돈’이라는 결론을 내리고 마지막 승부수를 띄운다. 방바닥에 억대의 현금을 깔아 놓고 산다는 동네 할머니 집을 털기로 작정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