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회 EBS국제다큐멘터리페스티벌(EIDF 2008, www.eidf.org)이 9월22일부터 28일까지 EBS 방송 채널을 통해 TV 앞의 관객을 맞이한다. ‘차이와 다양성을 넘어(Colors 360°)’를 주제로 총 21개국 43편의 다큐멘터리가 상영되는 이번 페스티벌은 EBS 방송 채널 상영과 EBS Space, 아트하우스 모모에서의 오프라인 상영이 함께 이루어진다.
총상금 2만5천달러가 걸려 있는 경쟁부문 ‘페스티벌 초이스’에서는 12개국 12작품을 만나볼 수 있으며, 아트하우스 모모에서의 상영 뒤 감독과의 대화도 마련되어 있다. ‘페스티벌 초이스’ 외에도 ‘아카데미 수상작 특별전’, ‘거장의 눈’, ‘다큐, 라틴을 열다’, ‘시선, 차이 혹은 다름’, ‘다시 보는 EIDF2007’ 등 총 6개 섹션으로 나뉘어 선보일 예정이다. 특히 제5회 EIDF의 개막작이기도 한 베르너 헤어초크의 <세상 끝과의 조우>를 비롯해 쌍방향 체험 다큐멘터리 <임메모리>(IMMEMORY)의 감독 크리스 마커의 작품들이 선보일 ‘거장의 눈’과 라틴음악의 흥겨운 리듬 혹은 열정적인 리듬의 축구로 대표되는 대륙 남아메리카, 그 이면에 숨겨진 굴곡진 삶을 다양한 주제의 다큐멘터리를 통해 만날 수 있는 ‘다큐, 라틴을 열다’, 아카데미의 최고의 다큐멘터리 부문 수상작들을 한데 모은 ‘아카데미 수상작 특별전’은 올해 신설된 섹션들이다.
마찬가지로 올해 처음 선보이는 ‘디렉터 클래스’도 눈여겨볼 만하다. 페스티벌 초이스에 선정된 감독들에게 다큐멘터리의 최신 경향과 그들의 노하우를 전해 듣는 디렉터 클래스에는 <벽 안의 아이들>의 감독 알렉산드라 베스트마이어의 ‘성공적인 작품구성법’, <예술가와 수단 쌍둥이>의 감독 피에트라 브렛켈리의 ‘편집에의 제안’, <붉은 경쟁>의 감독 간차오의 ‘성공적인 제작비 확보전략’, <가미가제 이야기>의 감독 리사 모리모토의 ‘성공적인 인터뷰전략’ 등이 준비되어 있다. 뿐만 아니라 <개미 군단>으로 유명한 일본 감독 이케야 가오루, 뉴욕대 영화과 교수인 크리스틴 초이, 마르세이유 대학 교수 앙투안 코폴라의 마스터 클래스와 다큐멘터리의 발전을 위한 EIDF2008 포럼 또한 마련되어 다큐멘터리 제작에 관심있는 모든 이들의 궁금증과 호기심을 풀어줄 예정이다.
EBS국제다큐멘터리페스티벌 추천작 3
<벽 안의 아이들> 알렉산드라 베스트마이어/ 독일/ 2007년/ 86분 방송 9월25일(목) 오후 7시55분/ 상영 EBS Space 9월23일(화) 오후 3시20분, 아트하우스 모모 9월24일(수) 오후 4시40분 9월28일(일) 오후 8시45분
단순한 절도에서부터 살인까지 여러 이유로 형을 선고받은 10대 초반의 아이들이 수감되어 있는 러시아의 한 소년원. <벽 안의 아이들>은 그곳에 수감된 아이들의 인터뷰를 중심으로 진행된다. 가족을 그리워하며 눈물을 보이기도 하지만 대체적으로 무덤덤하게 자신의 이야기를 해나가는 아이들. 감독은 그런 아이들의 단순한 일상과 인터뷰를 번갈아가며 보여줄 뿐이다. 하지만 어두운 가족사와 잔인할 수도 있는 범행 현실을 태연하게 이야기하는 아이들의 담담한 얼굴은 우리에게 질문한다. 지금 당신들이 믿고 있는 인간의 본성과 선과 악에 대한 개념은 진실이냐고.
<히어 앤 나우> 아이린 테일러 브로드스키/ 미국/ 2007년/ 84분 방송 9월22일(월) 오후 7시55분/ 상영 EBS Space 9월25일(목) 오전 10시, 아트하우스 모모 9월26일(금) 오전 11시 9월27일(토) 오전 10시30분
65년 동안 침묵 속에 살아온 노부부의 이야기. 달팽이관 이식수술을 받기로 결심한 청각장애인 부부의 ‘소리 속으로의 여정’을 이들의 딸인 감독이 고요하게 담아낸다. 수술 뒤 이들 부부에게는 변기 물 내리는 소리, 전등 불 켜는 소리와 같은 아주 사소한 소리들이 환희로 다가온다. 하지만 세상의 모든 소리가 기쁨으로 치환되는 것은 아니다. 65년 동안 듣지 못했던 소리에는 기대하지 않았던 수많은 소음들이 뒤섞여 있으며, 타인들과의 단절감은 여전히 존재한다.
<붉은 경쟁> 간차오/ 중국, 독일/ 2008년/ 70분 방송 9월25일(목) 오후 1시40분/ 상영 EBS Space 9월24일(수) 오후 4시40분, 10월1일(수) 오후 12시30분
중국 상하이에 있는 루완 청소년 체육학교의 아이들은 이제 겨우 예닐곱살, 한창 친구들과 뛰어놀며 실컷 군것질을 할 나이다. 하지만 그들은 혹독한 훈련과 식사 조절을 하며 매일매일을 체조와 함께 보낸다. 그 나이에 감당하기 힘든 강도의 훈련에 눈물을 흘리면서도 아이들 중 그 누구도 그만두고 싶다는 말은 꺼내지 않는다. “꼭 금메달을 따서 엄마, 아빠한테 집을 사줄” 거라는 한 아이의 말처럼 어려운 환경의 그들에게는 금메달만이 다른 인생을 열어줄 유일한 희망이다. 평균대에 매달려 눈물을 닦는 아이들의 모습은 보는 이들에게는 단순한 쾌감을 안겨주는 올림픽에서의 승리가 그들에게는 어떤 의미인지, 또 어떤 가치를 가지는지 생각해보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