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초반의 동거남 찾습니다.” “20대 청춘을 구합니다.” 6월25일 오후 7시 홍대 근처의 클럽 프리버드에선 배우를 찾는 감독들과 영화를 찾는 배우들의 소중한 만남이 이뤄졌다. 한국독립영화협회가 “시나리오를 완성해도 누구에게 줘야 할지 몰라 고민하는 감독들”과 의욕은 있어도 번지수를 몰라 출연을 못하는 배우들의 목소리를 모두 접수해 ‘감독, 배우를 만나다’ 행사를 개최한 덕. 한독협 회원이 추천한 감독과 배우를 중심으로 미리 시놉시스와 프로필을 접수받아 진행한 이 행사에는 윤성호, 임창재, 신동일, 안슬기, 이종필 등 10여명의 독립영화 감독과 김꽃비, 김혜나, 박병은, 박혁권, 서영주, 오정세, 이동규, 장소연, 장지용, 정보훈 등 20여명의 배우가 참석했다. <아스라이>를 연출했던 김삼력 감독은 “연락만 주면 가장 빨리 시나리오를 보내겠다”며 자신의 신작 <하얀나비>를 어필했고, “시나리오만 계속 고쳐쓰다 신춘문예 타겠다”는 농담으로 말문을 연 <지우개 따먹기>의 민동현 감독은 <거북이>의 시놉시스를 들고 행사장을 찾았다. 첫 장편영화 <똥파리> 후반작업 중인 감독 양익준은 이날만은 배우 명찰을 달고 참가했고, <내부순환선>을 만든 조은희 감독은 “만날 배우 페이지를 미리 접어놓았다”며 배우들과 즉석 오디션에 가까운 대화를 나눴다. PD들과 함께 발걸음을 한 인디스토리 곽용수 대표의 모습도 보였다. 또 최근 촛불집회에서 사회 참여적 발언으로 주목받은 정찬은 이동규, 배수빈 등 후배 배우들에게 직접 전화를 돌려 함께 만남의 자리를 찾았다. 이날 행사를 진행한 서울독립영화제 조영각 집행위원장은 “가장 중요한 건 무엇보다 실제 거래가 이뤄지는 거 아니겠냐”며 한자리에 머물러 있지 말고 활발히 움직여주길 바란다고 부탁했다. 독립영화 감독과 배우들의 뜻깊은 만남은 이날 밤 11시까지 이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