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과 이별의 슬픈 순환
“내가 당신에게 어떤 의미였는지 나중에 아주 나중에 알게 되겠지요. 모든 게 지나간 후에…”‘영주’라는 이름이 같은 두 남녀가 있다. 여자 영주는 클럽 디제이, 남자 영주는 지하철 2호선, 내부 순환선을 운전하는 기관사다.
늦은 밤, 남자 영주가 운행하는 2호선 전철 앞으로 누군가가 뛰어든다. 그 순간 죄책감과 함께 영주의 머릿속에 군대 시절 아픈 사고의 기억이 떠오른다.
여자 영주가 일하는 클럽에 한 남자가 찾아온다. 영주는 옛 애인을 닮은 이 남자의 이미지에 사로잡힌다. 한편, 여자 영주에게 동성애적 감정을 숨겨온 진은 갑자기 나타난 이 남자에게 강한 질투심을 느끼고, 술에 취한 밤 영주에게 강제적인 잠자리를 요구한다.
그녀의 마음을 받아주지 않은 영주에게 낭패감을 느낀 진은 집을 나오고, 뜻 밖의 만남, 그녀의 옛 애인, 남자 영주를 만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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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영주’의 사랑과 이별의 슬픈 순환기
남자 영주와 여자 영주는 각자의 아픔을 품에 안고, 지하철 기관사로 클럽의 디제이로 살아간다. 두 ‘영주’는 서로 전혀 모른 채 살아가는 듯 보이지만 사실 주변 인물들의 관계 속에 머물며 충분히 인연이 닿을 수 있는 거리에 서있다. 두 ‘영주’는 각자의 방식으로 사랑하고 이별하고 또 아파한다. 두 명의 ‘영주’에게 다다를 다음 인연이 어디서 어떻게 만들어질지 알 수 없다. 마치 마술처럼 순환되는 ‘관계들’을 예측하는 건 불가능하기 때문에….
여성 감독의 ‘사랑’에 대한 각별한 시선
여성 감독의 시선으로 창조된 두 여자가 있다. 첫 사랑을 증오하면서도 여전히 그리워는 영주와 사랑의 감정을 우정인양 숨긴 채 영주 곁을 지키는 진이 바로 그들이다. <내부순환선>은 여자 둘의 관계를 섬세한 시선으로 포착, 우정과 사랑의 감정이 점차 애증으로 변질되는 과정을 섬세하게 보여준다. 조은희 감독은 차가운 현실 안에 존재하는 이성애와 동성애를 따뜻한 시선으로 아우르며 진짜 ‘사랑’을 고민하게 한다.
불가능한 고독을 꿈꾸는 현대인의 초상
<내부순환선>은 끊임없이 누군가와 만나고 헤어지는 우리의 삶의 모습을 3명의 여자와 1명의 남자, 그들의 관계의 순환을 통해 재연한 영화다. 영화 속 주인공들은 지하철 2호선에서 사랑을 만나고 아픈 이별과 재회한다. 이렇게 순환하는 인간관계는 팽창되어 답답함을 낳고, 오히려 개인은 지독한 고독을 꿈꾸게 만든다. 그러나, 혼자 남자 죽어버리는 파랑새가 말해주듯이, 결국 인간은 돌고 돌아 다시금 사랑할 수 밖에 없는 존재들이다
Hot Focus
해외에서 먼저 쏟아진, 첫 번째 장편 데뷔작을 향한 갈채!
필름메이커스가 선정한 올해의 주목할만한 신인감독 25명에 선정! (2006)
사우스 바이 사우스웨스트 영화제 심사위원특별상 수상! (2006)
IFP&에드리언 셀리 재단 선정 여성 영화감독상! (2007)
조은희 감독의 첫 번째 장편영화 <내부순환선>은 국내보다는 해외에서 먼저 열렬한 반응을 얻었다. 국내에서 촬영을 마친 후 미국에서 후반 작업을 거쳐 최초 공개된 <내부순환선>은 해외에서 먼저 뜨거운 반응을 얻은 것은 당연해 보인다. 데이비드 린치의 뒤를 잇는 감독이라는 한 평론가의 평처럼 촘촘하게 짜여진 시나리오 속에 세 남녀를 통해 사랑과 이별의 순환을 환상적으로 그린 이 영화는 강렬하고, 에너지 넘치는 데뷔작임에 분명하다. 영화 <내부순환선>은 발표되자 마자 그 해 로테르담 영화제, 뉴욕 아시안 영화제, 인도 케랄라 영화제는 물론 현재까지도 꾸준히 해외 영화제에 초청되고 있다.
<내부순환선>이 퀴어영화제, 여성영화제, 아시안 영화제 등 다양한 영화제에서 초청되는 것 역시 주목할만하다. 남녀 사이의 단순한 멜로 영화를 넘어, 동성간의 사랑, 사람과 사람 간의 관계 등 그 풍부한 텍스트가 첫 번째 장편 데뷔작에 담겼다는 사실 역시 매우 놀랍다.
2006 로테르담 영화제 - cinema of the future (네덜란드)
2006 사우스 바이 사우스웨스트 영화제. 심사위원 특별상 수상 (미국)
2006 전주 국제 영화제 – 한국영화의 흐름
2006 Q! 영화제 (자카르타 퀴어 영화제) (인도네시아)
2006 세인트 루이스 국제 영화제 – 장편경쟁 (미국)
2006 켈랄라 국제 영화제 (인도)
2007 브졸 아시안 영화제 – 장편경쟁 (프랑스)
2007 릴월드 (real World) 영화제 (캐나다)
2007 시라큐스 국제 영화제 (미국)
2007 피츠버그 실크 스크린 아시안 영화제 (미국)
2007 샌디에고 여성 영화제 – 폐막작 (미국)
각국 영화제에서 만난 각국 관객들의 반응..
지난 한 해 동안 세계 각국의 영화제를 돌며 수 많은 관객들을 만났을 감독이 직접 피부로 느낀 각 나라별 관객 반응을 알렸다. 그 내용이 무척 흥미롭다.
우선, 클럽과 동성애 문화에 익숙한 미국인들이 유독 <내부순환선>이라는 영화에 열광적이었다. 자신들만이 익숙한 문화라고 생각했는데 동양인들이 연기한 것을 보며 신기해 했다. 영화로 인해 그들과 한층 소통할 수 있었다.
반면, 프랑스 브졸에서는 본편의 영화 사운드를 반 이상 줄이고 상영하는 웃지 못할 상황이 벌어졌다. 워낙 작은 시골 도시여서 그곳에 살고 있는 노년 관객들을 위한 배려였다고. 관객들은 보수적인 시골의 특성을 반영하듯 영화가 끝나고 이뤄진 GV시간에도 대체로 수줍어 했다. 그러나 긴 시간 동안 단 한 명도 자리를 뜨지 않고 영화의 이야기에 귀 기울여 줬다. 지금까지 감사하고, 그날의 감동을 있을 수 없다.
한국의 관객들은 이전의 한국영화에서 묘사되지 않았던 여성 캐릭터들- 레즈비언이고 기타리스트인 진과, 클럽 디제이 영주 - 에게 적잖이 당황하는 듯 보였다. 영화가 표현한 독특한 시선을 높게 사준 반면, 리얼리티가 떨어지고 감정이입이 안 된다는 이야기도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