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네디, 닉슨에 이어 이번엔 부시다. 올리버 스톤 감독이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의 생애를 영화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 이름 그대로 <부시>(Bush)라는 제목을 내건 영화는 “알코올 중독의 낙오자가 어떻게 세계 최고의 권력자가 되었을까”를 조명하는 이야기로, “젊은 시절 방탕하게 살아가던 부시가 기독교 신앙에 투신하면서 변화해가는 과정”을 그리게 될 것이라고 스톤은 <버라이어티>와의 인터뷰에서 전했다. 최근 <아메리칸 갱스터>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에서 호연을 펼친 조시 브롤린이 부시를 연기하며, 스톤과 공동으로 <월 스트리트>의 각본을 썼던 스탠리 와이저가 이미 시나리오 작업을 마친 상태다.
올리버 스톤은 과거 이라크 전쟁이나 아프가니스탄 침공 등 부시 정부의 정책에 관해 “성급하고 잘못된 선택”, “미국을 10년은 후퇴시켰다” 등 종종 비판적인 발언을 던져왔다. 때문에 그가 연출하는 작품이 결국 ‘안티 부시’ 영화가 되지 않겠느냐는 목소리들이 나왔으나, 스톤은 이에 대해 강력하게 반발했다. 그는 “사람들은 나의 정치적 견해를 피상적인 클리셰로 축소시키고 있다”며 “나는 인간에 대해 흥미를 가진 창작자이며 카스트로, 닉슨, 짐 모리슨, 알렉산더 대왕에게 그러하듯이 부시에게도 똑같은 인간적 공감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영화 <부시>가 “정당하고 진실한 초상화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올리버 스톤은 얼마 전까지 베트남전 당시 미군에 의한 ‘미라이’ 지방 양민학살을 그리는 <온 핑크빌>(On Pinkville)을 준비하고 있었으나, 제작사인 유나이티드 아티스츠가 작가조합 파업을 이유로 들어 제작을 중도하차시킨 바 있다. <부시>는 오는 4월에 촬영을 시작하며, 11월 미국 대선이나 내년 1월 차기 대통령 취임식에 맞춰 개봉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