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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블로거 BEST4] 핫한 미드 정보부터 전문적인 영화평론까지
주성철 2007-12-13

‘2046slacker’의 김두열

블로그 주소:

2046slacker 블로그의 초기 화면은 이제는 사라진 영화 월간지 <KINO>다. “실제로 아직도 <KINO>를 기다리는 독자이기도 하다”는 그는 과거 매달 독자엽서를 꼬박꼬박 써서 보내던 성실한 독자였다. 이후 <KINO>는 생명을 다했고 더이상 학생이 아니었던 그는 이른바 ‘사회인’이라는 이름으로 일을 시작하게 됐다. 하지만 일하는 것에 회의를 느끼고 3개월여 만에 그만두게 되면서 2005년 4월 처음으로 <씨네21> 블로그를 만들게 됐다. <인 디스 월드>에 대한 글이 메인에 걸리면서 긴 인연이 시작됐고, 당시 어려운 일이 겹쳤던 그는 블로깅을 하면서 차차 안정을 찾기 시작했다. 그러다 블로거 누구나 그렇듯 별다른 이유없이 글이 뜸해졌고, 이후 모 영화잡지에 실린 <천년학>(과 임권택 감독을 ‘씹는’) 기사가 너무 마음에 들지 않아 ‘홧김에’ 재가입한 뒤 지금에 이르고 있다.

그의 블로그는 딱히 하나의 테마로 한정되지는 않는다. 처음 블로그를 열 때는 영화광으로서 행복한 일상을 공개하고 싶은 욕심이 많았다. 실제 DVD며 영화엽서, 포스터와 같은 아이템도 많이 수집하는 편이고, 무엇보다 일반 관객이 쉽게 접하지 않는 아트영화나 예술전용극장의 사진을 올리면서 생생한 영화일기를 써나가고 싶었다. 겸손하게 ‘영화일기’라고는 하지만 그의 블로그는 J. J. 에이브럼스의 비밀 프로젝트 <클로버필드>를 포함해 모두가 기다리는 신작 소식부터 최신 미드에 대한 꼼꼼한 소개까지 꽤 친절하고 영양가 높은 가이드 같은 존재다. 더불어 미드 캐릭터에 대한 분석이나 극장 개봉 신작들에 대한 리뷰도 꽤 눈길이 간다. 특히 여느 전문가 못지않은 시각으로 분석하고 있는 <본 얼티메이텀> <색, 계> <트랜스포머> <행복>의 리뷰는 일독을 권하고 싶다.

그가 생각하기에 사실 <씨네21> 블로그는 그리 규모가 크지 않은 세계다. 실제 인기 블로그라고 하는 곳의 방문 수도 일주일에 2천회를 넘기기 어렵다. 이처럼 하루에 수만명이 오가는 다른 블로그에 비해 비하면 분명 작은 숫자지만 그는 “거품이 없어서 좋은 점들이 더 많다”고 말한다. 어느 정도 교류를 하다보면 다른 블로거들과 자연스레 ‘인간적으로도’ 친해질 기회가 많기 때문이다. “왕래가 잦은 친한 블로거들도 생겨나고 가끔은 선물 같은 것도 받을 때가 있다. 지난해 부산영화제 때는 idabaida님한테 <플랫폼> DVD를 선물받았고, 올해는 jang28님에게서 <원스> O.S.T를 선물받았다”며 “선물만 받고 아직 답례를 못한 상태라 많이 마음에 걸린다”고 웃으며 말한다. 그래도 역시 글에 대한 욕심이 가장 크다. 고전영화나 알려지지 않은 영화들에 대해 더 치열하게 글을 쓰고 싶고, 이미 기사화된 글과도 변별점을 갖는 글을 써내고 싶다. 그에게 블로그란 가장 진실된 자신의 모습과 마주하는 공간이기 때문이다.

가장 기억에 남는 포스트

<커피프린스 1호점>의 사랑과 계급성?

<커피프린스 1호점>

“의외로 드라마 리뷰를 쓰면 즉각적인 반응이 온다. <매거진t> 같은 매체가 있긴 하지만 실제로 사람들이 더 많은 TV드라마 리뷰를 원하는 것 같다. 단순한 줄거리 요약부터 인상적인 장면을 캡처해서 올리는 것만으로도 반응이 좋다. 지난 8월 <커피프린스 1호점>(이하 <커프>)에 대해 ‘형체없는 장애물’, ‘사랑의 환상과 진실’, ‘사랑의 기적’, ‘여성 판타지와 주체성의 한계’, ‘이별은 짧게 하는 거야’, ‘소녀들이 바라는 모든 것’ 등 여러 개의 포스트를 올렸는데 반응이 뜨거웠다. 8월 초 잉마르 베리만, 미켈란젤로 안토니오니의 타계 소식, 정말 정신없었다. 그때 다행히 <커프>를 만났고 은찬을 만났고 그 안에서 잊고 있었던 나 자신의 어린 시절을 보게 됐다. <커프>는 내게 있어 ‘2007년 8월’이었고 ‘고은찬=윤은혜’였다. 드라마는 영화와 달리 오랫동안 집중해야 하고 관리해야 하기 때문에 영화와 다른 호흡이 분명 있다.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커프>가 우리 시대의 새로운 사랑의 좌표를 그려내고 있다는 것이다. 내가 정확히 <커프>를 통해서 얻고자 한 것이 무뎌가는 감수성을 일깨우는 것이었다. 그리고 스페셜 방송에서 변영주 감독이 직접 출연하기도 했지만 <발레교습소>와 여러 가지 닮은 점이 많다. <발레교습소>나 <커프> 모두 동성애 캠프에 대한 은밀한 코드가 읽히기도 한다. 뒤에 <커피프린스 1호점>의 계급성에 대해 스크루볼코미디의 윤리성과 정치성에 대해 포스팅하려고 구상 중이다. 그런데 쓰게 될지 아직은 미지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