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녀>
감독 김미정 출연 박진희, 서영희, 임정은, 전혜진, 윤세아 제작 (주)영화사 아침 배급 시네마서비스 개봉예정 10월
조선시대, 궁궐의 비밀을 연다. <왕의 남자> <황산벌> 연출부 출신인 김미정 감독이 연출하는 영화 <궁녀>는 들어도 못 들은 척, 알아도 모르는 척해야 했던 조선시대 궁녀들의 삶을 헤집는다. 자신의 목숨마저 마음대로 할 수 없는 곳, 궁궐에서 어느 날 서까래에 목을 매 자살한 궁녀의 시체가 발견된다. 그녀의 이름은 희빈전 지밀 궁녀 월령(서영희). 내의녀 천령(박진희)이 시체 검사를 위해 파견되고, 감찰상궁과 희빈 처소의 심 상궁 등이 사건을 수습하기 위해 대책에 나선다. 천령은 자살한 궁녀의 시체에서 출산의 흔적을 발견하고 타살의 가능성을 제시하지만, 감찰상궁은 궁궐에 물의가 일어나는 것을 막기 위해 자살로 은폐하라 명한다.
천령이 사건을 파헤쳐가는 과정을 그린 영화 <궁녀>는 김미정 감독이 3년간 준비한 작품이다. 역사엔 거의 남아 있지 않는 궁녀의 이야기를 억압된 공간, 억제된 욕망의 미스터리로 풀어나간다. 최고 권력자 옆에서 자신의 목소리는 죽이고 살아야 했던 조선시대 여인들의 숨소리를 담는다는 것이 김미정 감독의 연출 의도다. 궁녀들의 주거 공간을 재현할 궁중 세트도 기대가 되는 부분. <혈의 누> <하류인생>의 오픈 세트를 맡았던 이하준 미술감독은 궁녀들의 거처를 미로와 같은 구조로 배치해 궁궐을 디자인했다. <러브 토크> <연애술사>의 박진희가 천령을 연기하며, <사랑하니까, 괜찮아>의 임정은이 벙어리 궁녀로 출연한다.
+관전포인트 <대장금>의 수라간 못지않게 궁녀들의 뒷방에도 비밀은 많다.
<세븐 데이즈>
감독 원신연 출연 김윤진, 박희순, 김미숙 제작·배급 프라임엔터테인먼트 개봉예정 가을
미혼모인 지연(김윤진)은 맡은 사건마다 의뢰인을 무죄로 만들어주는 유능한 변호사다. 그는 외동딸을 납치당한 뒤 유괴범으로부터 협상 제안을 받는다. 제안 내용은, 유괴범이 지목한 어떤 살인범의 변호를 맡아 그를 무죄석방시키라는 것. 유괴범은 7일의 기한을 허락한다. 지연은 딸의 목숨과 살인범을 맞바꿔야만 하는 협상 제안을 받고 모성애적 본능과 변호사로서의 직업적 양심 사이에서 딜레마를 겪는다. <세븐 데이즈>는 <로스트>의 김윤진이 <6월의 일기> 이후 2년 만에 찍는 한국영화. 극단적이지만 거침없는 이야기를 써낼 줄 아는 <구타유발자들>의 원신연 감독이 만드는 세 번째 영화다.
+관전포인트 엄마는 위대하다. 딸 구하고 범인 잡는 이 게임의 스릴이 얼마나 땀을 쥐게 할지.
<더 게임>
감독 윤인호 출연 변희봉, 신하균 제작·배급 프라임엔터테인먼트 개봉예정 하반기
길거리 화가 민희도(신하균)는 ‘금융업계의 큰손’ 강노식(변희봉)으로부터 거액이 걸린 내기를 제안받는다. 민희도는 여자친구의 어머니가 진 빚을 대신 갚기 위해 그 제안을 수락하고, 이로 인해 그가 예상치 못했던 큰 사건에 직면하게 된다는 것이 <더 게임>의 밝혀진 줄거리. 제작진은 이 영화가 거액의 내기를 통해 운명의 변화를 맞는 두 남자의 대결을 그릴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살인의 추억> <괴물>로 안성기, 백윤식과 함께 충무로의 주연급 중견 연기자로 자리를 굳힌 변희봉과 <예의없는 것들>에서 순진한 벙어리 킬러 캐릭터를 보여주었던 신하균의 투톱 영화가 될 듯. <마요네즈> <아홉살 인생>의 윤인호 감독 신작이다.
+관전포인트 ‘금융업계의 큰손’이 제안한 게임이란 과연 어떤 것? 그 게임이 없으면 ‘더 게임’도 없다.
<헨젤과 그레텔>
감독 임필성 출연 천정명, 은원재, 심은경, 진지희 제작 바른손엔터테인먼트 배급 CJ엔터테인먼트 개봉예정 12월
어머니 병환 소식에 고향길로 향하던 은수(천정명)는 외진 고속도로에서 교통사고를 당하고 숲에서 길을 잃는다. 그의 앞에 나타난 건 아빠, 엄마, 세 남매의 다섯 가족이 행복하게 살고 있는 과자집. 가족들은 어딘가 수상하고, 은수는 이 집에 갇히다시피한 신세가 된다. <남극일기>로 데뷔한 임필성 감독은 이 영화가 “판타지적 요소가 많은 공포영화”라고 설명하고 있다. <올드보이> <달콤한 인생> 등을 작업한 류성희 미술감독의 프로덕션이 두눈을 사로잡을 영화이기도 하다.
+관전포인트 부모에게 버림받고 숲에서 길을 잃은 헨젤과 그레텔. 그들이 그 숲에 영원히 갇혔더라면 지금쯤 어떻게 되었을까.
<눈에는 눈, 이에는 이>
감독 안권태 출연 한석규, 차승원 제작 태원엔터테인먼트, 유비유필름 배급 미정 개봉예정 12월
특별수사반장 백성찬(한석규)은 맡는 사건마다 해결하는 일명 ‘백전백승 백 반장’이다. 그는 안현민(차승원)이 이끄는 범죄조직이 대낮에 현금수송차를 강탈하고 시가 100억원 상당의 금괴를 탈취했음을 알아낸다. 하지만 안현민 또한 만만치않다. 그는 백성찬이 눈치채도록 일부러 단서를 남겨 경찰을 또 다른 사건으로 유인한다. <눈에는 눈, 이에는 이>의 진짜 드라마는 여기부터다. 범죄 뒤에 더 큰 범죄를 두고 형사와 범인의 긴박한 대결을 보여준다는 게 영화의 의도인 듯. <우리형>으로 데뷔한 안권태 감독의 신작이다.
+관전포인트 뛰는 놈 위에 나는 놈 있다. 백전백승 형사와 완전범죄자의 몸 싸움, 머리 싸움.
<무림여대생>
감독 곽재용 출연 신민아, 온주완, 유건 제작·배급 프라임엔터테인먼트 개봉예정 9월20일
명문 무예가의 딸 소휘(신민아)는 아이스하키 선수 준모(유건)에게 첫눈에 반한다. 엄청난 무술 실력을 갖춘 중원의 고수이기도 한 소휘는 이 사랑을 위해 가문도 버리고 평범한 여대생으로 살아간다. 한편 소휘와 어릴 때부터 무술을 같이 배우고 자란 일영(온주완)은 ‘무림계가 위기에 처했다’며 소휘를 찾아가 준모로부터 그녀를 빼내려고 한다. <엽기적인 그녀> <클래식> <내 여자친구를 소개합니다> 등 청순한 사랑 이야기에서 여배우의 매력을 한껏 예쁘게 만들어 보여주는 곽재용 감독이 전지현, 손예진에 이어 신민아를 상대로 메가폰을 잡았다.
+관전포인트 이러나 저러나 귀엽고 사랑스러운 여자의 좌충우돌 러브스토리. 무림고수 말괄량이와 배우 신민아의 궁합이 최대 관건.
<M>
감독 이명세 출연 강동원, 공효진, 이연희 제작 프로덕션M 배급 M&FC, 청어람 개봉예정 10월26일
<형사 Duelist>로 ‘이야기는 죽이고 이미지만 살렸다’는 평을 듣기도 했던 이명세 감독의 신작. 제목인 ‘M’이 미스터리(mystery), 메모리(memory), 미스트(mist), 멜로(melo) 등의 첫 글자를 의미한다는 설명에서 짐작건대 전작보다 한층 몽환적인 느낌의 영화로 완성될 듯하다. 이명세 감독 역시 “내가 추구하는 건 일상의 판타지”지만 “풀어내는 드라마의 구조는 미스터리”라고 말하기도 했다. 민우(강동원)는 은혜(공효진)라는 애인을 둔 30대 초반의 소설가다. 최근 그에겐 꿈과 현실을 분간할 수 없는 이상한 일들이 일어난다. 소설조차 제대로 쓸 수 없는 상황에서 그는 첫사랑 미미(이연희)와 조우한다. 그러나 미미는 이미 세상을 떠난 존재, 즉 유령이다. 미미와의 만남이 영감을 자극한 까닭인지, 그는 다시 소설을 집필하기 시작한다. 90% 이상을 세트에서 촬영한데다 그 세트가 “빛을 잘 이용하되 심플한 디자인”으로 설계됐다는 사실, “이번에는 빛”이라는 감독의 말, <형사 Duelist>의 실험적인 영상 등을 종합할 때, <M>이 이명세 감독이 선보이는 새로운 스타일의 결과물이 될 것은 분명해 보인다. <형사 Duelist>에서 슬픈눈을 연기했던 강동원이 주인공 민우로 출연한다.
+관전포인트 <형사 Duelist>의 스타일리스트가 빚어내는 빛의 영화는 어떤 아름다움을 지녔을까.
<숙명>
감독 김해곤 출연 송승헌, 권상우, 지성, 김인권, 박한별 제작 MKDK 배급 미정 개봉예정 연말
<숙명>은 어릴 적부터 함께 자라온 네 친구의 엇갈리는 운명을 그리는 영화다. 전작 <연애, 그 참을 수 없는 가벼움>을 통해 진득한 삶의 체취를 전했던 김해곤 감독은 이 영화를 통해 남성적인 누아르 세계를 그려낼 계획이다. 특히 실제로도 친구 사이인 한류 톱스타 송승헌과 권상우가 각각 우민과 철중 역으로 출연해 해외시장에서의 반응 또한 기대를 모은다.
+관전포인트 <일단 뛰어>에서 풋풋한 청년의 모습을 보여준 권상우와 송승헌, 이번에는 강한 남성적인 매력을 뿜어낼까.
<가면>
감독 양윤호 출연 김강우, 김민선, 이수경 제작 디알엠엔터테인먼트 배급 롯데엔터테인먼트 개봉예정 하반기
<리베라 메>를 연출한 양윤호 감독이 <바람의 파이터> <홀리데이>를 거쳐 다시금 도전한 스릴러물. 여자관계가 문란한 젊은 스포츠 재벌 강병식이 잔혹하게 살해당한다. 애인만큼 오토바이를 사랑하는 조경윤 형사(김강우)와 냉철하고 분석적인 박은주 형사(김민선)가 사건에 투입된다. 수영 강사인 배재만이 범인으로 지목받지만 그 역시 살해당하고 이 사건에 피해자들이 군대에서 행한 일이 얽혀 있음이 밝혀진다. 핸드크랭크카메라를 도입하는 등 스릴러에 걸맞은 “감각적인 비주얼”을 선보이려 한 점이 눈에 띈다.
+관전포인트 ‘때깔’ 좋은 화면과 어우러질 연쇄살인의 비밀.
<우리동네>
감독 정길영 출연 오만석, 류덕환, 이선균 제작 오브젝트필름, 모티브시네마 배급 CJ엔터테인먼트 개봉예정 올해 말
두명의 살인마가 한 동네에 산다는 설정에 카피캣이라는 소재를 접붙인 스릴러물. 10년 전 충동적으로 살인을 저지른 소설가 지망생 경주(오만석)는 동네에서 벌어진 연쇄살인의 특징을 모방해 월세금을 독촉하던 건물 여사장을 살해한다. 안도한 것도 잠시. 죽마고우이자 강력반 형사 반장인 재신(이선균)에게 사건일지를 넘겨받은 그는, 연쇄살인이 자신이 쓴 소설의 내용대로 이뤄지고 있음을 깨닫는다. <천하장사 마돈나>에서 깜찍함을 발산한 류덕환이 놀랍게도 경주를 옥죄는 살인마 효이로 출연한다.
+관전포인트 살인마들의 정체는 일찌감치 드러났으니 둘의 긴장관계를 어떻게 유지하느냐가 관건.
<사랑>
감독 곽경택 출연 주진모, 박시연, 주현, 김민준(우정출연) 제작 태원엔터테인먼트, 진인사필름 배급 롯데엔터테인먼트 개봉예정 9월20일
채인호(주진모)는 “열심히 운동해서 대학도 가고 효도도 하겠다”고 다짐하며 살아가는 보통 남자다. 부둣가에서 막일을 하면서도 희망을 잃지 않고 살아가던 그는 유 회장(주현)의 휘하로 들어가 젊음을 바치기로 각오한다. 하지만 7년의 세월이 지난 뒤 첫사랑 미주(박시연)가 유 회장 곁에 나타나고, 오랜 악연의 건달 치권(김민준)마저 등장하자 인호의 마음은 흔들리기 시작한다. <사랑>은 딱 곽경택표 영화다. 짠내 가득한 바다 남자가 인생의 바닥으로 추락하지 않기 위해서 몸부림치는 이야기다. 그러나 <사랑>은 새로운 곽경택의 영화이기도 하다. 생각해보자. 우리는 주인공 남녀의 진짜 ‘사랑’을 곽경택의 영화에서 한번도 본 적이 없다.
+관전포인트 곽경택은 남자배우 조련사다. 그리고 이번에는 주진모의 차례다.
<소년은 울지 않는다>
감독 배형준 출연 이완, 송창의, 박그리나, 이기영, 안길강 제작 MK픽처스, 라스칼엔터테인먼트 배급 미정 개봉예정 올해 안
한국전쟁이 끝난 1953년, 서울에는 혼란과 폐허만이 남았다. 소년 수용소에서 만난 종두(이완)와 태호(송창의)는 미군 밀수품을 빼돌려 수용소를 탈출한다. 만기파가 좌지우지하는 암시장의 노점에 훔친 물건들을 넣어 팔던 그들은 만기파 몰래 시장통의 소년들을 끌어들여 금보다도 귀한 쌀을 사모은다. 힘있는 자만이 살아남는 세상, 소년이 남자로 성장하려면 무엇을 이겨내야 할까. 종두와 태호, 나아가 모든 소년들을 위협하는 이는 야비한 어른들이다. 데뷔작 <그녀를 믿지 마세요>에서 귀여운 여자 사기꾼을 등장시켜 안정적인 로맨틱코미디를 선보인 배형준 감독이 액션물에 도전한다. <태극기 휘날리며>의 각본가 한지훈, 김상돈이 시나리오를 완성했다.
+관전포인트 전후 서울은 얼마나 절절히 비정할지, 소년들의 싸움은 또 얼마나 치열할지가 성공의 열쇠일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