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의 첫인상을 결정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포스터. 포스터를 뜯어보면 해당 영화가 어떤 장르를 따르고 어떤 배우를 내세우며 어떤 내용을 담아낼지 짐작할 수 있다. ‘귤이 회수를 건너면 탱자가 된다’는 속담처럼 그러나, 국내용 포스터와 해외용 포스터 사이에는 쉽게 가로지를 수 없는 강줄기가 존재한다. 개봉하는 나라 혹은 그 나라 관객의 성향에 따라 똑같은 영화일지라도 예술영화로, 액션영화로, 멜로영화로, 심지어는 에로영화로도 포장될 수 있기 때문. 과거엔 해외배급사에서 그들의 입맛에 맞게 변형시키곤 했던 해외용 포스터는 한국영화의 위상이 높아지고 해외 개봉 사례도 늘어나면서 해외 마케팅에 있어 중요한 요소로 부상했다. 최근 해외 마켓을 위한 포스터를 별도로 제작하거나 해외용 포스터에 사용할 사진을 따로 촬영하는 일도 있을 정도다. 여기 국내용과 해외용의 차이가 확연한 영화 6편을 불러모았다. 이들을 통해 한국시장과 해외시장의 입맛은 어떻게 다른지 느껴보시길.
가족 사투극이냐, 괴물 블록버스터냐
CASE 01. <괴물>
괴물의 등장이냐, 이에 맞서는 한 가족의 고군분투냐. 평화로운 한강 둔치를 순식간에 지옥으로 변모시켰던 괴물이라는 존재만큼 현서(고아성)를 구하기 위해 물불 가리지 않던 박씨 가족의 사투는 흥미로운 볼거리였다. 괴물이 시대도, 인종도 뛰어넘는 만고불변의 소재라면 한강에 둥지를 틀고 아옹다옹 살아가는 박씨 가족이야말로 대단히 한국적인 인물들인 셈. 그리하여 <괴물>의 해외용 포스터는 전자를, 국내용 포스터는 후자를 주요한 매력포인트로 내세우게 됐다.
국내용 본포스터 중 가장 널리 배포된 작품에서 일단 눈길을 잡아채는 요소는 나란히 배치된 박씨 가족의 모습. 괴물과의 한판 승부를 앞둔 때문인지 잔뜩 긴장한 기색이 역력하다. <괴물> 마케팅을 총괄했던 심영순씨는 “송강호를 비롯해 등장인물들에 초점을 맞췄다”고 말했다. “국내에선 배우들의 비중과 가족 얘기를 강조했을 때 선호도가 높았다. 당시에는 국내에서 만든 괴물영화에 대한 인식이 거의 없기도 했고.” 제작비가 100억원에 달하는 만큼 블록버스터로 팔아야 한다는 등 의견이 분분했으나 마지막에 당첨된 건 ‘가족사투극’이라는 컨셉. ‘가족의 사투가 시작된다’는 전투적인 기색마저 두룬 카피에서도 또렷이 느껴지는 부분이다. 그렇다면 이 포스터에서 현서가 사라진 건 무슨 이유? “카피도 그렇고 나머지 인물들만 나오는 게 맞았다. 무게감을 주기 위해 어른 넷으로 포스터를 꽉 채웠다”는 게 심영순 팀장의 설명. 제작기간이 워낙 길어 본포스터만 네 차례에 걸쳐 나왔고 캐릭터별 포스터를 따로 제작했다는 것도 특징이다. 심영순씨는 “가족 구성원들이 중요한 만큼 캐릭터별로 괴물과 벌이는 사투를 절절히 보여주고 싶었다”고 밝혔다.
이처럼 국내용 포스터들이 박씨 가족의 면면에 집중했다면 해외용 포스터들은 괴물에 좀더 큰 관심을 기울였다. 심영순 팀장은 “국내에선 배우가 중요하게 작용했지만 해외는 인지도 자체가 달랐다. 소재를 강조하다보니 괴물을 부각할 수밖에 없었다. 좀더 블록버스터 같이 나왔다”고 설명했다. 국내용 본포스터에 포함된 ‘괴물 은신처’ 포스터는 처음에 해외포스터로 공개한 작품이었으나 반응이 좋아 국내용에 포함시킨 것. 한편 씨네클릭아시아의 김윤정 팀장은 해외용 포스터의 경우 “괴수영화로서의 긴박함을 살려주는 쪽으로 포지셔닝했다”고 말했다. 프랑스판 포스터가 괴물에 이끌려 한강 속으로 빠져드는 현서를 담은 것은 이 때문일 듯. 현서를 배제했으나 핏빛 물줄기를 내뿜는 괴물을 내세워 극적인 분위기를 암시한 영국판 포스터도 그 연장선상에 있는 작품. 영국판은 또한 “<죠스>부터 <쥬라기 공원>까지 재미있고 무섭고 통렬하고 정치적인 모든 것을 담고 있다”는 카피를 통해 자국민에게 친숙한 작품들을 친히 언급하기도 했다. 아시아인과 서구인의 정서는 다르기 때문인지 다양한 해외용 포스터 가운데 특히 두드러지는 것은 다름 아닌 일본판 포스터. ‘아빠 살려줘’라는 심금을 울리는 카피와 함께 위기에 빠진 현서를 전면에 내세워 이 영화가 “아빠 영화”임을 직접적으로 호소했다. 이 작품 또한 애초에 해외용 포스터로 만들었다 나중에 국내용에 삽입됐다.
금자씨와 박찬욱 감독, 누구를 전면에 드러낼 것인가
CASE 02. <친절한 금자씨>
포스터만 놓고 볼 때 <친절한 금자씨>는 제목처럼 금자씨의, 금자씨를 위한, 금자씨에 의한 영화다. 그런 이유로 <친절한 금자씨> 포스터들은 국내용, 해외용 가릴 것 없이 모두 하나의 목표를 갈구한다. 금자씨를 못 견딜 정도로 매력적으로 전시하되 박찬욱 감독의 영화적 특성도 슬며시 묻어낼 것. 전작 <올드보이>가 칸영화제에서 심사위원대상을 수상했고 당시 심사위원장이었던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이 개인적인 성찬의 말도 남겼던 만큼 치솟기 시작한 박찬욱 감독의 지명도는 무시할 수 없는 요소였다.
근래 개봉한 영화 포스터들 가운데 <친절한 금자씨> 포스터처럼 눈길을 끈 작품도 드물다. 티저포스터를 공개하기 전 관객의 반응을 알아보기 위한 테스트를 진행하다 포스터 시안들이 유출된 사건부터 그랬다. CJ엔터테인먼트 이승철 마케팅 팀장은 “의도하지 않았음에도 화제가 됐다”고 말했지만 실상 그 효과는 컸다. 한때 태평양을 건너 미국영화 사이트 www.aint-it-cool-news.com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작품에 투표하라는 이벤트가 진행됐을 정도. 화제 속에 채택된 티저포스터는 가련한 표정의 금자씨가 휘광을 두른 채 눈물 방울을 떨어뜨리는 작품. 피에르 앤 쥘의 사진이 풍기는 느낌이 중심 모티브로 작용했다. 이승철 팀장은 “이영애가 지닌 기존 이미지에서 조금 벗어나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눈물도, 조화도, 스테인드글라스도 그렇고 장치들이 많다. 무척 장식적이다.” 본포스터가 “미니멀”하게 나온 건 그 때문. “티저포스터가 크게 주목을 받아 부담이 있었다. ‘본포스터가 어떻게 나오나 보자’는 식의 인식이 있을 수 있어 (웃음) 오히려 대척점으로 갔다.” 이승철 팀장의 말대로 본포스터는 물방울 무늬 원피스를 입은 채 고개를 돌린 금자씨가 흑백으로 색깔을 잃고 거친 붓터치가 덧붙여진 모습으로 탄생했다.
해외용 포스터는 한발 나아가 금자씨의 이미지를 더욱 다채롭게 변형시켰다. 눈물을 머금은 얼굴을 클로즈업해 금자씨의 청순함을 부각한 일본판 포스터가 그 전형적인 예. “일본 포스터는 영화 자체와 굉장히 달랐다. 이영애가 드라마 <대장금>으로 이름을 알렸기 때문에 장금이의 이미지를 선호했다”고 이승철 팀장은 말했다. 반면 프랑스로 간 금자씨는 일본판 금자씨와 완전 딴판이다. “이영애보다 박찬욱 감독에 초점을 맞췄다. 비주얼적 강렬함이 돋보이는 포스터로 완성됐다.” 이승철 팀장의 설명대로 가죽재킷을 걸치고 눈가를 시뻘겋게 칠한 금자씨는 악당 분위기를 온몸에 휘둘렀다. “전세계적으로 가장 선호하는 장르가 액션”이고 “국내용과 달리 해외용 포스터는 장르를 명확히 드러내야” 성공할 수 있다는 점도 그 이유 중 하나였다. 마찬가지로 액션물의 ‘포스’를 여실히 드러낸 스웨덴판 포스터는 권총을 들고 검은 가죽원피스를 입고 검은 부츠를 신은 금자씨의 뒷모습을 전시했다. 의상은 물론 노란 배경, 붉은 핏자국, 붉은 글씨 등에서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의 <킬 빌>이 떠오른다. 박찬욱 감독의 칸영화제 수상과 타란티노 감독의 애정 어린 심사평을 암시하는 부분. 타란티노의 취향을 신뢰하는 스웨덴 관객에게 이는 분명 의미심장하게 다가왔을 듯.
격정멜로의 서정성을 살리거나, 욘사마의 인기를 이용하거나
CASE 03. <외출>
왼쪽위부터 시계방향으로 국내판, 중화권판, 일본판 티저, 일본판
‘격정멜로.’ <외출> 국내용 본포스터의 컨셉은 그것이었다. 쇼이스트 손민경 팀장은 “허진호 감독 전작들에서 찾을 수 없는 격정적인 분위기와 그분 특유의 서정성을 동시에 보여주려 했다. 예고편에도 베드신, 키스신 등을 많이 넣었다”고 설명했다. 이렇듯 “도발적인 면을 강조”하고자 했던 <외출> 포스터는 대한해협을 건너며 변화를 거쳤다. “포스터를 여섯 버전으로 만들어 아시아 각국에 보냈는데 일본은 조금 특이했다.” 포스터 제작시 인위적인 포스터용 사진보다 영화 내용이 자연스레 묻어나는 스틸컷을 선호한다는 점도 일부 작용했겠으나 무엇보다 “배용준의 힘”이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 <겨울연가>와 ‘욘사마’의 폭발적인 인기가 ‘허진호 감독 연출작’이라는 꼬리표 없이도 힘을 발휘할 수 있었기 때문. 같은 맥락에서 병원 의자에 나란히 앉은 배용준과 손예진을 원거리에서 찍은 사진이 티저포스터로, 애상에 젖은 두 배우의 옆모습을 클로즈업한 사진이 본포스터로 선택됐다. “눈 내리는 효과를 넣어 <겨울연가>를 연상하게 했다. 애틋하고 순수한 사랑임을 강조한 것 같다”는 게 손민경 팀장의 설명. 덕분에 일본에서 개봉한 <외출>은 “큰 화면으로 욘사마를 보고자 하는 관객의 열망에 힘입어” 지금까지 롱런하고 있으며 DVD의 경우 25분이 늘어난 감독판까지 제작·출시됐다. 그에 반해 중화권판 포스터는 ‘April Snow’라는 영문 제목이 무색하게 주요 모티브였던 흰색과 푸른색 대신 초록색을 사용했고 두 배우 뒤편에 뿌옇게 흐린 사원의 전경을 배치한 점이 인상적. 한류의 영향력을 무시할 수 없었는지 배용준의 얼굴이 손예진보다 더 또렷하게 표현됐다.
공길을 부각할까, 동성애 코드를 노출할까
CASE 04. <왕의 남자>
왼쪽위부터 시계방향으로 국내판 티저, 국내판, 일본판, 영국판
1천만 관객을 동원하며 활활 타올랐던 <왕의 남자>는 ‘공길 신드롬’을 일으키며 그 불길에 다시금 힘을 얻었다. 그 때문에 <왕의 남자> 국내용 포스터를 눈여겨보면 공길을 연기한 이준기의 인지도가 이 영화를 계기로 어떻게 달라졌는지 단번에 실감할 수 있다. CJ 홍보팀 김윤정씨는 “티저포스터는 전체 화면을 사등분한 다음 감우성, 장진영, 강성연, 이준기를 모두 등장시켰다. 당시 상황에서 감우성, 장진영, 강성연은 이름이 많이 알려졌고 연기도 잘하는 배우들이었지만 톱클래스는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마침 드라마 <마이걸>이 인기를 얻었다. 모두들 여자도 남자도 아닌 듯한 저 오묘한 배우가 누구냐고 관심을 쏟으면서 이준기에게 스포트라이트가 쏟아졌다.” 그리하여 본포스터에선 상황이 조금 바뀌었다. 감우성, 장진영, 이준기 혹은 강성연까지 네 배우가 모두 나오더라도 유독 이준기에게 초점이 맞춰졌던 것. 일본 직배사 가토가와가 <왕의 남자>에 관심을 나타낸 데에도 공길의 존재가 주요하게 작용했다. “동성애 코드에 관심이 많았다. 그래서인지 공길, 장생, 연산의 관계를 아예 대놓고 홍보하더라”고 김윤정씨는 말했다. 우리나라에선 명확하게 드러낼 수 없었고 중국은 개봉까지 저지시켰던 동성애 코드가 일본 개봉에는 오히려 도움을 준 셈. “일본에서 <왕의 남자>는 만화로도 출시된 바 있다. 일본 만화에는 왜, 동성애 코드가 흔하게 나오잖나.” 일본판에서 공길이 가장 크게 나왔을뿐더러 좀더 은근하고 섹시하게 표현된 건 그 같은 이유를 토대로 한다. 카피마저 ‘더이상 알려하지 말라’라니 공길과 두 남자의 관계가 더욱 궁금하지 않았겠는가.
형사 이야기를 강조하느냐, 스릴러 장르에 호소하느냐
CASE 05. <살인의 추억>
왼쪽위부터 시계방향으로 국내판, 국내판, 일본판, 영문판
‘당신은 지금 어디에 있는가.’ ‘미치도록 잡고 싶었다. 당신은 누구인가.’ <살인의 추억> 국내용 본포스터들은 이 같은 카피와 함께 송강호와 김상경을 전면에 내세웠다. 정색한 채 노려보거나 아쉬워하며 고개를 떨어뜨린 그들을 보고 있자니 사진으로 언뜻 드러나고 뒷모습으로만 화면을 채운 ‘당신’을 절실히 잡고 싶었던 듯도 하다. 당시 싸이더스에서 <살인의 추억> 마케팅을 총괄했던 심영순씨는 “조직 말단의 두 형사에 초점을 맞췄다. 범인을 체포하길 원했지만 이룰 수 없었던 형사들의 인간적인 면을 드러내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그리고 영화 자체가 품고 있는 뚜렷한 색채에도 마케팅 컨셉을 정하는 일이 무척 힘들었다고 덧붙였다. “스릴러로 팔아야 한다는 의견이었다. 소재만 잘 알려도 그게 얼마냐는 목소리가 많았다.” 거센 반대에도 끝내 ‘형사 이야기’에 초점을 맞춘 국내용과 달리 해외용 포스터는 처음부터 스릴러임을 부각했다. 관객 신뢰도가 높은 송강호 같은 배우가 등장해도 해외에서, 특히 유럽과 미국 등지에선 배우 파워가 통하지 않으니 장르로 호소하는 방법이 훨씬 효과적일 수 있었다. 아니나 다를까, <살인의 추억> 미국판 포스터 중 하나는 국내용과는 딴판으로 붉은 옷을 입은 허수아비와 핏방울을 뿌린 채 쓰러진 나체 여성으로 장식됐다. ‘단순히 공포만을 안겨주지 않는, 어두운 면을 지닌 고전적이고 긴장감 넘치는 범죄영화’라는 카피도 그렇거니와 전체적으로 장르를 일깨우는 데 주력한 포스터다. ‘남한에서 가장 악명 높은 살인마의 실화에 기초했다.’ ‘연쇄살인실화극.’ 실화를 토대로 한다는 내용의 카피만 제외하면 같은 영화를 광고하는 두 포스터는 사실상 정반대를 향하고 있다.
김기덕 감독 혹은 아시아, 불교영화 이미지의 활용
CASE 06.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봄>
왼쪽위부터 시계방향으로 국내판, 국내판 티저, 프랑스판, 미국판
미국에서 개봉한 한국영화 중 최고의 박스오피스 성적을 기록한 작품은 김기덕 감독의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봄>. 미국 내 흥행수익만도 110만달러가량을 벌어들였을뿐더러 미국을 제외한 지역의 해외 판매 역시 성공적이었다. 미국 개봉 당시 승부수로 던진 키워드는 예술영화 그리고 불교영화라는 점. 씨네클릭아시아의 김윤정 팀장은 “평론가들의 평가를 중심적으로 배치해 미국에서 상대적으로 낮은 인지도를 보완했다. 아시아 혹은 불교적 이미지들을 사용해 독특한 독립영화로서 포지셔닝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예술영화의 분위기를 강조하는 한편 묵직하고 깊이있고 극적인 느낌을 주고 싶었다.” 붉은색 바탕에 각 등장인물의 얼굴을 실은 미국판과 달리 프랑스판 포스터는 초록색이 중심인데다 인물들의 모습도 찾을 길 없다. 그 대신 호수로 둘러싸인 고즈넉한 사찰의 풍경을 반복적으로 담아 다소 독특했던 영화의 배경과 함께 자연의 신비로움을 암시했다. “선적이고 묵상적이다”라는 김윤정 팀장의 설명처럼 미국판에 비해 불교적인 색채에 한층 무게를 실은 형태. 반면 수묵화마냥 여백의 미를 살린 국내용 본포스터는 바탕색을 완전히 지웠고 나무가 지키고 선 사찰을 뒤로한 채 나룻배에 올라탄 두 중의 모습을 부각했다. 폭력적인 설정이 화제가 됐던 김기덕 감독의 전작들과 달리 조용하고 평화로운 이미지가 지배적인 포스터인 셈. 그렇지만 ‘<섬> <나쁜 남자> <해안선> 김기덕 감독의 아홉 번째 영화’라는 카피에서 알 수 있듯 전작들을 거론하며 김기덕 감독의 팬에게 호소하는 걸 잊지는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