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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관적이고 감상적인 2006년 열편의 베스트: 허문영

<축제>(자크 타티, 컬러 버전) 타티가 시도했으나 그 자신조차 보지 못한 <축제>의 톰슨 컬러를, 그의 딸이 복원한 이 버전으로 우리는 오인한다. 그러나 오인의 자리에 초대된 사실만으로 황홀하다. 천국과도 같은, 타티 월드의 원형.

<관계의 종말>(샘 페킨파, 프리뷰 버전) 극장판 <관계의 종말>의 퇴폐적 낭만주의는 사랑스럽다. 그러나 그것의 프리뷰 버전(디렉터스 컷)은 위대하다. 놀랍지만 모든 숏들이 강렬하다.

<마음의 등불>(더글러스 서크) 물기를 잃어가는 풍경, 희미해지는 빛, 뜨거울수록 더욱 시드는 육체, 그리고 그 모든 것의 부서질 듯한 아름다움… 서크를 다시 공부하고 싶다.

<방랑기>(나루세 미키오) 많은 점들이 훌륭하지만, 이 영화의 편집은 너무 훌륭하다.

<해변의 여인>(홍상수) 더 많은 이질적인 것들이 더 풍성하고 더 엄격한 아름다움을 낳는다. 믿기 힘든 일이다.

<평범한 연인들>(필립 가렐) 허깨비의 자기 확인, 혹은 마침내 자신의 묘지를 발견한 유령의 흐느낌.

<내 곁에 있어줘>(에릭 쿠) 대상에 대한 카메라의 진정한 예의. 이런 영화를 거절하는 건 누구라도 불가능할 것 같다.

<망종>(장률) 죽음과 같은 공간, 유령 같은 인물들, 그리고 최악의 파국. 끔찍한, 그리고 성과 민족과 계급의 모든 층위에서 올해의 가장 격렬한 정치영화.

<라스트 데이즈>(구스 반 산트) 잔상과 사운드의 창의적인 만남. 혹은 죽음을 재현하는 카메라의 신경지.

<상어>(김동현) 신화적 상상력과 인류학적 관찰력의 조우. 새로운 재능의 탄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