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부 역사상 가장 유명한 무법자 중 하나인 빌리 더 키드의 이야기를 새롭게 조명한 작품. 빌리 더 키드의 동료인 팻 개럿은 무법자로서의 삶에 회의를 느끼고 평범한 생활을 하기로 결심한다. 빌리의 일당을 떠나 마을에서 착실하게 생활한 팻은 신망을 쌓아 보안관이 되고 결국 자신이 빌리를 추적해야 하는 상황에 처한다. 올해 베를린 영화제에서 폐막작으로 선정, 디지털 복원판으로 상영되기도 했다. 사라져 가는 남성성에 대한 향수와 수정주의 서부영화의 기운을 동시에 품고 있는 이 영화는, 빌리의 부하로 등장하는 밥 딜런의 젊은 날과 그의 명곡 ‘Knockin’ On Heaven’s Door‘와 조우할 수 있는 특별한 기쁨을 준다.
more
- 제작 노트
-
“이 나라는 나이를 먹고 있고 나도 그럴 작정이야”라고 자신이 원래 있던 영역에서 반대편으로 건너와 보안관이 된 팻이 말한다. 그는 예전의 동료이자 친구인 빌리를 쫓는다. 그가 법을 집행하는 것은 자신과 자기가 속했던 세계 자체를 배신하는 것이고 그게 그가 비극적 영웅이 되는 길이다. 페킨파에게 웨스턴으로서는 마지막 영화가 되는 <관계의 종말>에서 그는 팻이라는 인물을 통해 다시 한번 미국이란 나라의 기반이 되었던 가치의 종말을 애도하고 그렇게 해서 현재를 재조명하려 했다. 그런데 이 야심찬 장르영화에 대한 영화사쪽의 반응은 아주 좋지 않아서 영화는 페킨파의 의도와 상관없이 재편집된 채로 개봉해야만 했다. 그래서 당시 “형편없는 웨스턴”이란 평을 들었던 이 영화에서 페킨파는 자기 이름을 빼고 싶어했다. 나중에 복원이 된 <관계의 종말>은 가장 풍요롭고 자극적인 웨스턴영화들 가운데 하나로 평가받고 있다.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