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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자흐스탄 킹카, 미국을 점령하다?
문석 2006-11-16

미국사회 풍자하는 황당무계한 미국 여행기 <보랏: 카자흐스탄…> 11월 첫 주말 미 흥행 1위

카자흐스탄 출신의 정력적인 TV리포터가 미국 극장가를 발칵 뒤집어놓았다. 영국 코미디언 사샤 바론 코언이 혼자 북치고 장구치는 영화 <보랏: 카자흐스탄 킹카의 미국 문화 빨아들이기>가 예상을 깨고 11월 첫 주말 미국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다. <보랏…>의 1위 등극이 놀라운 까닭은 주말 수익 2650만달러를 불과 837개 스크린을 통해 벌어들였기 때문이다. 2위를 차지한 <산타클로스3>와 3위인 <플러쉬>가 각각 3458개, 3707개 스크린에서 개봉해 2천만달러 남짓한 수입을 올린 것과 비교하면 <보랏…>의 성적은 경이로울 정도다. 스크린당 3만1511달러를 벌어들인 <보랏…>은 이로써 닐슨 EDI가 박스오피스를 조사한 이래 1천개 미만의 스크린에서 가장 큰 오프닝 스코어를 기록한 영화가 됐다.

불과 1800만달러의 제작비를 들여 제작된 <보랏…>은 미국의 선진 문물을 배운다며 뉴욕에 온 카자흐스탄의 TV리포터 보랏(사샤 바론 코언)이 파멜라 앤더슨과 결혼하겠다면서 LA를 향해 자동차 여행을 하는 과정을 담은 세미다큐멘터리영화. <보랏…>은 이 과정에서 보랏이 실제 미국인들과 무모하게 접촉하고 충돌하는 과정을 우스꽝스럽게 보여준다. 전직 국회의원에게 아내의 젖으로 만든 치즈를 대접하거나 파멜라 앤더슨을 ‘보쌈’하려 하는 등 황당무계한 행동을 통해 보랏은 미국사회의 허구를 벗기고 미국의 이데올로기를 조롱한다.

<보랏…>의 대성공은 배급사인 폭스조차 예상치 못한 것이었다. 폭스는 9월 토론토영화제에서 큰 화제를 모은 이후 인터넷을 시끄럽게 만들었던 이 영화를 애초 2400개 정도의 스크린에서 개봉할 계획이었으나 영화의 인지도가 그리 높지 않다는 설문조사 결과에 따라 스크린 수를 대폭 축소했다. ‘물건’을 제대로 알아보지 못했다는 언론의 비아냥 속에서 폭스는 둘쨋주부터 2500개 스크린을 확보할 계획이다. <보랏…>의 성공을 기점으로 와이드 릴리즈 배급 방식에 대한 문제도 제기되고 있다. <버라이어티>는 지난 5월 <미션 임파서블>이 4054개 스크린에서 첫 주말 4770만달러를 벌었는데, 상위 1469개 스크린에서 번 수익이 전체의 90%에 해당하는 4300만달러였다며, “1500개 넘는 스크린에서 개봉하는 것은 미친 짓”이라는 한 스튜디오 관계자의 말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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