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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 LA영화제, 한국계 영화인들에 호감
황수진(LA 통신원) 2006-07-13

‘반드시 알아야 할 LA의 세 감독들’에 신상옥 감독 꼽고, ‘한국영화의 밤’ 행사도 열어

김소영 감독의 <인 비트윈 데이즈>

LA의 수많은 커피 전문점에서 옆자리 컴퓨터 화면에 떠 있는 프로그램이 시나리오 전문 소프트웨어(Final Draft)일 확률과 LA의 바에서 주문한 칵테일을 건네주는 바텐더가 배우 지망생이거나 배우일 확률은 매우 높다. 광범위한 온라인 정보 커뮤니티인 LA Craigslist(craigslist.org)에는 오늘도 영화의 도시에서만 볼 수 있을 법한 특이한 영화 관련 일감들이 끊임없이 올라온다. 매일 수많은 영화인 지망생들이 꿈에 부푼 채 LA에 짐을 푸는 반면 많은 사람들이 바로 그 꿈에 상처받은 채 이 도시를 떠난다. 그래서인지 사회적인 시각을 바탕으로 꿈과 현실의 불협화음을 그려낸 50년대 필름누아르는 LA라는 도시와 멋들어질 만큼 잘 어울렸다. 전년에 비해 265편으로 상영작을 늘리고 올해부터 웨스트우드로 자리를 옮긴 제12회 LA영화제에는 영화 도시로서의 역사와 자의식에 대해 고민한 흔적이 보인다. 이제까지 앞만 보고 달려왔던 이 도시의 한 세기 동안 누적된 역사에 눈을 돌리기 시작한 것이다. 특히 ‘반드시 알아야 할 LA의 세 감독들’이라는 특별 프로그램은 일반인에게 잘 알려져 있지 않은 LA를 기반으로 하는 거장 영화인들을 소개하고 있는데, 얼마 전에 작고한 신상옥 감독이 그중 하나로 선정되어 그의 대표작인 <사랑방 손님과 어머니>가 일반인에게 공개되었다. 또한 50년대 필름누아르를 중심으로 꾸민 ‘LA Noir’는 전통적인 로케이션으로서의 LA의 구석구석을 차분하게 분석함으로써 올드팬들의 향수를 자극하는 동시에 LA를 바라보는 또 다른 시각을 보여주었다. 한편 한국계 영화감독의 약진도 두드러져서 방황하는 사춘기 소녀의 내면을 여성감독 특유의 섬세한 묘사로 그려낸 LA 출신 한국계 김소영 감독의 <인 비트윈 데이즈>(In Between Days)가 평론가들의 베스트 7에 선정되었으며 한국계 크리스 챈 리 감독의 LA 한인타운을 배경으로 한 누아르물 <언두잉>(Undoing) 역시 많은 관심 속에 상영되었다. 그 밖에 영화진흥위원회, 부산국제영화제, 아시아필름마켓에서 공동 주최하는 ‘한국영화의 밤’ 행사를 통해 LA에서 활동하고 있는 한국계 및 아시아계 영화인들이 함께 한자리에 모이기도 하였다. LA영화제는 7월 2일을 마지막으로 열하루 동안의 여정을 끝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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