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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구 좀비영화라는 장르를 입은 일본식 공포, <환생>

<기억>이라는 영화의 오디션이 열리고, 숫기없는 배우 지망생 스기우라 나기사(유카)가 그 자리에 있다. 이 영화의 감독 마쓰무라(시이나 깃페이)는 발탁되기 위해 애쓰는 다른 지망생들 사이에 조용히 서 있는 스기우라를 한눈에 주연으로 선택한다. 어쩐지 그녀를 어디선가 본 듯한 직감이 작용했기 때문이다. 마쓰무라가 만들 영화 <기억>의 내용은 35년 전 오사카 외곽의 한 호텔에서 한 가장이 가족과 호텔 직원 11명을 살해하고 자신도 죽어간 실화를 소재로 한다. 마쓰무라는 당시의 현장감을 경험하기 위해 배우들을 모두 데리고 지금은 폐쇄된 35년 전 그 호텔을 방문한다. 그러나 촬영이 시작되면서 과거의 귀신들이 하나 둘씩 출몰하고, 급기야 스기우라와 마쓰무라 역시 그 과거의 사건에 연루되어 있음이 조금씩 드러나기 시작한다.

<샤이닝>과 비교하면서 보면 즐거움 두배!

만약 공포영화 팬이라면 <환생>을 보자마자 <샤이닝>을 떠올리는 것은 당연하다. 한적한 외곽, 폐쇄된 공간, 가장의 광기, <샤이닝>이 널리 알린 공포영화의 방정식이 이 영화에서도 반복된다. 말하자면 일본식 <샤이닝>. 감독 시미즈 다카시는 그의 히트작 <주온>에서 좁은 방을 주 무대로 사용했기에, 이번에는 좀 더 큰 폐쇄공간을 무대로 삼고 싶었다고 말했다. 심지어 <샤이닝>을 보지 못한 스탭들이나 배우들이 있다면 그 영화를 꼭 보라고 권하기도 했다고 한다. 그 밖에도 <환생>은 마치 전통적인 일본식 공포영화의 정서가 서구 좀비영화라는 장르를 입은 듯한 묘한 섞임을 맛보게 한다.

이치세 다카시게와 ‘제이호러 시어터’

<환생>의 프로듀서 이치세 다카시게는 그동안 <링> 시리즈와 <주온> 시리즈, <주온>의 할리우드 리메이크작으로 큰 인기를 얻은 <그루지> 시리즈 등을 지휘하며 90년대 이후 일본의 현대적 공포영화의 붐을 만들어가고 있는 수장이다. 그가 2004년에 결성하고 발표한 프로젝트가 바로 제이호러 시어터. <환생>의 감독 시미즈 다카시를 비롯하여 구로사와 기요시, 나카다 히데오 등 쟁쟁한 6명의 감독이 연출하는 공포영화 프로젝트다. <환생>은 그 세 번째 작품이다. 이치세 다카시게가 지휘하는 공포영화 군단은 앞으로도 일본뿐아니라 할리우드에서도 위력을 이어갈 것 같다. 제이호러 시어터의 이름으로 만든 <환생>이전의 두편은 이미 할리우드가 리메이크하기로 결정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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