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서 형사 일을 하는 태수(정두홍)는 어느 날 죽마고우 왕재(안길강)가 죽었다는 소식을 듣는다. 고향 충남 온성의 장례식장에서 유년 시절 함께 뭉쳐다녔던 필호(이범수)와 석환(류승완)을 만난 태수. 그들은 왕재가 세상 무서울 것 없는 10대들과 싸움에 휘말려 살해당했다고 전한다. 태수는 서울행을 미룬 채 왕재에게 칼을 꽂은 이들을 찾아나서고, 평소 왕재를 친형처럼 따르던 석환 또한 복수의 대상을 찾기 위해 싸움의 한복판에 뛰어든다. 추적 끝에 두 사람은 왕재의 죽음이 그저 그런 10대들의 소행 때문이 아님을 깨닫게 된다. <짝패>는 액션키드 류승완 감독의 5번째 장편영화. 데뷔작 <죽거나 혹은 나쁘거나> 이후 처음으로 연기까지 도맡았다. <피도 눈물도 없이> <아라한 장풍대작전> <주먹이 운다> 등에서 액션 안무를 함께 짰던 정두홍 무술감독이 류승완 감독과 ‘짝패’를 이뤄 가짜 아닌 진짜 액션 연기를 선보인다.
생짜 액션의 쾌감을 주는 세트_운당정
와이어 없는 맨몸 액션의 효과를 극대화하려면 근사한 세트를 최대한 활용해야 한다. 떼싸움이 펼쳐지는 수상다리 액션을 지나, 무시무시한 회칼이 등장하는 다다미 액션을 넘어, 생사혈투가 펼쳐지는 차이나풍 팔각정 액션까지. 종합선물세트 같은 액션 모듬을 선보이는 <짝패>의 운당정은 생짜 액션의 쾌감을 고스란히 안겨주는 공간이다. 언뜻 보면 <킬 빌>의 요정과 정원이 떠오르는 운당정은 지금은 사라지고 없는 종로의 유서 깊은 운당여관을 리모델링했다고. 운당정 세트는 한달간의 제작기간을 거쳐 남양주종합촬영소에 지어졌으며, 총면적은 3000㎡에 달한다. 2층에서 직접 떨어지는 등 고난도 액션 연기를 위해 정두홍 무술감독은 운당정 액션을 앞두고 협찬받은 독주를 커피에 타 마시고 실연했다는 후일담이 전해진다.
조연들의 연기를 한꺼번에_배우잔치
류승완표 영화의 재미가 오로지 액션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말할 순 없다. 전작들처럼 톡톡 튀는 카메오를 수시로 선보이진 않지만, 많은 조연들의 연기를 한꺼번에 보는 재미는 <짝패>에서도 여전하다. 악역 연기를 선보이는 이범수는 물론이고 <왕의 남자>에서 칠득이로 나온 정석용, <올드보이>에서 유지태의 심복으로 나온 김병옥, <태풍태양> <피터팬의 공식> <사생결단> 등 다양한 영화에 출연하며 주목받고 있는 온주완까지, 개성만점 배우들이 주체 못할 끼를 내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