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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마켓인 아메리칸필름마켓(AFM)은 지금 노란불
김도훈 2005-11-23

토론토에 밀리고, 베를린에 치이고… 세계 최대 마켓의 명성 무색해져

<향연>

세계 최대의 영화마켓인 아메리칸필름마켓(AFM)이 흔들리고 있다. <버라이어티>는 지난 11월13일치 기사를 통해 AFM이 커다란 변화의 물결에 직면했다고 보도했다. 먼저, 지난 11월2일부터 9일까지 캘리포니아 샌타모니카 로스 호텔에서 개최된 올해 AFM의 가장 주목할 만한 특징은, 아시아권 영화의 거래가 미국권 영화의 거래를 압도했다는 사실이다.

올해 AFM에서 최고가 판매기록을 세운 작품들은 모두 아시아영화들이다. 중국 감독 펑샤오강의 신작 <향연>(Banquet)이 일본의 가가 커뮤니케이션에 500만달러라는 높은 가격으로 판매되었고, IHQ가 제작한 한국영화 <파랑주의보>는 일본의 도시바에 370만달러에 팔렸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비아시아권 거래로서는 로베르토 베니니의 신작 <호랑이와 눈>이 100만달러에 판매된 것을 제외하고는 가시적인 성과가 거의 없었다. AFM 참가자들의 말에 따르면 마켓에 나온 대부분의 미국영화들이 재고정리 차원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는 AFM를 찾은 바이어들이 먼저 개최된 토론토영화마켓에서 이미 대부분의 중요한 거래를 완료했기 때문이다. 영국 배급업자인 로렌스 고날은 “미국에 영화를 팔려고 하는 외국인 판매자들은 다 토론토로 간다. 그리고 나머지 사람들은 내년 초에 있을 베를린을 기다린다”며 “지금의 AFM은 정말 끔찍한 지경”이라고 말했다. 게다가 올해 AFM이 야심적으로 미국영화협회(AFI)축제와의 연계를 선언했던 것도 마켓 활성화에는 도움이 되지 않았던 것으로 밝혀졌다. 두 행사가 열리는 장소가 20마일가량 떨어져 있기 때문에 공동 개최할 수 있는 이벤트가 거의 없었던 것이다.

메이저 미국영화사들이 위치한 로스 호텔의 고층에서 중요한 거래들이 성사되고, 지하의 행사장에서는 외국의 신생 회사들이 바이어들의 손길을 애타게 기다리는 것이 지난 AFM의 대표적인 풍경이었다. 사정이 완전히 뒤바뀐 올해, 호텔의 고층은 한가했고 지하는 거래의 열기로 뜨거웠다. <버라이어티>는 “아래층 사람들에게 더 나은 장소를 제공하고, 소극적인 위층 사람들을 아래층으로 추방하는 것이 AFM 회생을 위한 열쇠가 될 것”이라 충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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