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의 한 수도원, 벽에 그리스도상을 못질해 걸자 피가 흘러나오는 기이한 사건이 벌어진다. 니먼 형사(장 르노)는 벽에 묻힌 사체를 발견한다. 레다 형사(브누아 마지멜)는 예수 같은 복장을 하고 피흘리며 이상한 말을 하는 남자를 병원으로 데려갔다가 검은 옷을 입은 수도승의 공격을 받는다. 니먼과 레다는 기이한 사건들간의 유사성을 포착하고, 함께 수사에 나선다. 계속 사체를 발견한 두 사람은 예수를 닮은 한 남자와 그를 따르는 12명의 사람들이 일정한 규칙과 암호에 따라 살해당하고 있음을 알게 된다. 성서 기호학을 연구한 메리(카미유 나타)의 도움으로 비밀은 점차 베일을 벗고, 괴력의 수도승들의 위협 속에 요한계시록에 기록된 7개 봉인의 미스터리를 풀어간다.
인류 최고의 베스트셀러인 성경은 한국을 비롯한 전세계를 휩쓴 <다빈치 코드>의 모태가 되었고, 또한 <크림슨 리버2: 요한계시록의 천사들>의 태동을 도왔다. <크림슨 리버2…>는 영화판 <다빈치 코드>의 개봉을 기다리는 사람들이 그와 유사한 즐거움을 맛볼 좋은 기회가 될 것처럼 보였다. 공교롭게도, 레오나르도 다 빈치의 <최후의 만찬>을 흉내내 사진을 찍은 사진이 <크림슨 리버2…>에 등장하며 성서 속의 구절과 기독교적 도상학이 사건 해결에 도움을 주기 때문에 둘 사이의 유사성에 과하게 기대게 되는 심정을 아주 버릴 수 없다. 불행히도 기대는 산산이 부서진다. <다빈치 코드>는커녕 마티외 카소비츠가 연출한 전편 <크림슨 리버>에도 미치지 못한다. 영어로 더빙된 대사는 배우들이 연기하는 호흡을 읽는 것을 방해한다.
이해할 수 없는 수수께끼는 연속적으로 모습을 드러낸다. 때로 대단히 잔인한 장면도 보여준다. 한때 눈이었던 자리를 도려낸 시체나 조개잡이 그물에서 쏟아져나오는 토막시체를 보여주는 것은 공포스럽고 초월적 힘의 두려움을 암시하는 데는 성공했지만, 그게 다다. 특히 수도승들이 가진 괴력의 정체와 새카만 어둠으로만 보였던 수도복 안 얼굴 부분에 관한 미스터리가 풀리는 순간 실소하게 되는 것은 영화의 장르마저 의심케 한다. 크리스토퍼 리는 환상에 사로잡힌 노인으로만 보이고, 장 르노 역시 시원한 액션을 보여주지 않는다. 브누아 마지멜은 허둥대기만 한다. “그렇게까지 안 해도 되는 거 아닐까”라는 것은, 미스터리와 공포를 잘 조합하지 못했을 때 나올 수 있는 최악의 의구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