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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 코리안 시네마>의 공동 편집자 줄리언 스트링거

한국영화, 그 자체의 생명력 주목했다

지난 7월 미국과 영국에서 출판된 <뉴 코리안 시네마>(2005, 사진 참고)는 요 몇년간 영어권에서 쏟아져나온 한국영화에 대한 책들에 비해 최신 한국영화의 다양한 스펙트럼을 다루고 있다. 미국, 영국, 한국 학자들이 쓴 14개의 글로 이루어진 이 책은, 한국의 근대사부터 영화산업, 장르, 섹슈얼리티, 문화적 정체성 등 폭넓은 이슈를 언급한다. 이 책을 공동 편집했고, 현재 영국 노팅엄대학에서 영화를 가르치고 있는 줄리언 스트링거를 만나 짧은 대화를 나눴다. 그간 홍콩영화와 일본영화, 영화제, 블록버스터영화 등에 대한 글을 발표해온 그는, <무비 블록버스터>(2003)라는 책을 편집·출판한 바 있고, 최근 한국에 번역된 <임권택, 민족영화만들기>(2002)에도 글을 기고했다.

-<뉴 코리안 시네마>를 출판한 동기는.

=2002년에 이 책을 막 준비하기 시작했을 때는, 영미권에서 한국영화에 대한 아카데믹한 글이 거의 발표된 바 없었다. 1990년대 초부터 지금까지, 한국영화와 한국사회가 어떻게 변해왔는지, 새로운 내셔널 시네마가 어떻게 세계 무대에 부상하게 되는지를 살펴보고 싶었다. 한국영화의 서구영화와의 차이를 물신화하거나 본질화하지 않는 방식으로 말이다.

-그동안 당신은 작가 중심의 영화 논의를, 비판적으로 재점검하는 작업을 해왔다.

=대부분의 평론가들은 감독을 영화의 저자로 여긴다. 그렇지만 정말로 그럴까? 영화를 만드는 사람들이 실제 어떤 식으로 협력해서 작업하는지 주의 깊은 연구를 하기 전까지는, 감독이 모든 것을 결정한다고 추정해서는 안 된다. 물론, 작가 중심의 접근은 전략적인 마케팅을 가능하게 만들고, 비평의 중심축으로 이용하기에 유용하다는 장점이 있다. 누가 정말 무엇을 했는가를 실제로 알아내고 설명하기보다는 그저 박찬욱 감독이 <친절한 금자씨>를 만들었다고 말해버리는 것이 훨씬 쉬운 것처럼 말이다.

-한국영화와 관련해서 앞으로 더 연구해보고 싶은 면이 있다면.

=한국 단편영화 제작의 산업적이고 미학적인 측면에 관심이 있다. 영화학교 등에서 영화를 만드는 이들이 어떤 성격의 훈련을 받는지 이해해야 할 것이다. 촬영, 사운드, 제작 등의 분야에서 어떤 변화가 이루어지고 있는지도 궁금하다.

-좋아하는 한국영화는.

=<8월의 크리스마스> <초록물고기> <엽기적인 그녀> 같은 부드러운 한국영화를 좋아한다. 스타일이 대담한 <여고괴담 두 번째 이야기>나 <인정사정 볼 것 없다>도 좋다. 그렇지만 드라마 <모래시계>만큼 인상적인 한국영화는 보지 못한 것 같다.

-이 책의 표지를 <고양이를 부탁해>의 한 장면으로 선택한 이유가 있나.

=한국영화의 에너지와 자신감, 그리고 정치적인 구속에서의 해방을 표현하는 이미지를 책의 표지로 하고 싶었고, 한국영화에서 변화하는 여성의 역할을 표면에 내세우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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