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회 광주국제영화제가 오는 8월26일부터 9월4일까지 열린다. 장편 85여편을 포함해 총 181편의 영화가 상영되는 이번 영화제의 슬로건은 ‘영화제를 즐겨라’(Let’s Enjoy the Film Festival). 말 그대로 대중이 쉽게 즐길 수 있는 영화축제를 표방한다. 세계의 작가감독과 미발견된 신예감독들의 영화를 고루 소개하며 명백히 시네필들을 위한, 예술성을 지향하는 영화제로 자리매김해왔던 기존의 경향과 많이 달라진 모습이다. 경쟁부문인 영시네마 섹션과 다큐멘터리영화를 집중 소개하는 논픽션시네마, 회고전 및 특별전 등 기존의 섹션을 유지하는 한편 페스티벌 오브 페스티벌즈, 한국영화 지금, 어린이영화, 시민영화광장 등 일반 관객을 타깃으로 대중성을 대폭 강화한 섹션을 새로 마련했다.
대중성을 표방하는 섹션들에서는 <말아톤> <엄마> <안녕, 형아> <분홍신> <남극일기> <여자, 정혜> <여고생 시집가기> <간큰가족> 등 국내영화 최신작들과 함께 감상의 문턱이 높지 않은 해외 신작들을 소개한다. 10대 소녀들의 방황을 실화 바탕으로 구성한 <거리의 소녀들>(On the Outs/ 로라 실버부시, 마이클 스콜닉/ 미국/ 2004년/ 86분/ 페스티벌 오브 페스티벌즈), 부자관계를 실마리로 한 가족의 화해를 그려낸 <마지막 앨범>(The Village Album/ 미쓰히로 미하라/ 일본/ 2005년/ 111분/ 페스티벌 오브 페스티벌즈), 크리스마스 이브에 러시아를 배경으로 마법의 호두를 갖고 놀다 호두까기인형으로 변한 왕자의 이야기 <호두까기 인형과 생쥐대왕>(Nutcraker and Mouse King/ 마이클 존슨, 타티아나 일리나/ 독일/ 2004년/ 82분/ 어린이영화) 등은 프로그래머가 추천하는 작품들이다.
기존의 영화제 성격을 확인할 수 있는 작품들도 찾아볼 수 있다. <공작>(The Peacock/ 구창웨이/ 중국/ 2004년/ 114분/ 영시네마)은 문화혁명 직후 중국을 배경으로 하여 불안정한 모습으로 한 가족의 일상을 차분하게 그려낸 작품. 올해 베를린국제영화제에서 심사위원 대상을 수상했다. 아버지의 억압을 견디지 못하는 사춘기 소년의 심리와 행동을 좇아가는 성장기 <사미르>(Saimir/ 프란시스코 문지/ 이탈리아/ 2004년/ 88분/ 영시네마)는 지난해 베니스영화제 ‘미래의 영화상’ 부문 심사위원 특별상 수상작이다. 올해 칸국제영화제 공식초청작인 <필름맨>(Le Filmeur/ 알랭 카발리에/ 프랑스/ 2005/ 96분/ 논픽션시네마)도 미리 제목을 기억해둘 만한 다큐멘터리. 신상옥, 야마다 요지, 리싱 등 아시아 거장감독들의 작품을 감상할 기회도 있다. 신상옥 감독의 대표작인 <사랑방 손님과 어머니>를 비롯해 <로맨스 그레이>와 <이 생명 다하도록>, 야마다 요지의 <아들> <숨겨진 검> <가족>, 리싱의 <원향인> <추결> <작은 마을 이야기> 등이 상영된다. 1930∼60년대에 활동하며 리얼리즘영화와 시대극을 오간 일본 감독 우치다 도무의 <요시와라의 요녀 이야기> <인생극장> <내면의 굴레> 등 후기 작품 5편과 동시대 미얀마영화 4편이 각각 회고전과 특별전으로 마련돼 있다.
부대행사로는 델리스파이스, 언니네이발관 등 국내 모던록 밴드의 공연과 국내 브레이크 댄서들의 댄스 배틀, 충장로 영화의 거리에서 영화 스틸 전시 등이 열릴 예정이다. 상영관은 광주 시내 중심가에 위치한 밀리오레시네마 5개관과 광주극장. 개막식 및 심야상영작은 1만원이며 폐막식과 일반 상영작은 5천원에 판매된다. 인터넷 예매는 광주국제영화제 홈페이지(www.giff.org)와 일반 예매사이트(www.ticketlink.co.kr)를 통해 가능하며, 현장 구매는 영화제 개막일부터 가능하다. 상영시간표는 영화제 홈페이지에서 다운로드할 수 있다(자세한 정보는 영화제 홈페이지 참조 또는 전화 062-228-99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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