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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무로는 통화중] 4월 극장가 잔인한 보릿고개
문석 2005-04-26

봄나들이, 관객 호응 적은 영화 등으로 5년 만에 최악의 비수기

<주먹이 운다>

햇살은 화창하건만 충무로엔 짙은 그늘이 드리워져 있다. 4월은 전통적으로 비수기로 분류되는 때이긴 하지만 올해의 ‘관객 가뭄’엔 유별난 구석이 있다. 4월1일 개봉한 <주먹이 운다>는 개봉 첫주와 둘째주 전국 관객 1위였고, 3주차에선 2위를 기록했음에도 20일까지의 전국 관객수는 145만명에 불과하다. <달콤한 인생> 또한 개봉 20일 동안 누적 관객수는 114만명에 머물고 있다. 비수기로 분류되는 3월10일 개봉한 <마파도>의 20일간 누적관객수 192만에 비해도 초라한 성적이다.

결국 관객들이 극장을 찾지 않는다는 얘기다. 4월2~3일 서울 지역 극장의 전체 관객수는 35만명이었으나, 7~8일에는 28만, 14~15일에는 21만으로 급격한 하락세를 기록중이다. 김장욱 쇼이스트 이사는 “최근 들어선 아무리 비수기라 해도 최소 30만선은 유지했는데 올해는 최악이다”고 말한다. 사실, 요 몇년 동안 3~4월 비수기엔 돌파구를 열어주는 영화들이 존재했다. 2001년에는 <친구>, 2002년에는 <집으로…>, 2003년에는 <살인의 추억>, 2004년에는 <어린 신부> <패션 오브 크라이스트> 등이 최소 200만 이상의 관객을 불러모으며 극장가의 주도자 역할을 해냈다.

이런 5년 만의 비수기의 원인에 관해선 제작·배급쪽과 극장쪽의 분석이 다르다. <주먹이 운다>의 제작사 시오필름 관계자는 “지난 겨울이 워낙 길었고 4월초 봄기운이 갑자기 찾아와 주말마다 봄나들이 행렬이 길어졌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 주말 상춘객은 서울 안에서만 250만명이었다. 반면 극장 체인 프리머스 심재만 이사는 “예년에 비해 관객에게 먹히는 영화가 없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관객이 없어서 영화가 안 되냐, 영화가 나빠서 관객이 없냐’는 닭과 달걀의 논쟁은 <킹덤 오브 헤븐> <댄서의 순정> 등이 개봉하는 5월이 돼야 해소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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