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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남자의 와인 시음 여행기 <사이드웨이스> 호평
이종도 2004-12-22

와인맛 로드무비에 비평가가 취했다!

올해 미국영화 최고의 수확은 포도주의 명산지인 캘리포니아에서 거둘 확률이 높아졌다. 샌타바버라로 와인 시음 여행을 떠난 두 중년 사내의 이야기인 <사이드웨이스>(Sideways)를 두고 뉴욕과 LA 그리고 샌프란시스코와 보스턴의 비평가들이 거의 일치된 환호를 보냈다.

<사이드웨이스>는 뉴욕비평가협회가 선정하는 작품상 등 4개 부문, LA비평가협회 선정 5개 부문을 휩쓰는 등 주요 비평가들의 사랑을 독차지하며 축배를 높이 들었다. <어바웃 슈미트>를 만든 인디 작가 알렉산더 페인의 <사이드웨이스>는 실패한 작가이자 남편이며 고등학교 영어선생인 마일즈(폴 지아매티)가 단짝인 전직배우 잭(토머스 헤이든 처치)과 캘리포니아의 와인 농장 여행을 떠난다는 내용이다. 길 위에서 자신의 실패를 되돌아보고 사람들과의 관계를 되짚어본다는 점에서 조금 젊어진 <어바웃 슈미트>식 로드무비라고 할 수 있다. 결혼을 앞두고 다른 여자를 만나고 있는 잭은 결혼을 해야 할지 물러야 할지 고민하며, 마일즈는 와인 농장에서 만난 웨이트리스 마야(버지니아 매드센)와의 관계가 잘한 선택인지 망설인다.

뉴욕영화비평가협회는 작품상, 남우주연(폴 지아매티), 여우조연(버지니아 매드센), 각본 등 4개 부문 수상작으로 <사이드웨이스>를 골랐다. 렉스 피켓의 소설을 각색한 알렉산더 페인(43) 감독은 함께 각본을 쓴 짐 테일러와 각본상을 공동수상했다. 페인 감독과 짐 테일러는 지난해 골든글로브에서 <어바웃 슈미트>로 각본상을 공동수상했다. LA비평가협회는 작품, 감독, 각본 등 다섯개 부문, 샌프란시스코비평가협회도 작품, 감독 등 주요상을 포함한 여섯개 부문 수상자로 <사이드웨이스>를 택했다.

보스턴비평가협회도 작품상을 비롯해 네개 부문을 안겼다. 비평가의 일치 단결은 계속된다. 로저 에버트 등이 참여한 미국영화협회(AFI) 심사원단도 <사이드웨이스>를 톱10에 올려놓았다. 뿐만 아니라 제62회 골든글로브상도 후보작 발표회에서 감독상과 함께 최우수 뮤지컬 및 코미디, 각본, 남녀 연기상 등 최다인 7개 부문 후보에 <사이드웨이스>를 올려 내년 2월 아카데미상에서 <사이드웨이스>의 선전을 예감하게 했다. 비평가의 전폭적 호의와 골든글로브의 선전이 아카데미 수상으로 반드시 이어지는 건 아니지만 말이다. <버라이어티>는 지난해에 <콜드 마운틴>이 골든글로브 8개 부문, 아카데미 7개 부문 후보에 올라 여우조연상만 탄 것을 예로 들며 골든글로브상 후보와 아카데미상 수상의 함수관계가 생각만큼 크지 않다고 촌평했다.

페인 감독과 지난해에 결혼한 한국계 캐나다 배우 샌드라 오(33)의 연기도 관심거리다. 그는 <투스카니의 태양> <프린세스 다이어리> 등 30여 작품에서 크고 작은 역으로 활약했고 특히 <투스카니…>에서는 주인공 프랜시스의 친구 패티로 나와 <뉴욕타임스> 등에서 호평을 받았다. <사이드웨이스>는 1200만달러의 단출한 예산을 들여 캘리포니아 일대에서 작품을 찍었고 지난 10월24일 네개 극장에서 조용히 문을 열어 점차 극장 수를 늘려왔다. 어느덧 예산을 넘긴 1462만달러(12월14일 현재)의 수입을 올리며 <알렉산더> <브리짓 존스의 일기: 열정과 애정> 등을 제치고 박스오피스 9위에 올라 있다. 알렉산더 페인은 <일렉션>과 <어바웃 슈미트> 등을 통해 위트와 풍자의 정신을 냉정하면서도 이지적으로 연출한 바 있는 그리스계 감독이다. 그는 영화 속의 와인 리스트를 직접 작성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