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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19~28일 일본 다큐멘터리 특별전
문석 2004-11-08

20세기 일본의 화장없는 초상을 보다

일본의 걸작 다큐멘터리를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된다. 11월19일부터 28일까지 서울 일주아트하우스 아트큐브에서 열리는 ‘일본 다큐멘터리 특별전-역동의 기록, 매혹의 필모그래피’가 그것. 일주아트하우스와 일본국제교류기금 서울문화센터가 공동주최하는 이번 행사는 ‘전쟁’과 ‘산업화’라는 두 가지 큰 주제를 따라 20세기 일본의 화장없는 초상을 보여주는 자리다(문의: 02-2002-7777, www.iljuarthouse.org).

1930년대부터 90년대까지의 작품 16편이 상영되는 이번 특별전의 개막작은 하니 스스무 감독의 <교실의 아이들>과 <그림 그리는 아이들>. 1954년에 만들어진 <교실의 아이들>은 일본 문부성의 의뢰로 만들어진 다큐로, 카메라를 몰래 설치해 아이들을 담지 않고 오랫동안 교실 안에 카메라를 둬 아이들이 카메라에 익숙해지게끔 한 뒤 만들어진 작품이다. 이 제작방식은 아이들의 세세한 행동과 표정, 내면까지 담아내는 성공을 거둔다. <그림 그리는 아이들>(1956)은 <교실의 아이들>의 속편격으로 미술교육받는 아이들의 모습을 생생하게 포착했으며, 60년대 일본영화 뉴웨이브 운동에 영향을 끼쳤다. 폐막작인 <일본국 후루야시키 마을>(1982)은 오가와 신스케 감독이 걸작 <마기노 마을의 이야기>를 제작하던 도중 만들어진 것으로, 냉해를 입고 후루야시키로 이주한 마기노 마을 주민들을 담고 있다.

이외에도 반제국주의적 성향이 짙은 가메이 후미오 감독의 <전사들>(1939)이나 2차대전 뒤 동아시아에 파견됐던 일본인 매춘여성들의 삶을 묘사한 이마무라 쇼헤이 감독의 <가라유키 상>(1973), 천황에게 전쟁 발발에 대한 책임을 묻기 위해 투쟁하는 한 남자의 이야기인 하라 가즈오 감독의 <천황의 군대는 진군한다>(1987) 또한 놓치지 말아야 할 작품들. 미조구치 겐지 감독과 나눈 여러 인터뷰를 담은 <어느 영화감독의 생애: 미조구치 겐지의 기록>(신도 가네토, 1975), 나가노 강의 수질오염을 다룬 <아가 강에 살다>(사토 마코토, 1992)도 관심을 모으며, 재일동포 김덕철 감독이 모리 야스유키 감독과 함께 만든 한-일 관계에 관한 다큐멘터리 <건너야 할 강>(1994) 역시 주목할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