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ST)에 ..." />
컨텐츠 바로가기[Skip to contents]
HOME > News & Report > News > 국내뉴스
김윤진, “미국 드라마서 한국어로 연기해요”
2004-09-07

"한국어는 물론이고, 어떤 외국어로도 이처럼 오랜 시간 자막 처리를 한 적은 없을 것이다." 배우 김윤진이 미국 전역에 방송되는 드라마에서 한국어로 무려 30분 간 이야기한다. 영어 자막과 함께 외국어 대사가 이처럼 오래 나가는 것은 미 방송에서 극히 드문 일이라 관심을 끈다. 미국 ABC 방송의 13부작 드라마 <로스트>(LOST)에 출연 중인 김윤진은 6번째 에피소드에서 60분 분량의 절반에 해당하는 30분 간 한국어 대사를 구사한다. 이 에피소드는 오는 10월 27일 오후 8시 미국 전역으로 방송된다. 특히 이중 일부분에서는 자막도 제공되지 않을 예정이다.

김윤진은 2일 오후 연합뉴스와의 국제전화에서 "미국인들이 워낙 자막 읽는 것을 싫어해 외국 영화조차 흥행하기 어려운데, TV 드라마에서 이같은 시도를 하는것은 정말 놀라운 일"이라고 전했다. '하우스 오브 라이징 선(House of the Rising Sun)'이라는 제목의 6번째 에피소드는 김윤진이 맡은 캐릭터 '선(SUN)'의 회상으로 구성된다. 무인도에 불시착한 선이 회상을 통해 그동안 그가 영어를 구사하지 못하는 척했던 이유와 남편과의 애증이 교차하는 결혼 생활 등이 묘사된다.

이 과정에서 그가 남편(재미교포 배우 대니얼 테이 킴 분)과 대화하는 부분은 자막 처리가 되지만, 그가 외국인과 대화하는 장면에서는 자막도 제공되지 않는다. 김윤진이 하는 말이 무슨 뜻인지 모르게 하면서 시청자에게 캐릭터를 더욱 각인시키려는 의도. 애초 제작진은 김윤진이 한국어를 구사할 경우 30분 이상 자막 처리를 강행하는 것 자체가 무리라고 판단, 영어 대사로 전환하려 했다. 그러나 김윤진의 강력한 건의로 한국어 대사가 살아났고, 30분 가까이 자막 처리되는, 미국 드라마로서는 전례를 찾기 힘든 상황이 벌어지게 됐다.

김윤진은 "대본을 읽고 제작진에게 '회상 장면은 한국 상황 설정이니 한국어로 하게 해달라'고 제안을 했는데, 제작진이 ABC와 협의를 한 끝에 의견을 받아줬다"며 "미국 드라마에서 한국인의 존재감을 알린 것 같아 기쁘다"고 밝혔다.

지난 7월 15일부터 하와이에 머물며 <로스트>를 촬영하고 있는 김윤진은 "하와이에서 촬영한다는 것 자체가 환상"이라면서 "외국 드라마 촬영 현장이지만 사람이 모여서 하는 일은 어디서나 똑같은 것 같다. 별 어려움은 없다. LA에서 촬영했으면 좀 달랐을텐데, 모두가 집을 떠나 하와이에서 촬영하다보니 더 가깝게 지내게 됐다. 그동안 생일 파티도 얼마나 많이 했는지 모른다"며 웃었다.

그는 "현장에서 담배를 안 피는 것이 특징이라면 특징이다. 한국에서는 모두가 담배를 물고 사는데, 여기서는 대부분 담배를 피지 않는다"면서 "<미션 임파서블3>의 연출을 맡은 제프리 에이브럼스 감독이 총괄 감독을 맡고, 실제 연출은 매회 다른 사람이 한다. 회마다 연출자가 바뀌는 상황이 처음에는 무척 낯설었지만 지금은 적응됐다"고 전했다.

김윤진은 "내 자랑 같아 그렇지만 사실 선이라는 캐릭터는 원래 없었다. 그런데 오디션을 본 후 에이브럼스 감독이 날 위해 특별히 만들어줬다. 스토리라인을 완성하기 위해 남편 역도 캐스팅하게 됐다"면서 "에이브럼스가 그 부분을 공개석상에서 매번 꼭 언급해 특별대우를 받는 느낌이다. 배우로서는 최고의 대우다"라고 자랑했다.

세계적인 스타 톰 크루즈를 만나 화제를 모았던 그는 "첫눈에 '아 이래서 스타구나'라고 느꼈다. 풍기는 매력이 확실히 전세계에서 손꼽히는 톱스타다웠다. 그런데 키는 작더라"면서 "아직은 앞서가는 이야기라 조심스럽지만 <미션 임파서블3>에서 특별한 역할이 있다면 함께 일할 기회가 있을지도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무인도에 불시착한 13명의 이야기인 <로스트>는 오는 22일 오후 8시(현지시각)첫방송하며, 김윤진은 11월 초까지 촬영을 이어간다. 한편 그는 다음달 2일 여동생의 결혼식에 참석하기 위해 2박 3일 일정으로 귀국한다.

관련영화

관련인물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