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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 영화인, <아라비아의 로렌스>가 최고 영국영화
2004-08-16

<러브 액츄얼리>를 비롯 최악의 영화는 대부분 최근작이 차지

영국의 유명 영화인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에서 고(故)데이비드 린 감독의 오스카 수상작 <아라비아의 로렌스>(사진)가 최고의 영국영화로 꼽혔다고 데일리 텔레그래프 인터넷판이 15일 보도했다. 피터 오툴이 신비로운 T.E.로렌스 역할을 맡았던 1962년작 이 영화는 데이비드 린의 다른 고전 영화 4편과 함께 10위권에 들었다. 린 감독이 연출한 셀리아 존슨과 트레버 하워드 주연의 음울한 애정영화 <밀회>는 2위를 차지했으며 <위대한 유산은> 3위, <콰이강의 다리>는 7위를 차지했다. 린 감독의 부인은 14일 밤 설문결과를 환영하며 작고한 남편 린 감독을 가리켜 '자신의 꿈을 스크린에 펼쳐 놓는 방법을 알았던 몽상가'라고 표현했다.

린 부인은 "데이비드는 엄청나게 높은 기준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개인적으로는 자신을 거의 실패자라고 여겼다. 그의 영화들은 결함이 있는 주인공들과 복합적인 관계들을 다루고 있으며 주인공들은 우리들과 마찬가지로 모든 상황에 커다란 두려움을 가지고 대처한다"며 "이 영화들이 삶의 문제들을 다루고 있기 때문에 오래 남았다"고 말했다.

10위권에 든 나머지 영화들은 영국영화계가 극단적 사실주의와 사회풍자, 고전문학의 각색에 굳게 기반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캐럴 리드 감독의 1949년 작 <제3의 사나이>가 공동 3위에 올랐으며 <레이디킬러> <친절한 마음과 화관> <케스> 알프레드 히치콕 감독의 <삶과 죽음의 문제> <네번의 결혼식과 한 번의 장례식>이 10위권 안에 들었다.

선데이 텔레그래프지가 영국 영화계를 기리기 위해 실시한 이번 조사에는 230명의 배우와 영화 기술진, 시나리오 작가, 감독들이 참여해 여러 부문에서 가장 좋아하는 영국 영화 10편, 배우 5명씩을 뽑았다. 이번 조사 결과는 영국영화의 전성기가 끝났다는 관점을 확인시켜 주고 있다. 10위권에 든 영화 중 가장 최근 작품인 <네번의 결혼식과 한번의 장례식>만 해도 이미 10년 전의 영화이며 20위권에 든 영화 중 상대적으로 최근 작품인 <트레인스포팅>도 1996년 작품이다.

반대로 최악의 영국영화 10선은 작년에 개봉한 <러브 액츄얼리>등 모두 최근 영화들이 차지했다. 각각의 부문을 살펴보면, 최고의 007영화로는 숀 코너리가 최초로 본드로 출연한 영화가 차지했으며 최고의 로맨스 영화에는 <밀회>가 선정됐다. 데이비드 린 감독은 최고의 감독으로 선정됐으나 세계 영화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영국인으로는 히치콕 감독과 찰리 채플린이 꼽혔다.

007영화에서 M역으로 알려져 있는 주디 덴치는 가장 좋아하는 여배우로 뽑혔으며 비비안 리는 세계 영화계 영향을 가장 크게 준 영국 여배우로 뽑혔다. 알렉 기네스는 로런스 올리비에와 캐리 그랜트를 근소한 차로 앞서 세계 영화계에 가장 영향을 크게 준 영국 남우로 뽑혔다.(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