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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포영화 볼 때는 실눈을 뜨고 보죠”
2004-08-09

옴니버스 <쓰리, 몬스터>의 <컷>에서 괴한으로 출연하는 임원희

"기존 공포영화에서는 경험하지 못한 색다른 공포를 체험할 수 있을 것입니다." <다찌마와 리>. <재밌는 영화>, <실미도> 등을 통해 연기파 배우로 실력을 인정받고 있는 임원희(34)가 공포영화에 처음으로 도전했다. 한국과 일본, 홍콩 등 3개국의 내로라하는 감독 3명이 공동 참여한 옴니버스 호러 <쓰리, 몬스터>의 첫번째 에피소드 <컷>을 통해서다. 20일 개봉. 18세 관람가. 상영시간 126분.

임원희는 <올드 보이>의 박찬욱 감독이 연출한 <컷>에서 남부러울 것 없이 평온하게 사는 영화감독의 집에 침입해 잔인한 테러를 자행하는 괴한으로 나온다. 극중에서 전혀 무서울 것같지 않은 충청도 사투리를 쓰는 임원희는 영화감독(이병헌)의 아내(강혜정)를 피아노줄로 꽁꽁 묶어놓고 도끼로 손가락을 자르는 섬뜩한 짓을 마다하지 않는다.

"느릿느릿한 말투로 인해 착하게 보이던 사람이 느닷없이 저지르는 잔인한 행동때문에 마음을 놓고 있던 관객들이 더 큰 충격과 공포를 느끼는 것 같습니다." 그의 말처럼 이 영화는 공포와 불안으로 온몸을 떨어야 하는 극한 상황에서 유머러스한 충청도 사투리 대사로 인해 웃음을 유발,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게 관객을 옭아맨다.

허를 찌르는 유머가 웃음을 터뜨리게 하고, 그 웃음이 다시 거꾸로 공포를 증폭시키는 코믹 잔혹극이라 할 만하다. 서울 토박이인 임원희는 어눌해서 더욱 섬뜩하게 보이는 괴한의 악마적 카리스마를 표현하기 위해 충청도 온양 출신인 류승완 감독이 직접 녹음해준 충청도 사투리 테이프를 가지고 다니며 맹연습했다고 한다. 그는 또 영화속에서 음악에 맞춰 우아하게 춤추는 장면을 소화하기 위해 현대무용을 하는 친구에게 두 달 동안 코치를 받기도 했다. 임원희는 이번에 호러물에 출연하긴 했지만 정작 공포영화에 대해서는 고개를 절래절래 흔들며 싫어한다고 말했다.

"공포영화를 보고 나면 삼사일 정도 찝찝한 기분이 듭니다. 잔인하고 무서운 장면이 나오면 고개를 돌리거나 눈을 가늘게 뜨고 보든지, 아니면 아예 눈을 감아 버립니다."하지만 <컷>은 자신이 직접 나와 처음부터 끝까지 제작과정에 참여했기 때문에 무섭지는 않았다고 한다. <컷>에 대한 임원희의 애정은 남다르다. 어떤 연기자든 자신이 출연한 영화에서의 자신의 연기에 대해 100% 만족하지 못하는 것은 마찬가지겠지만 <컷>은 자신속에 감춰어져 있던 내면의 모습을 잘 끄집어낸 작품이라는 것.

그는 자신의 매력이랄까, 장점으로 다른 연기자가 갖고 있지 못한 독특함을 꼽았다. "잘 생긴 얼굴은 아니지만 개성있는 외모 때문에 관객들이 잘 봐주는 것같습니다." 지난 95년 서울예대 연극과를 졸업하고 극단 '목화'에 입단, 연극배우로 먼저 출발한 그는 연극와 영화의 차이에 대해 "연기를 한다는 점에서는 둘 다 똑같지만 연극무대에 서면 직접 관객과 대면하기 때문에 좀더 경건해지고 충전이 되는 것같다"고 말했다. 시간나는 대로 연극에도 얼굴을 내밀 생각이지만 아직은 불러주는 연출가가 없다고.

일단 촬영에 들어가면 작품속에 깊숙이 몰입해 캐릭터를 소화하기 위해 애쓴다는 그는 "무엇이든 재미있게 하다보면 일이 잘 되는 것같다"고 말했다. 그는 옴니버스 영화가 유독 우리나라에서는 성공하지 못하는 징크스가 있는데 <쓰리, 몬스터> 만큼은 수작인 만큼 많은 관객들이 찾아주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그는 <죽거나 혹은 나쁘거나>, <피도 눈물도 없이>, <다찌마와 리> 등의 작품을 통해 오랫동안 인연을 맺었던 류승완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오는 9월이나 10월에 촬영에 들어갈 <주먹이 운다>(가제)를 차기작으로 골랐다. 휴먼드라마로 그려질 이 작품에서 임원희는 최민수와 류승완 감독의 친동생인 류승범 등과 함께 호흡을 맞출 예정이다.(서울=연합뉴스)